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측 '이혼소송 연관 특수성' 주장 기각…"임대차계약 적법하게 해지"
작성일 : 2024-06-21 18:11 작성자 : 김수희 (battie009@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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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정 나서는 노소영 관장 [사진=연합뉴스] |
노소영 관장이 이끄는 아트센터 나비 미술관이 SK 본사 건물에서 퇴거하고 SK이노베이션에 손해배상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6단독 이재은 부장판사는 21일 SK이노베이션이 아트센터 나비 미술관을 상대로 제기한 부동산 인도 등 청구 소송을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아트센터 나비가 SK이노베이션에 이 사건 부동산을 인도하라고 판단했다. 아울러 10억 4560여만 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주라고 했다. 이에 더해 지난해 4월 1일부터 부동산 인도 완료일까지 월 약 2,490만 원도 지급하고 소송비용을 아트센터 나비가 부담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나비 측이 전대차 계약에서 정한 해지 이후의 일부 손해 배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는 뜻"이라며 "전대차 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할 수 없다거나 권리남용·배임이라는 나비 측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했다.
전대차계약서에 따르면 양측은 보증금 44억 8,000여만 원에 월세 821여만 원, 월 관리유지비 1,440여만 원에 계약을 맺었다.
재판부는 서린빌딩을 관리하는 SK이노베이션이 2019년 3월 21일 빌딩 임대차계약 해지일을 '2019년 9월 26일'로 정해 서면으로 통보했다. 아트센터 나비는 SK이노베이션이 통보한 계약 해지일이 지났음에도 퇴거하지 않고 무단으로 점유해 경영상 손실이 커지고 있다며 지난해 4월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SK이노베이션이 해지일을 서면으로 통보한 만큼 계약이 적법하게 종료됐다고 봤다. 아울러 계약에 따라 2019년 10월 1일부터 소송을 제기하기 직전인 지난해 3월 31일까지, 이후 부동산 인도 완료일까지 발생하는 월세와 관리유지비에 해당하는 손해배상금을 지급해야 할 의무가 아트센터 나비에 있다고 판단했다.
아트센터 나비는 재판에서 "SK그룹의 정신적 문화유산을 보전하고 SK의 문화경영에 이바지한 목적으로 체결된 계약이기에 이 목적에서 벗어나는 활동을 하지 않은 한 일방적으로 해지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 주장이 계약의 당연한 전제가 된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물리쳤다.
나비 측은 또 "노 관장의 이혼소송의 1심 판결이 선고(2022년 12월)되자 SK이노베이션이 돌연 이 사건 소를 제기한 것은 계약 위반이고, 회사의 이익에 반하는 배임행위라 무효"라고도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 사건 소는 원고와 피고 사이의 전대차계약에 따른 해지 통보와 부동산 인도 청구이고, 달리 이것이 계약위반이라거나 배임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증거가 없다"고 기각했다.
나비 측은 "이 사건 청구는 노 관장의 이혼소송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특수성이 있으므로 이혼소송의 최종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고도 항변했지만, 재판부는 그 특수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이혼 소송 중인 노 관장 측은 그동안 SK이노베이션 측의 퇴거 요구에 대해 "이혼을 한다고 이렇게까지 해야 하냐"며 "미술관은 미술품을 보관하는 문화시설로서 그 가치가 보호돼야 하고 노 관장은 개인이 아닌 대표로서 근로자들의 이익을 고려해야 할 책무가 있다"며 맞섰다.
노 관장 측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평안 이상원 변호사는 이날 선고 직후 "25년 전 최 회장의 요청으로 이전한 미술관인데 해도 해도 너무한다는 생각이 든다"며 "항소 여부는 생각해 볼 예정으로 이 무더위에 갈 데가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라 여러 고민이 필요하다"고 했다.
반면 SK이노베이션 측은 "이번 판결은 아트센터 나비가 지난 수년간 미술관 고유의 전시활동이 별로 없었던 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아트센터 나비는 이미 다른 곳에 전시 공간을 보유하고 있고, 120억 원이 넘는 현금성 자산의 여유도 가지고 있어 이전에는 전혀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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