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 우선 요청 수용해 정식 채용 강사 내쫓아…교육청 "명백히 잘못된 결정"
작성일 : 2026-03-11 17:58 작성자 : 김수희 (battie009@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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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종예술고등학교 전경 [학교 홈페이지] |
정식 채용 공고, 서류·면접 전형, 연수 참석, 근로 계약서 작성. 모든 절차를 밟아 자리를 얻은 강사가 수업 한 번 하지 못하고 쫓겨났다. 이유는 단 하나, 학부모 민원이었다.
세종예술고등학교가 최종 합격을 통보하고 근로 계약서까지 작성한 성악 실기강사의 채용을 일방적으로 취소해 논란에 휩싸였다. 세종시교육청은 11일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하고 학교 측의 대응이 잘못됐다는 입장을 밝혔다.
세종예고는 지난해 11월 전문교과 실기강사 채용 공고를 냈고, 올해 1월 서류와 면접 심사를 모두 통과한 A씨를 최종 합격자로 발표했다. A씨는 2월 학교 측이 마련한 연수에도 참석해 근로 계약서에 서명까지 마쳤다. 학교는 개학 후 학교장 직인을 찍어 계약서를 전달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런데 개학을 앞둔 지난 6일, 학교로부터 뜬금없는 연락이 왔다. "출강이 어려울 수 있다"는 말이었다. 사흘 뒤엔 합격 취소를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A씨가 전해 들은 이유는 황당했다. 특정 학부모가 자녀에게 A씨의 수업을 받기 싫다고 했다는 것이다.
교육청 확인 결과 해당 학부모는 자녀가 서울에서 받고 있는 개인 레슨과 발성·호흡 스타일이 충돌할 수 있다며 학교 실기 수업 대신 사교육만 계속하겠다고 요청한 것으로 드러났다. 학교는 이 요청을 그대로 받아들여 A씨를 내보냈다.
학교 측은 계약서에 학교장 직인이 찍히지 않았으므로 계약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사실상 절차적 흠결을 방패 삼아 부당 해고 논란을 피하려 한 셈이다.
교육청은 즉각 사실 조사에 나섰다.
교육청 관계자는 "도제교육을 중시하는 예술고 학생의 특수성이 있어 이해는 되지만 학교 측에서 학부오 요청을 수용해 채용을 취소한 것은 명백히 잘못된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또 "학교 교육과정을 일정 기간 이수하도록 설득하는 것이 맞았다"며 시정을 요구했다.
취재가 시작되고 교육청 조사가 이어지자 세종예고는 태도를 바꿨다. 뒤늦게 A씨에게 사과하며 채용 절차를 다시 진행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애초 잘못을 인지했다면 처음부터 하지 않았을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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