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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부당합병' 이재용 징역5년‧벌금 5억 구형…사법리스크 해소 기로

"최고기업집단 행태 참담…앞으로 재벌 구조 개편 기준점 될 판결“

작성일 : 2023-11-17 18:08 작성자 : 장유리 (jangyuri031024@naver.com)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회계부정·부당합병\' 관련 1심 결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3년간 진행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부당합병·회계부정' 1심 재판에서 검찰이 징역 5년에 벌금 5억 원을 구형했다.

 

검찰은 1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박정제 지귀연 박정길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 결심 공판에서 이 회장이 범행을 부인하는 점, 의사 결정권자인 점, 실질적 이익이 귀속된 점을 고려한다며 이같이 구형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미전실) 실장과 김종중 전 미전실 전략팀장에게는 각각 징역 4년 6개월에 벌금 5억 원을 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장충기 전 미전실 차장에게는 징역 3년에 벌금 1억 원을 구형했다.

 

검찰은 "우리 사회는 이미 에버랜드 전환사채 사건 등으로 삼성의 세금 없는 경영권 승계 방식을 봤다"며 "삼성은 다시금 이 사건에서 공짜 경영권 승계를 시도했고 성공시켰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피고인들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목적이 경영권 승계가 아니라 신성장 동력 확보라고 설명하지만 사후적으로 만든 명분에 불과하다"며 "합병은 양사 자체 결정이고 6조 원의 시너지 효과가 있다고 피고인들은 홍보했지만 이미 미전실은 합병 준비를 계획 중에 있었고 시너지 효과도 진지한 검토 없이 발표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검찰은 이어 "기업집단의 지배주주가 사적 이익을 추구할 수 있는 구조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심화하는 가장 큰 요인으로 국가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주요 원인"이라며 "우리 사회 구성원은 이를 해소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왔는데 1등 기업인 삼성에 의해 무너진 역설적 상황이 펼쳐졌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최고 기업집단인 삼성이 이런 행태를 범해 참담하다"고 했다.

 

검찰은 "만약 피고인들에게 면죄부를 준다면 앞으로 지배주주들은 아무런 거리낌 없이 위법·편법을 동원해 이익에 부합하는 방법으로 합병을 추진할 것"이라며 "이 사건 판결은 앞으로 재벌 구조 개편의 기준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부디 우리 자본시장이 투명하고 공정한 방향으로 도약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 회장의 혐의는 크게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관련한 자본시장법 위반, 이 과정에서 벌인 업무상 배임, 분식 회계에 관한 주식회사 외부감사법 위반으로 나뉜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은 2015년 5월 이사회를 거쳐 제일모직 주식 1주와 삼성물산 약 3주를 바꾸는 조건으로 합병을 결의했다. 제일모직 지분 23.2%를 보유했던 이 회장(당시 부회장)은 합병 이후 지주회사 격인 통합 삼성물산 지분을 안정적으로 확보해 그룹 지배력을 강화했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제일모직 주가는 띄우고 삼성물산 주가는 낮추기 위해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주도로 ▲ 거짓 정보 유포 ▲ 중요 정보 은폐 ▲ 허위 호재 공표 ▲ 주요 주주 매수 ▲ 국민연금 의결권 확보를 위한 불법 로비 ▲ 자사주 집중 매입을 통한 시세조종 등 각종 부정 거래가 이뤄졌다고 판단했다.

 

그 결과 삼성물산은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해 투자자들이 손해를 봤다는 게 검찰 판단이다. 삼성물산 이사들이 배임 행위의 주체로, 이 회장은 지시 또는 공모자로 지목됐다.

 

이 회장 등은 제일모직 자회사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해 분식 회계를 한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삼성바이오가 2015년 합병 이후 회계처리 기준을 바꿔 4조 5,000억 원 상당의 자산을 과다 계상했다고 본다.

 

삼성은 이날 검찰 구형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는 않았다. 다만 삼성은 그간 양사 간 합병이 사업적 필요에 따라 양사 경영진과 당시 미전실의 판단으로 진행됐다고 주장하며 이 회장의 개입을 극구 부인하고 있다.

 

수사 기록이 방대해 1심 결과는 일러야 내년 초에 나올 전망이다. 1심 결과에 따라 검찰과 삼성이 항서할 가능성도 열려 있어 이 회장의 ‘사법 리스크’는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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