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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구 20대 초등교사 극단 선택에 추모 물결

근조 화환 늘어서…흰 국화 내려놓고 포스트잇 붙이며 추모

작성일 : 2023-07-20 18:17 작성자 : 장유리 (jangyuri031024@naver.com)

20일 오후 신규교사가 극단적 선택을 한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앞 추모행사에서 추모객들이 줄을 서 있다. [사진=연합뉴스]


교단에 선 지 얼마 안 된 교사가 극단적 선택을 한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에 20일 오후 검은색 마스크를 쓰고 흰 국화를 든 동료 교사의 추모 행렬이 이어졌다.

동료 교사의 추모 행렬에 시민까지 동참하면서 학교 담장 바깥에는 긴 줄이 생겼다. 이 학교 앞에는 이날 새벽부터 근조화환 300여 개가 배달돼 담장을 둘러 늘어섰다. 이들은 차례로 교문에 추모 포스트잇을 붙이거나 국화를 내려놓는 식으로 고인에 대한 추모의 뜻을 표했다.


추모 행렬이 길어지자 경찰은 학교 정문 앞 1개 차로를 통제했다.

앞서 오후 3시 30분께 교사 약 10명이 안전하게 추모하도록 추모 공간을 마련해 달라고 요구하기 위해 이 학교 교장을 만나려고 했으나 학교 측이 제지하면서 승강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줄을 선 이들이 학교를 향해 학교 안으로 들어갈 수 있게 해달라는 뜻으로 '열어줘'라고 연호하기도 했다.

추모를 위해 모인 사람이 걷잡을 수 없이 많아지자 결국 학교 측은 오후 4시 50분께 방송을 통해 “학교 정문 안쪽 녹색 펜스 앞에 임시 추모 공간을 만들 예정”이라고 공지했다.

서울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이 학교 1학년 담임이었던 A 씨가 18일 오전 학교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 씨는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교육계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A 씨가 학부모의 과도한 민원과 압박에 시달렸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A 씨가 극단적 선택을 한 원인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자 서이초교 측은 세간에 알려진 것과 달리 이 교사가 학교폭력 업무를 담당하지 않았고, 학급에 유력 정치인 일가족이 있지도 않다고 밝혔다.

서이초교는 이날 학교장 명의의 입장문을 내고 “고인의 담당 업무는 학교폭력 업무가 아닌 나이스 권한 관리 업무였고, 이 또한 본인이 희망한 업무”라고 밝혔다.

학교 측은 “해당 학급에서는 올해 학교폭력 신고 사안이 없었고, 학교폭력과 관련해 해당 교사가 교육지원청을 방문한 일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또한 “고인의 담임 학년은 본인의 희망대로 배정된 것”이라며 올해 1학기가 시작된 이후 해당 교사의 담당학급이 교체된 적도 없다고 밝혔다.

SNS에서 거론되는 정치인의 가족도 이 학급에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학교 측은 “돌아가신 선생님은 학생에 대한 사랑과 책임감 강한 모습으로 늘 웃으며 열심히 근무했다”며 “2022년 3월에 임용된 신규교사였지만 꿋꿋하게 맡은 바 소임에 대해 열정을 보여줬고, 아침 일찍 출근해서 학생과의 하루를 성실히 준비하시는 훌륭한 교사였다”고 전했다.

이어 “이상이 고인과 관련된 정확한 사실”이라며 “무리한 억측과 기사, 댓글 등으로 어린 학생들이 상처받지 않고, 교사의 명예가 실추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덧붙였다.

A 씨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는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 역시 이날 해당 사실을 전면 부인하며 루머 유포에 대한 법적 대응 방침도 밝혔다.

한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 단체 메신저 방에서 “사고가 난 초등학교에 제 손자‧손녀 중 재학생은 없다”며 “외손녀가 한 명 있는데 이 아이는 중학교 2학년이고, 외손자는 다른 초등학교 2학년이며 친손자들은 큰 놈이 두 돌 지났고 경기도에 살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A 씨의 극단 선택 원인으로 교권 침해가 거론되는 가운데 교육 당국은 해당 의혹이 사실일 경우 엄정 대응하겠다고 나섰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교육청 남부청사에서 열린 전국 시도 교육감 간담회에서 A 씨가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에 대해 깊은 애도를 표했다.

이 부총리는 A 씨의 극단적 선택을 원인이 교권 침해가 아니냐는 의혹에 “사실이라면 우리 교육계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라고 말했다.

그는 “교권의 권리를 보장하고 교육활동을 보장하는 것이 공교육의 첫걸음이고, 교권이 무너지면 공교육이 무너진다”며 “교권 보호는 교사의 인권을 넘어서 다른 학생의 학습권을 보호하는 것으로, 교육활동에 대한 침해는 경우에도 용납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날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해당 사건과 최근 6학년 학생이 교사를 폭행한 사건을 언급하며 서울교육의 수장으로서 비참하고 깊은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조 교육감은 “이 두 사건이 아니더라도 최근 다양한 형태의 심각한 수업 방해와 교육활동 침해, 그리고 학교폭력 가해 학생에 대한 생활지도를 무력화하는 악의적인 민원과 고소‧고발이 빈번히 이뤄진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교육활동이 훼손되고 교사의 심리, 정서 안정을 지킬 수 없는 극단적인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며 교권 보호를 위해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와 국회, 교육부 등이 참여하는 공동논의테이블 구성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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