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고된 인재, 경한 형 선고 땐 입법 목적 무색"…임직원 5명 선고 직후 법정구속
작성일 : 2025-09-23 18:05 수정일 : 2026-03-20 12:13 작성자 : 김수희 (battie009@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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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순관 아리셀 대표 [사진=연합뉴스] |
23명의 목숨을 앗아간 화성 아리셀 공장 화재 사건으로 기소된 박순관 대표에게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최고 형량이 선고됐다.
수원지법 형사14부(고권홍 부장판사)는 23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파견법 위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박 대표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2022년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1심 기준 선고된 형량 중 가장 무거운 처벌이다. 박 대표는 선고 직후 법정구속됐다.
아들인 박중언 총괄본부장에게도 징역 15년에 벌금 100만 원이 선고됐고, 아리셀 상무와 파견업체 한신다이아 대표 등 2명에게는 징역 2년씩, 안전보건관리담당자에게는 금고 2년, 생산파트장에게는 금고 1년이 각각 내려졌다. 임직원 5명 전원이 법정구속됐다. 법인에 대해서는 아리셀에 벌금 8억 원, 한신다이아 및 메이셀에 각 3,000만 원, 강산산업건설에 1,000만 원이 부과됐다.
재판부는 박 대표가 중대재해처벌법상 경영책임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그가 창업 초기부터 경영권을 행사했고, 일상적 업무는 아들에게 맡기면서도 주요 사안은 보고받고 구체적 업무 지시를 내렸다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박 대표가 매출은 강조했으나 근로자 안전에 대한 지시는 거의 하지 않았다며, 비상구와 비상통로 유지 의무를 위반한 것과 피해자들의 사망 사이 인과관계도 인정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번 사고를 예측 불가한 불운한 사고가 아니라 언제 터져도 이상하지 않은 예고된 인재로 규정했다. 그 이면에 생산과 이윤 극대화를 앞세우고 노동자 안전을 외면한 우리 산업 구조의 현실과 파견 노동자의 어두운 처우 실태가 자리하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이어 기존 산재 사건에서 가벼운 형이 관행처럼 선고되면서 형벌의 일반 예방 효과가 거의 작동하지 않았다며, 다수 사망 사건에서조차 경한 형이 선고된다면 중대재해처벌법의 입법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검찰에 따르면 아리셀 임직원들은 생산 편의를 위해 방화구획 벽체를 임의로 철거하고 대피 경로에 가벽을 설치했으며, 가벽 뒤 출입구에는 정규직만 이용할 수 있는 잠금장치를 달아 외국인 노동자들의 피해를 키웠다. 숨진 23명 중 20명이 파견 노동자였으며, 대부분 입사 3~8개월 만에 사고를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7월 결심에서 박 대표에게 징역 20년을 구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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