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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기준금리 3.50%로 동결…이창용 "방향 전환할 상황은 조성돼"

환율‧가계대출 등 금융 불안에 금리 인하 전환 시기는 불확실

작성일 : 2024-07-11 17:27 작성자 : 신준호 (shinister0107@gmail.com)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은행이 11일 다시 기준금리를 3.50%로 묶고 통화 긴축 기조를 유지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이날 오전 9시부터 열린 올해 하반기 첫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현재 기준금리(연 3.50%)를 조정 없이 동결했다.

 

작년 1월 13일 기준금리가 3.50%로 인상된 후 1년 5개월 28일이라는 역대 최장 기간 금리를 동결한 것이다. 다음 금통위가 8월 22일에 열리는 점을 고려하면 기준금리는 1년 7개월 이상 유지될 예정이다.

 

금통위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목표 수준(2%)에 근접한 상황이지만 최근 원/달러 환율과 가계대출 증가세 등이 금융 안정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긴축 기조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미국이 아직 정책 금리를 내리지 않은 만큼 물가·금융·성장·해외 상황을 좀 더 봐가며 피벗(통화정책 전환) 시점을 신중하게 결정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금통위 통화정책방향 회의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차선을 바꾸고 적절한 시기 방향 전환할 상황은 조성됐다. 그러나 외환시장, 수도권 부동산, 가계부채 등 앞에서 달려오는 위협 요인이 많아 언제 전환할지는 불확실하고,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며 기준금리 인하를 공식적으로 언급했다.

 

한은이 나서서 금리 인하 검토에 대해 언급한 것은 지난 2021년 8월 기준금리 인상과 통화 긴축을 시작한지 약 3년 만이다. 5월 회의 당시 1명이었던 '3개월 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놔야 한다'는 입장의 금통위원도 이번 회의에서는 2명으로 늘었다.

 

그러나 구체적인 금리 인하 시점은 가계대출과 부동산, 향후 환율의 흐름에 달렸다.

 

이 총재의 설명에 따르면, 현재 "3개월 이후까지 3.5% 현재 금리를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4명의 금통위원이 조기 금리 인하를 반대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가 최근 금리 인하 기대로 불안해진 외환시장, 주택가격, 가계부채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 총재는 "장기 국고채 금리가 최근 다른 나라보다 상당 폭 하락한 것은 한은이 금리를 곧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가 선반영된 것"이라며 "대다수 금통위원은 물가와 금융안정을 고려할 때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가 다소 과도한 측면이 있고, 이 기대가 부동산 가격 상승 기대로 이어지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고 전했다.

 

아울러 최근 부동산 가격 상승과 관련해 "특히 수도권 부동산 가격의 오르는 속도가 지난 6월과 7월 생각보다 빨라져서 유심히 보고 있다"며 "직접 한은이 주택 가격을 조절할 수는 없더라도, 과도한 유동성을 공급하거나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한 잘못된 신호를 줘 집값 상승을 촉발하는 정책 실수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는 데 모든 금통위원이 공감하고 있다"고도 했다.

 

통화정책의 제1 목표인 국내 물가 지표는 아직 한은 목표치인 2%에 이르지는 못했ㅆ지만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전년동월대비 2.4%)은 1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방식의 근원물가(식료품·에너지 제외) 상승률도 2.2%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원/달러 환율은 앞서 5월 중순 미국의 조기 금리 인하 기대가 약해지고 이란·이스라엘 무력 충돌까지 발생하자 약 17개월 만에 1,400원대까지 뛴 이후 최근까지 1,380원대 안팎에서 크게 떨어지지 않고 있다.

 

또한 최근 주택 거래가 늘고 가격이 오르면서 가계 대출이 빠르게 불어나는 점도 한은이 인하를 망설이는 원인이다. 이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하면 집값이 폭등하고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 '빚투(대출로 투자)'와 같은 가계대출 광풍이 재연될 위험이 있다.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 금리 인하를 단행한 뒤에야 한은도 뒤따라 기준금리를 낮출 것으로 예상되면서 한은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미국 기준금리가 인하된 후인 10월 금통위에서야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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