작성일 : 2023-03-17 16:40 작성자 : 우세윤 (dmaa778@naver.com)

인생에 글쓰기가 필요한 순간이 있다. 하지만 대부분 시작부터 벽에 부딪혀 막막하기만 하다. 일기를 쓰려고 해도 손에 익지 않아 일기장에 먼지만 쌓이는 사람이 있다. 김애리 작가는 21년 동안 47권의 일기장을 써낸 자타공인 일기 쓰기의 장인으로, 인터뷰를 통해 일기 쓰기가 불러온 기적과 일기를 쓰는 방법을 들어봤다.
지금까지 어떤 일을 해오셨나요?
21년 동안 47권 정도의 일기장을 손으로 꼬박꼬박 열심히 썼습니다. 단편소설을 써서 문학상을 타기도 했죠. 또 자기계발이나 에세이 관련 책을 11권 정도 출간했고, 지금은 강연 활동도 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에게 글쓰기가 필요한 이유가 무엇일까요?
저는 글쓰기에는 이렇게 네 가지 역할이 있다고 봤습니다. 첫 번째는요 성장이에요. 두 번째는요 치유입니다. 세 번째는 변화이고 네 번째는 행복인데요. 우리 인생에 간과할 수 없는 중요한 키워드이기도 하죠.
좀 더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저는 글쓰기를 통해서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이 뭐지 끄집어내서 들여다봤어요. 내가 치유하고 싶은 상처, 그리고 흔히 내면 아이라고 하죠? 내 안에 살고 있는 아직 연약하고 상처받은 그 어린아이를 돌보는 것도 글쓰기를 통해서 했어요. 그리고 어 일상의 어떤 질서들 그리고 태도들 나의 습관들 루틴들 이런 것도 글쓰기를 통해서 들여다 보죠. 그리고 내 안에 다른 가능성들, 또 즐거움의 리스트도 글쓰기를 통해서 들여다봤습니다. 그러니까 사실상 글쓰기라는 중심 키워드로 제 삶의 거의 모든 것이 펼쳐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일기 쓰기가 정말 인생에 도움이 되나요?
감정을 시원하게 드러내는 글을 썼을 때 내 몸에 직접적인 건강이 좋아진다는 임상적인 결과도 나오고 있어요. 면역력이 강해진다든지 우울감 개선, 자존감이나 자신감이 높아지기도 한다죠.
일기 쓰기가 인생에 엄청난 도움이 된다고 봅니다. 까도 까도 양파 같은 내 모습이 있어요. 일기를 쓰면 자신을 새롭게 발견할 수 있다는 겁니다. 나라는 존재가 되게 단순하지 않잖아요. 나이를 먹을수록 새롭게 알게 되는 부분들이 따로 있고 나이가 70이 되든 80이 되든 또 몰랐던 내 모습이 나올 수도 있다고 생각을 해요.
자신과 끊임없이 대화하면서 살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봐요. 일기를 쓰면 일단 내가 어떤 상황에서 어떤 감정 패턴을 보여주는지 명확하게 들여다볼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수확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기록을 하면 자기 피드백이 가능해져요. 눈에 보이지 않는 생각을 통제하고 바꾸는 건 거의 불가능하거든요. 일기를 쓰면 이 생각을 가시화해서 내 눈앞에 볼 수 있게 돼요.
또 과학적으로 사람은 하루에 6만~7만 가지 생각을 한다는데 이 중 90% 정도가 반복적인 생각이라고 해요. 일기를 쓰면 이걸 눈으로 볼 수 있어요. 어제 했던 생각, 한 달 전에 했던 생각, 이런 생각을 정리하면 집중할 수 있어요. 나에게 주어진 한정된 시간과 에너지를 싸야 하는 우선순위에 대한 정리가 돼 집중이 가능해집니다.
특별히 일기를 쓰기 좋은 도구가 있나요?
어떤 필기도구든 상관없어요. 앱이 편하면 앱으로 쓰셔도 좋습니다. 중요한 건 솟아나는 아이디어나 영감을 끄집어내는 게 중요해요.
일기를 쓰기 막막할 때는 어떻게 하면 될까요?
장황하게 설명했지만 하루 10~15분 정도만 투자해도 돼요. 우선 노트에 내 안에 담긴 것들을 솔직하게 글로 꺼내 보는 거예요. 감정의 뿌리를 확인하는 건데, ‘왜?’라는 질문을 계속 던지면서 생각해 보면 좋아요. 살면서 마주하는 다양한 상황에 대해 반응을 보였을 텐데, 그걸 살펴보고 나름대로 해결책을 제시하면 좋은 마무리를 할 수 있어요. 그리고 끊임없이 ‘왜?’를 물어보며 자문자답하면 감정을 표현하는 글쓰기가 가능해져요.
감정을 들여다보는 글쓰기를 했다면 이제 태도와 습관을 보는 글쓰기를 할 차례에요. 객관적으로 나와 내 일상을 분석하는 글쓰기가 필요한 거죠. 태도와 습관을 보는 글쓰기를 할 때 좋은 세 가지 질문이 있어요.
“매일 반복해서 하는 일 혹은 적어도 주 2회 이상 반복하는 일은 무엇이 있나.”
“내 일상을 꾸리고 있는 좋은 습관과 나쁜 습관에는 각각 무엇이 있을까?”
“내가 가지고 싶은 습관에는 무엇이 있는가?”
이렇게 내가 반복하고 있는 것들의 목록을 한번 쭉 끄집어내 보시는 거예요. 이것들이 내 일상이고 이 일상들이 모이면 내 인생이거든요. 한번 들여다보자는 거죠. 나를 좀 더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어요. 그리고 당연히 지금 일상의 문제점들을 파악하고 제대로 된 계획을 세울 수 있게 되죠.
그리고 아침에 눈을 뜨면 오늘 해야 할 세 가지에서 다섯 가지 정도의 목록을 작성해보세요. 이렇게 하루를 시작하면 삶의 질이 정말 달라져요. 그렇다고 한 번에 10가지 20가지를 적을 필요는 없어요. 심리적으로 압박감을 주거든요.
그 대신 하루에 세 가지만, 내가 어떤 장애물 어떤 일이 닥쳐도 반드시 해낼 거라고 스스로 하는 약속 세 가지를 꼭 정하고 글로 적고서 하루를 시작해 보세요. 자신감을 키우는 데도 도움을 주거든요. 아무리 사소한 일이라도 미루거나 없애지 말고 꼭 마무리하는 하루를 만들면 좋을 것 같아요.
삶의 우선순위를 정했다면 미래를 설계하는 글쓰기를 해보면 돼요.
첫 번째는 자유 연상 글쓰기라고 해서 흔히 버킷리스트라고 하는 방식이에요. 좀 유치한 글쓰기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내 은밀한 욕망을 들여다보는 데 많은 도움이 됩니다. 인생의 시기별로 작성을 해보셔도 좋고, 영역별로 작성을 해보시는 것도 좋아요. 100개를 꽉꽉 채우는 게 중요해요. 꼭 원하는 것을 적는 게 아니더라도 100개 목록 글쓰기는 다양한 분야에 시도해 볼 수 있어요.
두 번째는 영역별로 모니터링하면서 글을 써보는 겁니다. 마인드맵처럼 키워드만 뽑아서 적으면 15분에서 20분 안에도 한 영역을 완성할 수 있어요.
세 번째는 탑-다운 글쓰기라고 목표 관리 글쓰기에서 많이 사용되는 글쓰기입니다. 일단 가장 최상위 목표부터 생각하고 그 아래로 로드맵을 짜는 겁니다. 이렇게 잘게 쪼개서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다 끄집어내고 이런 내용을 전부 기록해 보는 겁니다. 그리고 각각의 수행 방법과 과정을 모두 정리하는 거죠. 최상의 시나리오도 적어보고 플랜B도 적어보는 겁니다.
보통 일기를 언제 쓰나요? 자기 전에만 쓰나요?
자기 전에 쓸 때도 있고, 아침에 눈 뜨자마자 쓸 때도 있어요. 저녁에 쓰는 일기는 반성하는 톤의 일기예요. 저녁에 쓰는 일기가 ‘이렇게 했었더라면 좋았을 텐데’ 같이 반성하는 내용이라면 아침에 쓰는 일기는 조금 더 희망차고 에너지 넘치는 내용이죠. 오늘 해야 할 일을 적거나 오늘 중요한 일의 우선순위를 정하든지 하는 거죠.
매일 일기를 쓰는 비결이 따로 있나요?
작심삼일이라고 하잖아요. 세 번째까지는 되는데 이제 네 번째 하기가 참 힘듭니다. 사실 저는 독서나 글쓰기가 몸에 완벽하게 밴 습관이기 때문에 그냥 양치하듯이 너무나 쉬워요. 다양한 동기부여 방법이 있는데, 결국 몸에 배기 전까지는 끊임없이 동기부여를 해야 해요.
저도 운동 같은 건 정말 못해요. 작심삼일이에요. 우스갯소리로 저희 동네에 운동센터를 제가 다 먹여 살릴 정도예요. 한 달이나 6개월 끊고 안 가기도 한답니다.
결국 방법은 계속 끊임없이 동기부여를 하는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이 방법이 각자 다를 거예요. 어떤 분은 이 시각화를 통해서, 어떤 분은 변화한 자신의 모습을 계속 상기하면서 동기부여를 할 수 있겠죠. 어떤 분은 미리 주변 지인들이나 SNS에 목표를 선포하고 나중에 창피하지 않게 해야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동기부여를 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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