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렴 투병 끝 퇴원 후 활동 재개 중 갑작스러운 별세
작성일 : 2025-04-21 18:10 수정일 : 2026-03-17 17:52 작성자 : 최정인 (jung_ing@naver.com)
![]() |
| 프란치스코 교황 [AFP 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
가톨릭 역사에 진보적 개혁의 물결을 일으켰던 프란치스코 교황이 현지시간 4월 21일 오전 7시 35분, 88세를 일기로 영면했다. 교황청 궁무처장 케빈 페렐 추기경이 공식 성명을 통해 교황의 선종을 알리며 "평생을 주님과 교회를 위해 바쳤다"고 회고했다.
페렐 추기경은 교황이 신앙과 용기, 그리고 광범위한 사랑으로 복음의 가치를 몸소 살아낸 지도자였다고 평가하면서 "특히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의 편에 늘 함께했다"고 밝혔다.
교황은 지난 2월 14일 호흡기 이상 증세로 로마 제멜리 병원에 입원해 양측 폐렴 치료를 받았다. 고용량 산소 치료와 수혈이 이어지는 등 위중한 상황도 있었으나, 38일간의 입원 끝에 3월 23일 퇴원에 성공했다. 이후 이탈리아 교도소 방문, JD 밴스 미국 부통령과의 면담, 부활절 미사 집전 등 공개 활동을 잇달아 소화하던 중 갑작스럽게 선종 소식이 전해졌다.
장례는 생전 교황 본인이 여러 차례 밝혔던 뜻에 따라 간소하게 치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교황은 평소 "모든 그리스도인과 다를 바 없는 검소한 의식"을 원한다고 공언해 왔다.
청빈과 개혁의 상징
1936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이탈리아 이민자 가정의 장남으로 태어난 교황은 이미 학창 시절부터 공장과 학교를 오가며 노동과 학업을 병행했다. 주교·추기경 시절에는 마약과 폭력이 일상인 빈민촌 사목에 홀로 뛰어들기도 했다.
2013년 제266대 교황으로 선출된 그는 취임 초부터 낡은 구두와 철제 십자가, 소형 차량으로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호화 관저를 마다하고 일반 사제들이 머무는 공동 숙소 산타 마르타의 집을 거처로 택했으며, 이 같은 파격 행보는 전 세계 신자와 비신자 모두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1,282년 만에 탄생한 비유럽 출신 교황으로서 그는 역대 교황 중 가장 진보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평신도 목소리를 교회 운영에 반영하는 시노드 개혁을 추진하고, 동성 커플에 대한 사제 축복을 허용하는 등 보수 진영과 마찰도 감수하며 개혁의 고삐를 놓지 않았다.
평화 외교와 한반도 인연
세계 분쟁 지역을 향한 교황의 발길도 이어졌다. 2015년 미국과 쿠바의 국교 정상화 과정에 결정적 역할을 했고, 2017년 미얀마를 찾아 로힝야족 사태에 평화를 호소했다. 2021년에는 가톨릭 역사상 최초로 이라크를 방문해 무장 테러 희생자들을 위로했다.
한반도와의 인연도 남달랐다. 아시아 첫 방문지로 한국을 선택한 2014년 이후 여러 차례 방북 의사를 밝혔지만 끝내 실현되지 못했다. 2027년 서울에서 열릴 세계청년대회를 계기로 두 번째 방한이 기대됐으나, 그의 갑작스러운 별세로 이 역할은 차기 교황에게 넘어가게 됐다.
현재 교황 선출을 위한 콘클라베 투표권을 가진 추기경은 138명이며, 이 중 110명을 프란치스코 교황이 직접 임명했다. 그의 선종으로 가톨릭 교회는 새 지도자를 선출하기 위한 콘클라베 준비에 들어갈 예정이다.
“ 저작권자 ⓒ 퍼스널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