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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 성범죄 사건, 검찰이 경찰 불송치 결정에 재수사 요청

피해자 화장실 대피 신고 외면한 채 "합의" 주장만 받아들여

작성일 : 2025-08-29 18:06 작성자 : 김수희 (battie009@nate.com)

사건 피해자가 경찰관과 나눈 문자메시지 [피해자 측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전북의 한 사립대학교 교수가 지인을 성추행한 사건에서 경찰이 피해자의 일관된 진술을 배척하고 가해자 주장만 받아들여 불송치 처분한 것에 대해 검찰이 재수사를 요청했다.

 

전주지검 정읍지청은 29일 전북경찰청이 불송치한 A교수의 유사강간 사건에 대해 재수사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A교수는 지난 6월 중순 고창군의 한 주택에서 지인인 B씨를 추행하고 유사 성관계를 강요한 혐의를 받는다.

 

사건 당시 상황을 보면 B씨는 피해 직후 화장실로 대피해 112에 문자 신고를 했다. B씨는 "여기 핸드폰이 잘 안 터져요. 도와주세요"라며 자신이 외딴곳에 있다는 사실을 경찰에 알렸다.

 

이후 경찰관과 주고받은 문자메시지에는 긴박한 상황이 그대로 드러났다. B씨는 "(A교수가) 화장실 문을 두드려요. 무서워요"라며 빠른 출동을 요구했고, 세 차례나 "도와주세요"라고 호출했다. 외딴 주택이어서 신고 15분 후에야 경찰의 보호조치를 받을 수 있었다.

 

A교수는 신고 사실을 안 후 B씨에게 지속적으로 연락하며 2차 가해를 가했다. 늦은 시간에도 여러 차례 전화를 걸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연락을 시도하면서 "사업을 도와주겠다"고 제안하거나 자신의 행위에 대해 용서를 구하는 등 범행 무마를 시도했다.

 

해바라기센터로 인계된 B씨의 상태에 대해 상담사는 "불안과 우울 등 부정적인 정서에 압도돼 있어 자살 위험성이 높다"며 "고통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에 혼란이 상당하다"고 보고서에 기록했다.

 

그러나 경찰은 이러한 신고 당시 정황과 피해 진술, 전문기관 보고서 등을 외면한 채 사건 발생 2개월 만에 A교수를 불송치했다.

 

경찰은 "피의자는 자신의 행위는 인정하지만, 동의하에 그런 일을 했을 뿐 강압성이 없었다고 일관되게 진술한다"며 "피해자와 피의자의 진술이 상반되는 점 등에 비춰 혐의가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는 일반적인 성범죄 사건에서 실제 경험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구체적 진술이 있는 경우 피해자 입장에 무게를 두는 것과 상반된 결과다. 이 때문에 경찰이 피의자의 지위를 의식해 '봐주기 수사'를 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김혜정 한국성폭력상담소장은 "일반적으로 성폭행 가해자는 그러한 행위가 있었다는 것은 인정하면서도 '합의하고 한 일'이라고 강제성을 부인하는 경우가 많다"며 "사건 발생 직후 피해자가 화장실로 피해 경찰에 신고한 것은 무시할 수 없는 정황 증거"라고 강조했다.

 

그는 "피해자의 진술을 배척하고 가해자의 진술을 근거로 사건을 불송치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경찰의 성범죄 수사 과정에서 합리적인 결론이 나오지 않는 경우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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