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

Home > 일반인

성폭행 저항해 혀 깨물어 절단한 최말자씨, 61년 만에 무죄

재심 재판부 "중상해 증거 부족, 정당방위 인정"…성폭력 피해자 정당방위 첫 인정 사례

작성일 : 2025-09-10 18:19 수정일 : 2026-03-19 14:32 작성자 : 최정인 (jung_ing@naver.com)

성폭행하려던 남성의 혀를 깨물어 중상해 혐의로 기소돼 유죄 판결을 받았던 최말자 씨가 10일 부산지법에서 열린 재심 선고 공판을 마친 뒤 꽃다발을 받고 있다. 최씨는 61년 만에 열린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사진=연합뉴스]

 

성폭행에 저항하다 가해자의 혀를 깨물었다는 이유로 중상해죄로 유죄 판결을 받았던 최말자(78)씨가 61년 만에 열린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부산지법 형사5부(김현순 부장판사)는 10일 최씨의 중상해 등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중상해를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고, 피고인이 혀를 깨문 행위는 정당방위로 인정돼 상해죄도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인적 사항 확인부터 최종 선고까지 채 1분이 걸리지 않았다.

 

무죄 선고와 함께 법정은 환호와 박수로 들썩였다. 법원 청사 앞에서 최씨는 "최말자가 이겼습니다"라고 외쳤고, 지지자들은 "최말자가 해냈다"고 적힌 피켓을 흔들며 함께 기뻐했다. 최씨는 이후 기자회견에서 눈물을 글썽이며 "주위에서 바위로 계란 치기라며 말렸지만, 나와 같은 운명의 피해자들을 위해 앞장설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 사건은 1964년 5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18세였던 최씨는 자신을 성폭행하려던 21세 남성의 혀를 깨물어 1.5㎝가량 절단한 혐의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피해자인 가해 남성은 오히려 강간미수가 아닌 특수주거침입·특수협박만 적용돼 더 가벼운 형을 받았다.

 

56년이 지난 2020년 최씨는 재심을 청구했으나 부산지법과 부산고법이 잇따라 기각했다. 그러나 대법원이 3년여의 심리 끝에 파기환송했고, 부산고법이 올해 2월 재심 개시를 결정했다. 재심 결심공판에서 부산지검은 "성폭력 피해자의 정당한 행위로 위법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며 스스로 무죄를 구형하고 과거 검찰의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고 사죄했다.

 

한국여성의전화에 따르면 사건 발생일로부터 무죄 선고까지 61년 4개월 4일, 재심 청구일로부터는 5년 4개월 4일이 걸렸으며 7만7천여 명의 시민이 지지에 나섰다. 재심에서 성폭력 피해자의 정당방위가 법적으로 인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저작권자 ⓒ 퍼스널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일반인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