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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김용균 사건' 원청대표 무죄 확정…관련자 10명도 실형 피해

김용균 재단 "기업이 만든 죽음 법원이 용인"

작성일 : 2023-12-07 17:26 작성자 : 신준호 (shinister0107@gmail.com)

고 김용균 노동자의 어머니 김미숙 씨가 7일 오전 대법원 앞에서 열린 '판결에 대한 입장 발표 기자회견'에서 흐르는 눈물을 닦고 있다. 재판부는 원청인 김병숙 전 한국서부발전 사장에게 사망 사고의 형사 책임을 물을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사진=연합뉴스]


대법원이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일하던 비정규직 하청 노동자 고(故) 김용균 씨(당시 24세) 사망 사고에서 원청 기업 대표에 대해 무죄를 확정했다.

 

대법원 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김병숙 전 한국서부발전 사장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7일 확정했다.

 

대법원은 "원심판결에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죄에서의 안전조치 의무 위반, 인과관계에 관한 법리 등을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밝혔다.

 

김 씨는 2018년 12월 11일 오전 3시 20분께 석탄 운송용 컨베이어벨트에 끼여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서부발전의 하청업체인 한국발전기술 소속 비정규직 노동자였다. 당시 컨베이어벨트의 안전 덮개는 열려있었으며, '2인 1조' 작업 매뉴얼도 지켜지지 않았다. 또한 야간 작업 중에도 컨베이어벨트 주변 조명은 꺼져 있었고 비상정지장치(풀코드스위치)도 불량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김 씨의 사망 사고를 계기로 중대한 산업재해가 발생할 경우 사업주나 경영 책임자를 처벌하는 중대재해처벌법을 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결국 중대재해처벌법은 업계와 경제단체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2021년 1월 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작년 1월 27일 시행됐다.

 

김 씨 사건을 수사하던 검찰은 원·하청 기업 법인과 사장 등 임직원 14명에게 사망 사고에 대한 형사 책임이 있다고 보고 2020년 8월 이들을 기소했다.

 

그러나 1·2심 법원은 대표이사는 안전보건 방침을 설정하고 승인하는 역할에 그칠 뿐, 작업 현장의 구체적 안전 점검과 예방조치 책임은 안전보건관리책임자인 태안발전본부장에게 있다고 보고 김병숙 전 사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권모 전 서부발전 태안발전본부장은 1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으나 2심에서 무죄로 뒤집혔다. 김 씨 사망의 원인이 된 석탄 취급설비와 위탁용역관리 관련 업무는 기술지원처가 담당해 김 전 사장과 마찬가지로 직접적·구체적 주의 의무를 인정할 수 없다는 이유였다.

 

서부발전 법인 역시 김씨와의 실질적 고용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항소심에서 무죄가 선고됐다.

 

검사가 불복했으나 대법원은 원심판결에 잘못이 없다며 상고를 기각했다.

 

이 밖에 서부발전 태안발전본부 기술지원처장, 연소기술부·석탄설비부 책임자들, 백남호 전 발전기술 사장, 태안사업소장 등 10명과 발전기술 법인은 이날 유죄가 확정됐다.

 

이들은 업무상 주의 의무를 다하지 않아 김 씨를 사망에 이르게 하거나, 최소한 산업안전보건법상 요구되는 안전조치 의무를 지키지 않았다는 점이 인정돼 대부분 금고형이나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실형을 선고받은 이는 아무도 없었다.

 

김용균 재단은  "기업이 만든 죽음을 법원이 용인했다"며 이날 대법원 판결을 규탄했다.

 

김 씨의 어머니인 김미숙(53) 김용균 재단 이사장은 이날 선고 뒤 대법원 앞 기자회견에서 "김병숙 전 한국서부발전 사장이 현장을 잘 몰랐다면 그만큼 안전에 관심이 없었단 증거 아니냐. 그런데도 무죄라고 한다면 앞으로 다른 기업주들은 아무리 많은 사람을 안전 보장 없이 죽여도 처벌하지 않겠다는 것과 무엇이 다르냐"라고 말했다.

 

그는 "기업과 정부 기관이 수십년간 이해관계로 얽혀 사람의 중함은 무시된 채 목숨조차 돈과 저울질하게 만든 너무도 부당한 사회를 만들어 놓았다"며 "거대 권력 앞에 무너지는 사람들의 인권을 찾기 위해 이 길에서 막힌다 해도 또 다른 길을 열어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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