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 '공모혐의' 무죄 손 모 씨, 방조 인정돼 징역 6개월에 집유 1년
작성일 : 2024-09-12 18:12 작성자 : 신준호 (shinister010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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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의 '전주'(錢主) 손 모 씨가 1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2심 선고 공판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뒤 얼굴을 가린 채 법정을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에 돈을 댄 이른바 '전주'(錢主)가 2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와 유사하게 시세조종에 계좌가 동원된 경우에 대해 재판부가 일부나마 유죄 판단을 내린 것으로, 검찰에서 수사 중인 김 여사 연루 의혹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서울고법 형사5부(권순형 안승훈 심승우 부장판사)는 12일 투자자 손 모 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손 씨는 애초 주가조작에 공모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으나 2심에서 예비적 공소사실로 추가된 방조 혐의가 인정되면서 유죄로 뒤집혔다.
재판부는 손 씨에 대해 "다른 피고인들이 인위적으로 시세를 부양하기 위해 매매 성황 오인·매매 유인 목적으로 시세조종 행위를 하고 있음을 알았던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손 씨는 단순히 피고인들에게 돈을 빌려준 전주가 아니라, 피고인들이 시세조종 행위를 하는 사실을 인식하고 이에 편승했다"며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대량으로 매수해 인위적 매수세를 형성한 뒤 주가 부양에 도움을 주는 등 정범의 행위를 용이하게 하는 행위를 했다"고 밝혔다.
사건의 주범 격인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에게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과 벌금 5억 원을 선고했다. 1심 판결의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벌금 5억 원보다 형량이 늘었다.
재판부는 "권 전 회장은 상장회사 최대주주 겸 대표이사 지위에 있지만, 책임을 도외시한 채 자기 회사의 시세조종행위를 도모했다"며 "범행으로 유무형의 이익을 얻었고, 신주인수권부사채 등 도이치모터스의 초기 안정적 성장에서 상당한 이익을 취했다"고 설명했다.
차명계좌를 이용해 권 전 회장 등과 시세조종 행위를 주도적으로 실행한 혐의를 받은 이종호 블랙펄인베스트 대표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과 벌금 4억 원을 선고받았다.
이 대표는 최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수사하는 해병대 채 모 상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 의혹과 관련해 '임성근 전 사단장 구명로비' 의혹의 발단이 됐던 해병대 단체 대화방 참여자로 주목받았던 인물이다.
이 밖에 재판부는 시세조작 행위를 주도한 '주포' 김 모 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벌금 1억 원을 선고했고, 증권사 전·현직 임직원 4명에게도 각각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도이치모터스와 무관하게 아리온테크놀로지 주가조작 혐의로 기소된 이 회사 실질적 운영자 이 모 씨만 유일하게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들은 2009∼2012년 차명계좌를 동원해 조직적으로 통정매매와 가장매매 등 시장에서 금지된 부정한 수단으로 도이치모터스 주가를 조작한 혐의로 2021년 10월 기소됐다.
2심 재판부 역시 1심과 마찬가지로 전체 주가조작 기간 중 1차 작전 시기(2009년 12월 23일~2010년 10월 20일)와 2차 작전 시기(2010년 10월 21일~2012년 12월 7일)를 나눠 봤다.
두 시기 시세조작 행위를 주도한 '주포'가 다르고, 범행 방식이 크게 달라진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1차 작전 시기는 공소시효가 지나 '면소' 판결하고, 나머지 2차 작전 시기에 대해서만 각 시세조종 행위별로 유·무죄 여부를 판단했다.
이 사건은 김건희 여사가 시세조종에 돈을 대는 '전주' 역할을 했거나 주가조작이 의심되는 시기에 거래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큰 관심을 받았다.
앞서 1심 재판부는 김 여사의 공모 여부는 판단하지 않았지만, 김 여사의 계좌 3개가 시세조작에 활용됐다는 사실은 인정했다.
이날 항소심 재판부는 구체적으로 시세조종에 동원된 것으로 인정된 계좌는 1심과 일부 차이가 있다면서도 "다만 큰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설령 다소 차이가 있더라도 김 여사 계좌가 활용됐다는 판단 자체가 달라지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최소한 '전주' 손 씨가 유죄를 받은 만큼 이날 인정된 방조 혐의라도 김 여사에게 적용해야 한다는 여론이 거세질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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