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정사상 첫 전직 국무총리 법정구속…법원 "계엄 해제는 국민 용기 의한 것"
작성일 : 2026-01-21 18:15 수정일 : 2026-03-26 14:34 작성자 : 우세윤 (dmaa77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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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를 받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왼쪽)가 21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해 있다. [서울중앙지법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1월 2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이진관 부장판사)가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한덕수 전 국무총리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하고 곧바로 법정구속했다. 내란특검이 구형한 징역 15년보다 8년이나 무거운 중형이다. 전직 국무총리가 법정에서 바로 구속된 것은 헌정사상 처음이다.
재판부는 선고 서두에서 "12·3 비상계엄 선포와 이에 근거해 위헌 위법한 포고령을 발령하고 군 병력 및 경찰 공무원을 동원해 국회,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을 점거·출입 통제하는 등의 행위는 형법 87조에서 정한 내란 행위에 해당한다"고 선언하며, 이후 선고 내내 이 사태를 '12·3 내란'으로 명시적으로 규정했다.
한 전 총리의 주요 혐의는 대부분 유죄로 인정됐다. 비상계엄 선포가 국무위원 심의를 정상적으로 거친 것처럼 외관을 꾸민 행위, 선포 후 국무위원들에게 관련 문서 서명을 받으려 한 행위, 이상민 전 행안부 장관과 주요 기관 봉쇄 및 언론사 단전·단수 이행 방안을 논의한 행위 등이 내란 중요임무 종사에 해당한다고 봤다.
계엄 해제 후 법률적 하자를 메우기 위해 사후 선포문을 작성했다가 폐기한 허위공문서 작성 혐의와,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증인석에서 계엄 선포문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진술한 위증 혐의도 유죄로 판단됐다.
반면 계엄 선포 직후 추경호 당시 여당 원내대표에게 전화해 국회 상황을 확인한 행위, 계엄 해제 국무회의 심의를 지연시킨 행위, 허위 공문서를 외부에 행사한 혐의 등은 무죄로 봤다.
재판부는 이 사건의 역사적 의미를 강조하는 데 상당한 시간을 할애했다.
재판부는 "12·3 내란은 국민이 선출한 권력자인 윤석열 전 대통령과 추종 세력에 의한 것으로, 성격상 '위로부터의 내란'에 해당한다"며 "이런 형태의 내란을 이른바 '친위쿠데타'라고도 부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12·3 내란의 위헌성 정도는 아래로부터의 내란과 비교할 수 없다"며 "국민이 선출한 권력자가 헌법과 법률을 경시하고 내란 행위를 함으로써 국민이 가지는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에 대한 신념 자체를 뿌리째 흔들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12·3 내란 피해자인 국민이 헌법 수호의 주체가 됐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12.3 내란 과정에서 사망자가 발생하지 않았고 내란 행위 자체는 몇 시간 만에 종료되긴 했으나, 이는 무장한 계엄군에 맨몸으로 맞서 국회를 지킨 국민 용기에 의한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재판부는 잠시 목이 메어 말을 멈추기도 했다.
재판부는 또 "국민 저항을 바탕으로 신속히 국회에 진입해 비상계엄 해제를 요구한 일부 정치인의 노력, 대한민국 역사에 있었던 내란의 암울한 기억을 상기하면서 위법한 지시와 명령에 저항하거나, 혹은 어쩔 수 없이 이에 따르더라도 소극적으로 참여한 일부 군인과 경찰 공무원의 행동에 의한 것"이라며 "결코 12·3 내란 가담자에 의한 게 아니다"라고 짚었다.
양형 이유에서 재판부는 "피고인은 간접적으로나마 민주적 정당성과 그에 대한 책임을 부여받은 국무총리로서, 헌법과 법률을 준수하고 헌법을 수호하고 실현하기 위한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할 의무를 부담한다"며 "그럼에도 12·3 내란이 성공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이런 의무와 책임을 끝내 외면하고, 그 일원으로서 가담하기로 선택했다"고 질책했다.
아울러 내란 가담의 결과가 대한민국을 독재로 회귀시킬 수도 있었다는 점, 계엄 후 자신의 안위를 위해 증거를 은닉하고 위증까지 감행했다는 점을 무겁게 고려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선고 후 별도 신문을 거쳐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법정구속을 결정했다.
죄명과 형량 간의 역전 현상도 주목된다. 내란특검은 당초 '내란 우두머리 방조' 혐의로 기소했으나, 재판부는 내란죄의 성격상 형법 총칙의 일반 방조 규정을 적용할 수 없다며 공소장 변경을 허용했다. 결과적으로 죄명은 우두머리보다 한 단계 낮은 '중요임무 종사'가 됐지만, 실제 선고 형량은 특검 구형의 절반 이상을 웃도는 중형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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