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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악 경북 산불 실화자 2명 모두 집행유예…"극한 기상 조건·인과관계 불충분"

사망 26명·이재민 3,500명 낸 9만9천ha 산불…법원 "유사 사건과 형평 고려"

작성일 : 2026-01-16 17:39 수정일 : 2026-03-25 15:21 작성자 : 우세윤 (dmaa778@naver.com)

16일 오전 대구지법 의성지원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경북 산불' 실화자 과수원 임차인 정모 씨가 법정을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사망 26명, 이재민 3,500여 명, 피해 면적 역대 최대인 9만9,289ha에 달하는 초유의 참사를 낳은 지난해 3월 경북 산불 실화자들이 모두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비극의 규모에 비해 형량이 너무 가볍다는 반응이 나오는 가운데 법원은 과실 산불 사건의 전례와 피고인들이 예견할 수 없었던 외부 요인을 판결의 근거로 들었다.

 

대구지법 의성지원 형사1단독 문혁 판사는 1월 16일 산림보호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성묘객 신모(55)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과 사회봉사 120시간을, 과수원 임차인 정모(63)씨에게는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과 보호관찰·사회봉사 120시간을 각각 선고했다.

 

두 사람은 지난해 3월 22일 같은 날 의성군 서로 다른 지점에서 각각 불을 냈다. 신씨는 안평면 야산에서 조부모 묘 주변 잡목 제거를 위해 불을 피웠다가 통제를 잃었고, 정씨는 안계면 과수원에서 영농 부산물을 소각하다 화재를 키웠다. 두 지점에서 번진 불은 강풍을 타고 안동·청송·영양·영덕 등 4개 시·군으로 퍼졌고, 149시간의 사투 끝에 주불이 잡혔다.

 

문 판사는 엄벌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당시 극도로 건조한 기상 조건과 여러 산불의 결합이라는 사정을 피고인들이 사전에 예견할 수 없었다"고 판시했다. 인명 피해와 피고인들의 행위 사이의 상당한 인과관계가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되지 않았다는 점도 판결의 핵심 근거로 제시했다. 재판부는 "모든 결과를 피고인들의 책임으로 귀속시키는 것은 책임주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설명했다. 또 과실로 인한 산불에 실형이 선고된 사례가 극히 드물다는 점과 다른 유사 사건과의 형평도 양형에 반영했다고 밝혔다.

 

개별 양형에서 신씨에 대해서는 소방 감리 업무 종사자로서 화재에 더 높은 주의 의무가 있었음에도 안일하게 행동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자진 신고, 우발적 범행, 반성하는 태도 등을 고려해 재범 위험성이 낮다고 봤다. 전날에도 쓰레기를 소각한 이력이 있는 정씨에 대해서는 일정 기간의 보호관찰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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