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는 우리를 서로 연결…문학, 생명을 파괴하는 모든 행위에 반대"
작성일 : 2024-12-11 18:23 수정일 : 2024-12-11 18:38 작성자 : 최정인 (jung_in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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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 작가가 10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 콘서트홀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칼 구스타프 16세 스웨덴 국왕으로부터 노벨문학상 메달과 증서를 받고 있다. [스톡홀름=연합뉴스] |
소설가 한강(54)이 10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의 랜드마크인 콘서트홀(Konserthuset)에서 한국인 최초이자 아시아 여성 처음으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2024 노벨상 시상식'에 참석한 한강은 이날 오후 칼 구스타프 16세 스웨덴 국왕으로부터 노벨상 메달과 증서(diploma)를 수여받았다. 이로써 한강은 역대 121번째 노벨문학상 수상자이자, 여성으로는 18번째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등극했다.
한국인이 노벨상 수상자가 오르는 '블루 카펫'을 밟은 것은 한강이 처음이다. 2000년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바 있지만, 평화상 시상식은 스웨덴 스톡홀름이 아닌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별도로 열려 김 전 대통령은 블루 카펫을 밟아보지 못했다.
한강은 시상식 이어 스톡홀름 시청사 '블루홀'로 자리를 옮겨 진행된 연회에서 영어로 4분가량 수상 소감을 밝혔다. 행사 진행자는 한국어로 "노벨문학상 수상자를 소개하게 되어 영광"이라며 한강을 호명했다.
한강은 이날 "가장 어두운 밤에도 언어는 우리가 무엇으로 만들어졌는지 묻고, 언어는 이 행성에 사는 사람의 관점에서 상상하기를 고집하며, 언어는 우리를 서로 연결한다"며 "문학작품을 읽고 쓰는 일은 필연적으로 생명을 파괴하는 모든 행위에 반대하는 일"이라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한강은 또 어린 시절 비를 피하며 타인에 공감한 경험을 풀어내며 이를 글쓰기에 비유했다.
그는 "저는 여덟 살 때 오후 산수 수업을 마치고 돌아오던 중 갑자기 폭우가 쏟아져 다른 아이들과 건물 처마 밑에서 비를 피하던 일을 기억한다"고 운을 뗐다.
이어 "길 건너편에는 비슷한 건물의 처마 아래에 비를 피하는 사람들이 보여 마치 거울을 들여다보는 기분이 들었다"며 "내리는 비를 바라보고 그 비에 팔과 다리가 젖는 것을 느끼면서 그 순간 저는 갑자기 이해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와 나란히 비를 피하는 사람들과 길 건너편에서 비를 피하는 모든 사람이 저마다 '나'로서 살고 있었다"며 "이는 경이로운 순간이었고, 수많은 1인칭 시점을 경험했다"고 설명했다.
한강은 또 "책을 읽고 글을 쓴 시간을 돌아보면 저는 이런 경이로운 순간을 되새기고 또 되새겼다"며 "언어의 실타래를 따라 마음의 깊은 곳에 들어가면 다른 내면과 마주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시상식에는 한강 외에도 존 홉필드(91)와 제프리 힌턴(76)이 물리학상을 수여받았으며, 빅터 앰브로스(70)와 게리 러브컨(72)이 생리의학상, 존 점퍼(39)와 데미스 허사비스(48), 데이비드 베이커(62)가 화학상 메달을 받았다. 또 경제학상은 다론 아제모을루(57), 사이먼 존슨(61), 제임스 로빈슨(64)이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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