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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총재 "환율이 금리 동결 이유…금리 인상으로 환율 잡으면 안 돼"

달러 공급 부족 아닌 '매도 기피'가 문제…"한국 경제 폭망론은 지나친 과장"

작성일 : 2026-01-15 17:31 수정일 : 2026-03-25 15:17 작성자 : 최정인 (jung_ing@naver.com)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월 15일 기준금리 동결 배경에 환율이 결정적 변수였다는 사실을 공개적으로 인정하면서도, 고환율을 잡기 위해 금리를 올리는 것은 옳지 않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기준금리를 연 2.50%로 전원일치로 동결했다. 이 총재는 간담회에서 "연말에 40원 이상 내려갔던 환율이 올해 들어 다시 1,400원대 중후반으로 올라왔고, 이 환율이 중요한 결정 요인이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기준금리로 환율을 직접 통제해야 한다는 시장 일각의 요구는 단호히 거부했다. 이 총재는 "6개월 전에는 금리를 안 내려 실기했다더니, 이제는 환율이 올랐다고 왜 안 올리냐고 한다"며 일관성 없는 비판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금리로 환율을 낮추려면 2~3%포인트를 올려야 하고, 그 과정에서 수많은 사람이 고통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은의 통화정책은 환율 자체가 아니라 환율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판단 기준으로 삼는다는 원칙도 재확인했다.

 

올해 초 환율 상승 원인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비중 분석을 내놓았다. 달러 강세, 엔화 약세, 지정학적 리스크가 약 4분의 3을 차지하고, 국내 수급 요인이 나머지 4분의 1을 차지한다고 봤다. 국민연금의 환 헤지 물량 출회, 대기업의 해외 외환 국내 반입 등은 환율 안정에 기여했지만, 개인 투자자들이 환율이 일정 수준 이하로 내려가면 대규모로 달러를 매수하는 패턴을 반복하는 것이 수급 불안의 핵심이라고 진단했다.

 

이 총재는 "국내에 달러가 부족한 것이 아니라 환율 상승을 기대해 현물 시장에서 달러를 팔지 않고 빌려만 주는 게 문제"라고 했다.

 

고환율이 과거 같은 금융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공포론에도 단호히 선을 그었다. 이 총재는 외화 부채를 감당하지 못해 기업과 금융시스템이 연쇄 붕괴했던 1990년대 외환위기와 지금의 상황은 근본적으로 다르다며, 한국이 현재 대외 채권국 지위에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한국 경제가 폭망하고 환율이 계속 오를 것이라는 주장은 지나친 과장"이라고도 못 박았다.

 

경기 전망에 관해서는 인공지능 관련 반도체 수요가 당분간 강하게 유지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최소 1년 안에서 국내 반도체 산업의 전망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금통위 내 포워드 가이던스는 동결 쪽으로 확실히 기울었다. 위원 6명 가운데 5명은 3개월 뒤에도 현재 금리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나머지 1명만 내수 회복 모멘텀 부재를 이유로 추가 인하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지난해 11월 3대3으로 팽팽하게 갈렸던 금통위 분위기가 5대1로 동결 우위로 전환된 것이다.

 

수도권 주택 시장에 대해서는 경계감을 늦추지 않았다. 이 총재는 서울 집값 상승률이 연율 10%에 달하는 수준이라며 수도권 주택시장이 가계부채에 미치는 파급 효과를 예의주시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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