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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선택' 기간제 교사 조사 결과 학부모 협박‧폭언 사실로 드러나

학교, 교사 개인번호 학부모에 전달…넉 달 동안 1,500건 넘는 민원에 시달려

작성일 : 2023-12-15 17:05 작성자 : 최정인 (jung_ing@naver.com)

15일 서울시교육청에서 올해 1월 사망한 상명대부속초 기간제 교사의 아버지가 법률대리인의 발언을 듣던 중 눈물을 닦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극단적 선택으로 세상을 떠난 서울 상명대사범대부속초등학교 오 모 교사 사건 조사 결과 학부모의 과도한 민원과 협박, 폭언이 있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서울시교육청 공익제보센터는 15일 서울시교육청에서 유가족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고인의 사망 관련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유가족 면담, 고인의 진료 및 상담 기록 조사, 학부모 면담, 업무수첩 메모 확보, 두차례 상명대부속초 감사 등으로 이뤄졌다.

 

고인의 휴대전화를 비롯해 전자기기에 대한 포렌식을 통해 학부모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통화 내역까지 확보했다.

 

감사팀은 "학부모의 과도한 항의와 협박성 발언으로 고인이 정신적 고통을 호소한 것은 사실로 인정된다"며 "그로 인해 두려움, 무력감, 죄책감, 좌절감 등의 부정적 정신감정 상태에서 우울증 진단과 치료를 받다가 결국 사망에 이른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오 씨는 지난해 3월부터 8월까지 서울 종로구 상명대사범대부속초등학교 2학년의 기간제 담임 교사로 근무했으며 지난 1월 15일 극단적 선택으로 사망했다.

 

고인의 아버지는 지난 7월 24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서초구 서이초 교사 사망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는 자리를 찾아 진상 규명을 강력히 요구했다.

 

이에 서울시교육청 공익제보센터는 고인의 사망에 대한 자체 감사에 나섰고, 이날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오 교사는 근무 중 학부모 민원에 시달리고 과중한 업무를 맡아 시간 외 근무를 자주 한 사실이 밝혀졌다. 또한 학교 측은 교사의 개인 휴대전화 번호를 학부모에게 공개해 주말과 퇴근 후 밤에도 학부모들의 요구와 민원을 일일이 응대해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3월에서 6월까지 학부모로부터 온 연락은 1,500건이 넘은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고인은 지난해 6월 2일 학생들 간 갈등이 생겨 양쪽 학부모로부터 항의를 받아 심각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이 사안은 점심시간에 3명의 학생이 1명의 학생에 피해를 준 사건으로, 서울시교육청 공익제보센터는 이 4명의 학생이 심하게 다투거나 상해를 입는 등 학교폭력 사안으로는 보이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전부터 학부모의 무리한 요구에 시달리던 고인은 사소한 일이라도 해명을 요구받는 분위기에 짓눌려 있었고, 당시 상황을 재연하는 동영상을 자발적으로 촬영해 학부모들에게 보내기까지 했다.

 

이 과정에서 학부모가 다른 학생의 사과를 요구했고, 가해 학생 A의 아버지는 고인을 향해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까지 한 것으로 확인됐다.

 

유족은 A 학생 아버지가 '콩밥을 먹이겠다', '다시는 교단에 못 서게 하겠다' 등의 협박을 했다고 주장했다.

 

학부모가 강하게 항의하자 고인은 주변에 어려움을 호소하며 고모와의 메신저 대화에서는 '내가 무릎이라도 꿇고 사죄해야 하는 것이냐'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고인은 이처럼 비난과 협박에 시달리며 자책감, 억울함, 무력감 등으로 괴로워했다. 결국 정신과를 방문해 우울증 진단을 받았다. 고인은 사망 직전까지 정신병적 장애로 인해 우울증 치료를 받아야 했다.

 

병원 측은 '고인의 사망은 병적 행동으로 인한 것으로, 질병과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고인의 학교에서는 이런 상황이 있다는 점을 인지했지만 다른 선배 교사이자 정교사인 B 교사가 A 학생 어머니에게 전화를 한 것 이외에는 별다른 도움을 주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유족 측은 근로복지공단에 산업재해보상보험 요양급여신청서를 접수할 계획이며, 폭언 등을 일삼은 학부모에 대한 형사 고발을 검토하고 있다.

 

한편 감사팀은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폭언한 학부모는 조사를 거부했다. 교육청도 본인이 원하지 않는 한 조사할 권한이 없어 다른 학부모들의 진술만 들을 수 있었다.

 

또 고인의 휴대전화는 비밀번호 오류로 초기화가 되어 포렌식할 수 없었으며 대신 주변 학부모와 관계자들의 대화 내역을 제공받아 분석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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