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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그램 마약왕' 박왕열, 9년 만에 국내 압송…무표정으로 인천공항 입국

필리핀서 교민 3명 총살·두 차례 탈옥·옥중 마약 유통…靑 "초국가범죄 무관용"

작성일 : 2026-03-25 17:49 작성자 : 우세윤 (dmaa778@naver.com)

필리핀에서 교민 3명 살해, 탈옥, 국내 마약 유통 등을 일삼으며 '마약왕'으로 불리던 박왕열씨가 2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국내로 송환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필리핀 교도소에 수감된 채 국내 마약 유통을 계속하며 한국 사법 당국을 조롱해온 이른바 '텔레그램 마약왕' 박왕열(48)이 3월 25일 국내로 전격 압송됐다. 정부가 송환을 추진한 지 9년여 만이자, 이재명 대통령이 이달 초 필리핀 국빈 방문 당시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에게 직접 인도를 요청한 지 불과 3주 만이다.

 

박왕열을 태운 아시아나 OZ708편은 필리핀 클라크필드를 새벽에 출발해 오전 6시 34분 인천국제공항에 착륙했다. 일반 승객들과 함께 탑승한 기내에서 호송관 2명이 수갑을 채운 채 양옆을 밀착 경호했다.

 

오전 7시 16분 출국장에 모습을 드러낸 박왕열은 남색 야구 모자에 덥수룩한 수염, 문신이 새겨진 팔이 드러나는 차림이었다. 마스크 없이 고개를 꼿꼿이 든 그는 압송 내내 무표정을 유지했다. '사탕수수밭 살인 사건 피해자와 유족에게 할 말이 없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침묵으로 일관했으나, 안면이 있는 듯한 기자에게 손가락질을 하며 막말을 내뱉는 장면도 포착됐다. 3분 만에 호송차에 실린 박왕열은 경기북부경찰청 광역범죄수사대로 이송됐다.

 

박왕열의 범죄 궤적은 2011년 다단계조직 IDS홀딩스의 1조원대 금융사기 사건에서 시작된다. 수산물 유통업체 대표 출신인 그는 1만여 명에게서 1조960억원을 가로챈 이 사건에서 모집책으로 활동하다 수사망이 좁혀오자 필리핀으로 달아났다.

 

필리핀 현지에서 카지노 사업에 발을 들인 그는 2016년 국내에서 150억원대 유사수신 범행을 저지르다 필리핀으로 피신해온 한국인 3명에게 은신처를 제공했다. 그해 10월 11일, 박왕열은 공모자와 함께 바콜로시의 한 사탕수수밭에서 피해자 3명을 권총으로 결박한 뒤 머리에 총을 쏴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했다. 범행 동기는 투자 분쟁이었다. 피해자들이 투자한 카지노 자금 약 7억 2000만원을 빼돌리기 위해서였다. 밭을 지나던 농부의 신고로 시신이 일찍 발견됐고 37일 만에 체포됐다.

 

수감 이후에도 범행은 멈추지 않았다. 그는 두 차례나 탈옥을 감행했다. 2017년 3월 이민국 외국인 보호소를 탈출했다가 3개월 만에 붙잡혔고, 2019년 10월에는 법정 출석 이동 중 달아났다가 1년 뒤 재검거됐다. 결국 현지 법원은 징역 60년을 선고했다.

 

다시 철창 안에 갇힌 뒤에는 텔레그램 닉네임 '전세계'로 활동하며 휴대전화를 통해 국내에 마약을 대규모 유통했다. 이 마약은 국내 최대 규모 마약 공급책으로 불리던 '바티칸 킹덤' 조직을 통해 유통됐다.

 

그가 수감됐던 뉴 빌리비드 교도소는 금전만 있으면 식료품·의약품·의류를 자유롭게 구할 수 있는 이른바 '호화 교도소'로 악명이 높았다. 이 대통령은 이달 초 "그 사람이 지금도 교도소 안에서 한국으로 마약을 수출하고, 애인까지 부른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직접 언급한 바 있다.

 

강유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9년 넘게 외교·사법적 노력이 난항을 겪어왔으나 이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와 외교적 노력이 결실을 맺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해외에 숨어있는 범죄자라도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며 공범 추적과 범죄 수익 환수까지 끝까지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경찰청 수사기획조정관은 "다수의 공범을 이미 확인했고 수사 중"이라며 압수한 휴대전화 등 증거물 분석을 토대로 신속하게 구속영장을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법무부·경찰청 합동 초국가범죄 특별대응 TF는 신병 인수 즉시 마약 조직의 실체 규명과 범죄 수익 환수에 착수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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