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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뒷돈 받고 학원 강사에 문제 넘긴 교사 56명 적발

수능 영어 23번 논란 관련자 포함…수능에 사설 모의고사 지문 활용하기도

작성일 : 2024-03-11 16:32 작성자 : 김수희 (battie009@nate.com)

수능 영어 23번, EBS 교재 및 사설 모의고사 동일 지문 출제 과정 [감사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감사원이 지난해 9월부터 3개월간 진행한 '교원 등의 사교육시장 참여 관련 복무 실태 점검' 감사에서 공교육 종사자와 사교육 업체 간 유착 개연성이 포착됐다.

 

감사원은 감사 결과 청탁금지법 위반, 업무방해, 배임 수·증재 등 혐의가 확인된 교원과 학원 관계자 등 56명을 수사해 달라고 올해 2월 초부터 세 차례에 걸쳐 요청했다고 11일 밝혔다.

 

감사원의 수사 요청 대상자 중에는 2023학년도 수능 '영어 23번 문제' 논란 관련자들이 포함됐다.

 

앞서 2023학년도 수능 영어 23번에 대형 입시학원의 유명 강사가 만든 사설 모의고사 교재에 나온 지문이 출제돼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감사원에 따르면 2023년 1월 출간될 예정인 EBS 수능 연계 교재에 한 고교 교사가 2022년 3월 'Too Much Information'(TMI)라는 지문으로 출제한 문항이 수록돼 있었다.

 

대학교수 A 씨는 2022년 8월 해당 EBS 교재 감수에 참여하며 TMI 지문을 알게 됐고, 이어 2023학년도 수능 영어 출제위원으로 활동하며 TMI 지문을 무단으로 사용해 수능 23번 문항으로 출제했다.

 

평소 교원에게 문항을 사서 모의고사를 만들던 유명 강사 B 씨는 TMI 지문의 원 출제자와 친분이 있는 다른 교원 C 씨를 통해 TMI 지문으로 만든 문항을 받아 9월 말 모의고사로 발간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부정행위로 인해 사설 모의고사 지문이 수능 영어 23번이 된 것이다.

 

감사원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업무 부당 처리도 확인됐다.

 

평가원 영어팀은 수능 문항 확정 전 사설 모의고사와 중복 검증을 부실하게 해서 TMI 지문 문항이 수능에 중복 출제되는 것을 걸러내지 못했다. 또 중복 출제에 대한 이의신청이 215건 들어왔는데도, 평가원 담당자들이 공모해 이의 심사 대상에서 제외해 논란을 축소하려 했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이 외에도 감사 결과 EBS 수능 연계교재 집필에 참여한 다수 교사가 사교육 업체와 문항을 거래한 정황이 다수 드러났다.

 

감사원은 "교원과 사교육 업체 간 문항 거래는 수능 경향에 맞춘 양질의 문항을 공급받으려는 사교육 업체와 금전적 이익을 원하는 일부 교원 간에 금품 제공을 매개로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문항 거래는 수능이나 수능 모의고사 출제 경력, EBS 수능 연계 집필 경력이 있는 교원을 중간 매개로 삼아 '피라미드식' 조직적 형태로 전개됐다.

 

당초 교육부는 수능과 모평 출제에 참여한 후 사교육 업체에 문제를 판매해 청탁금지법, 정부출연연법상 '비밀유지의무 위반' 혐의로 22명(2명은 중복)을 대상으로 수사를 의뢰했다. 그러나 이번 감사원 감사 결과 수사 의뢰 대상은 교육부 예상보다 30명 이상 늘어난 것이다.

 

감사원은 "입학사정관 퇴직 후 3년간 학원 등 취업이 제한되는 고등교육법 조항을 위반한 사례가 다수 확인됐다"며 "법상 위반 시 제재 규정은 없어 감사위원회 의결을 거쳐 교육부에 제도 개선 등을 조치할 것"이라고 했다.

 

감사원은 이들 외에도 문항 거래를 통해 금품을 받았다고 확인되는 다수 교원에 대해 감사위원회 의결 이후 엄중한 책임 문책 등 조치를 할 계획이다. 또한 교육부는 입시 비리에 가담한 교원에 대한 징계 시효를 현행 3년에서 10년으로 연장하는 '교육공무원법' 개정을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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