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4‧3 당시 민간인 총살 명령에 항거…'부당(不當)함으로 불이행(不履行)'
작성일 : 2024-01-03 17:38 작성자 : 신준호 (shinister010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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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립운동가이자 제주4·3 의인 문형순 전 모슬포경찰서장 [사진=연합뉴스] |
제주 4·3 당시 상부의 민간인 총살 명령을 거부해 무고한 민간인을 살린 '제주의 쉰들러' 고(故) 문형순 전 모슬포경찰서장(1901∼미상·평안북도)이 참전유공자로 결정됐다고 경찰청이 3일 밝혔다.
제주 4‧3 사건 당시 정부는 과거 군‧경에 끌려갔던 전적이 있거나 무장대에 동조할 가능성이 있는 사람을 '예비검속'(혐의자를 미리 잡아놓는 것)해 대거 구금하고 총살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당시 초대 성산포경찰서장을 지내던 문 서장은 '예비검속자를 총살하라'는 명령서 상단에 '부당(不當)함으로 불이행(不履行)'이라는 글을 써 돌려보내 상부의 명령을 거부했다.
또 그가 성산포경찰서로 옮기기 전 모슬포경찰서에서도 목숨을 잃을 뻔한 많은 주민을 살렸다는 증언이 나오기도 했다. 그는 경찰에 주민을 강요하거나 때리지 말 것을 지시했고, 서청 대원이 조서를 받을 때 날조할 것을 염려해 마을 서기가 조서를 쓰도록 조치해 주민들을 무사히 돌려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문 전 서장의 의로운 행동은 4·3 연구가 등에 의해 재조명되며 2차 세계대전 당시 자신의 전 재산을 바쳐가며 유대인 학살을 막았던 '오스카 쉰들러'에 비유기도 했다. 경찰은 이러한 공로를 인정해 '경찰영웅'으로 선정한 바 있다.
문 전 서장은 제주 4·3 이전에도 일제강점기 광복군 등에서 항일무장투쟁을 펼치며 청춘을 독립운동에 바치기도 했다. 또 그는 6·25 전쟁 당시 경찰관으로 재직하며 지리산전투사령부에 근무한 바 있다.
경찰청은 그간 문 전 서장의 독립운동 사료를 발굴해 국가보훈부에 독립유공자 심사를 여섯차례에 걸쳐 요청했으나 입증자료 미비 등의 이유로 독립유공자 서훈을 받지 못했다. 이에 경찰청은 문 전 서장이 6·25전쟁 당시 경찰관으로 재직하며 지리산전투사령부에 근무한 이력에 착안해 작년 7월 독립유공이 아닌 참전유공으로 보훈부에 서훈을 요청했다.
보훈부는 12월 문 전 서장에 대한 참전유공자 등록을 마쳤고 그 결과를 경찰청에 통보했다.
1953년 9월 제주청 보안과 방호계장을 끝으로 퇴직한 문 전 서장은 1966년 6월 20일 제주도립병원에서 향년 70세로 유족 없이 생을 마감했다. 현재 제주 평안도민 공동묘지에 안장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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