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현명한 판단 사법부에 깊이 감사”…檢 “법원 판단 납득 어려워”
작성일 : 2023-09-27 17:32 수정일 : 2023-09-27 17:46 작성자 : 신준호 (shinister010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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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중앙지법이 27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 뒤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7일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백현동 개발 비리 의혹과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등을 받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구속을 면했다.
서울중앙지법 유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전날 이 대표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 뒤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27일 새벽 기각했다.
재판부는 이 대표 조사에만 약 9시간 20분을 소요 했으며 조사 후에도 약 7시간이 지난 후에야 판단을 내렸다. 검찰은 두 차례 구속영장 청구 끝에 이 대표를 영장심사까지 불러냈지만 구속으로 연결하는 데는 실패했다.
유 부장판사는 “피의자의 방어권 보장 필요성 정도와 증거인멸 염려의 정도 등을 종합하면 불구속 수사의 원칙을 배제할 정도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성남시장 선거를 조력한 ‘선거 브로커’ 김인섭 씨(구속기소)에게 보답성 청탁을 받아 각종 인허가권을 행사해 준 혐의를 받는다. 또 경기도지사 시절 2018~2020년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구속기소)와 공모해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구속기소)에게 자신의 방북 비용 등 총 800만 달러(약 100억 원)를 북한에 대납하도록 했다는 혐의도 받는다.
이 외에도 2018년 12월 김병량 전 성남시장의 수행비서였던 김진성 씨에게 자신의 ‘검사 사칭 사건’ 관련 공직선거법상 허위 사실 공표 혐의 재판에서 위증해달라고 요구한 혐의도 적용했다.
법원은 위증교사 혐의를 제외한 백현동·대북송금 혐의 등에 대한 검찰의 범죄 소명은 충분하지 않다고 봤다.
유 부장판사는 백현동 사건에 대해 “성남도시개발공사의 사업 참여 배제 부분은 피의자의 지위, 관련 결재 문건, 관련자들의 진술 등을 종합할 때 피의자의 관여가 있었다고 볼 만한 상당한 의심이 들기는 한다”면서도 “직접 증거 자체는 부족한 현시점에서 사실관계 내지 법리적 측면에서 반박하고 있는 피의자의 방어권이 배척될 정도에 이른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봤다.
대북송금 사건에 대해서는 “핵심 관련자인 이화영의 진술을 비롯한 현재까지 관련 자료에 의할 때 피의자의 인식이나 공모 여부, 관여 정도 등에 관해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보인다”고 했다.
다만 재판부는 검찰의 증거인멸 우려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유 부장판사는 “위증교사 및 백현동 개발사업의 경우 현재까지 확보된 인적·물적 자료에 비춰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또 대북송금에 관해서는 “이화영의 진술과 관련해 피의자의 주변 인물에 의한 부적절한 개입을 의심할 만한 정황들이 있기는 하다”면서도 “피의자가 직접적으로 개입했다고 단정할 만한 자료는 부족한 점, 이화영의 기존 수사기관 진술에 임의성이 없다고 보기는 어렵고 진술의 변화는 결국 진술 신빙성 여부의 판단 영역인 점, 별건 재판에 출석하고 있는 피의자의 상황, 피의자가 정당의 현직 대표로서 공적 감시와 비판의 대상인 점 등을 감안할 때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전날부터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법원의 결정을 기다리던 이 대표는 이날 오전 3시50분께 풀려나 녹색병원으로 돌아가 회복 치료를 마저 받을 예정이다.
이 대표는 서울구치소 정문 밖으로 나와 “늦은 시간에 함께해주신 많은 분들, 그리고 아직 잠 못 이루고 이 장면을 지켜보고 계실 국민 여러분 먼저 감사드린다. 역시 정치는 정치인들이 하는 것 같아도 국민이 하는 것”이라며 “인권의 최후 보루라는 사실을 명징하게 증명해주신 사법부에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여권을 겨눠 “정치란 언제나 국민의 삶을 챙기고 국가의 미래를 개척해나가는 것이란 사실을 여야, 정부 모두 잊지 말고 이제는 상대를 죽여 없애는 전쟁이 아니라 국민과 국가를 위해 누가 더 많은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는지를 경쟁하는 진정한 의미의 정치로 되돌아가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대한민국의 헌정질서를 굳건하게 지켜주시고 현명한 판단해주신 사법부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재차 재판부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검찰은 이날 구속영장 기각 직후 낸 입장문에서 “위증교사 혐의가 소명됐다는 것은 증거인멸을 현실적으로 했다는 것”이라며 “법원 판단은 앞뒤가 모순됐다”고 반발했다.
특히 “주변 인물에 의한 부적절한 개입을 의심할 만한 정황들을 인정하면서도 증거인멸 염려가 없다고 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강변했다.
법원이 이 대표가 허위 진술을 교사한 혐의는 인정하고 핵심 피의자인 이화영 전 부지사에 대한 회유·압박 정황이 의심된다면서도 증거 인멸 우려가 크지 않다고 본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검찰은 “보강수사를 통해 법과 원칙에 따라 흔들림 없이 실체 진실을 규명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또 법원 판단에 대해서는 “(법원이) 위증교사 혐의가 소명됐다고 인정하고, 백현동 개발 비리에 이 대표의 관여가 있었다고 볼 만한 상당한 의심이 있다고 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대북송금 관련 이 대표의 개입을 인정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진술을 근거로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판단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고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다.
한편 제1야당 대표 구속이라는 최악의 상황은 면한 민주당은 검찰을 상대로 대대적인 반격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대표가 일단은 큰 고비를 넘긴 가운데 민주당 내에서 친명(친이재명) 체제가 강화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더욱이 이 대표 체포 동의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는 과정에서 당내 갈등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면서 민주당 내 비명계(비이재명계)의 거취가 불분명해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반면 검찰은 2년간 이 대표를 향한 전방위적 수사를 벌였음에도 불구하고 구속에 실패하면서 역풍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재판부가 일부 혐의에 대해 의심 정황은 인정했지만 구속영장을 발부할 만큼 혐의가 입증되지 않았다는 평가를 내리면서 검찰은 ‘무리한 정치적 수사’라는 야권의 공세를 받아야 하는 처지가 됐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이 대표의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향후 정국 대응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이날 오전 ‘추석 귀성객 인사’ 일정을 취소하고 오전 8시 30분 최고위원회의를 긴급 소집한 데 이어 오전 9시 30분부터 국회에서 비상 의원 총회를 열었다. 우선 여당은 이 대표의 영장이 기각됐으나 일부 범죄 혐의에 대해 상당 부분 인정했고, 영장 기각이 무죄를 의미하지 않는다는 점을 부각하며 야당의 공세에 대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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