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피해자, 석탄공사에 소송 제기…법원, 원고 일부승소 판결
작성일 : 2023-03-27 18:13 작성자 : 김수희 (battie009@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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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후화로 연결이 분리된 연통 [숨진 A양의 부모 등 원고 측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춘천지법 강릉지원 민사2(박재형 부장판사)가 아래층 연탄가스로 인해 사망한 유족과 장애를 얻은 피해자가 석탄공사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유족과 피해자의 손을 들어줬다.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A 양(18)과 B 군(19)은 2021년 2월 20일 강원 삼척시 도계읍 한 아파트 4층에서 술을 마시고 잠들었다. 이튿날 A 양은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사망했으며 B 군은 병원으로 옮겨져 저산소성 뇌 손상 진단을 받았다.
이들은 노후화된 보일러실 문제로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A 양 등은 불을 피우거나 난방 기구를 사용하지 않았고, 극단적 선택으로 의심되는 흔적도 없었다.
사고가 난 아파트는 1986년 연탄보일러를 사용하도록 지어졌고, 연통 배관은 5개 층 모두 이어져 있었다. A 양 등이 머문 4층 집은 가스보일러로 교체했으나 보일러실 한편에는 낡아서 분리되거나 부식된 배관이 그대로 드러났다.
오래된 연통 배관 때문에 연탄보일러를 사용하는 아랫집과 이어진 연결 부분이 분리돼 있었고, 하단 부분은 부식됐다.
국과수가 일산화탄소 검출 여부를 시험한 결과 아랫집에서 연탄보일러를 사용하면 배관 연결이 분리된 부분에서 무려 3만 3,450ppm이, 부식된 부분에서 245ppm 등 높은 수치의 일산화탄소가 검출된다고 밝혔다.
일산화탄소 농도가 1,600ppm인 상태로 2시간이 흐르면 목숨이 위험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매우 높은 수치이다.
대한석탄공사는 이 아파트를 직원들에게 사택으로 제공했으며 폐광지역 주민 복지 차원에서 공실 중 일부를 일반인에게 무상 또는 유상으로 임대했다.
지인 C 씨의 일을 도우며 이 아파트를 함께 사용했던 A 양과 B 군은 함께 이곳을 찾았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배관 이탈은 통상적으로 예견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는 이유 등으로 대한석탄공사 측에 어떠한 과실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불입건’ 결정을 내렸다.
이에 A 양의 유족과 B 군은 “배관의 ‘소유자’인 석탄공사가 정기적으로 배관을 점검하거나 가스 유출에 대비한 점검 장치를 설치하는 등 사회 통념상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안전조치를 소홀히 했다”며 총 10억 원을 배상하라는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반면 석탄공사 측은 “연탄가스로 사망했는지 정확하지 않다”라거나 “보일러 부속품인 배관은 입주자가 ‘점유·관리’한 것이므로 공사가 책임을 부담하는 공용부분에 해당하지 않고, A 양과 B 군이 무단 입실해 사고가 발생한 것”이라며 부인했다.
법원은 “사고의 원인이 배관에서 유출된 연탄가스 때문으로 보이며, 문제의 배관은 용도에 따라 갖추어야 할 안전성을 갖추지 못한 하자가 존재한다”며 석탄공사 측에 “A 씨 부모와 B 씨에게 각각 2억 원과 1억 원을 지급하라”고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아파트 구조상 배관은 공용부분에 해당해 석탄공사가 배관의 소유자이며 최소한의 안전조치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또 A 양과 B 군이 임차인은 아니지만 ‘직접점유자’와 같은 지위에 있다고 판단했다. 지인 C 씨가 아파트 사용을 허락받기 위해 석탄공사 직원에게 연락했으나 석탄공사에서 1년 8개월 이상 어떠한 답변도 하지 않는 등 무상 거주자들을 용인하거나 묵인해왔다는 것이다.
다만 재판부는 일반인에게 복지 차원으로 아파트 일부를 임대한 점과 C 씨로부터 보증금 등 어떠한 경제적 이득도 얻지 못한 점, A 양과 B 군 역시 무단으로 사용하다 사고가 발생한 점 등을 참작해 손해배상 책임을 30%만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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