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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이란과 핵무기·농축 포기 합의…석유·가스 선물도 받았다" 주장

파키스탄 통해 15개 요구 목록 전달·1개월 휴전 모색…이란 "두 번 속았다, 믿을 수 없다"

작성일 : 2026-03-25 17:50 작성자 : 김수희 (battie009@nate.com)

트럼프 대통령 [로이터 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협상에서 핵무기 포기와 우라늄 농축 중단에 관한 합의가 이뤄졌다고 주장하면서 미·이란 전쟁의 외교적 출구 모색 여부에 국제사회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그러나 이란 측은 협상 제안 자체를 함정으로 의심하는 분위기가 짙다.

 

트럼프 대통령은 3월 24일(현지시간) 백악관 선서식 행사에서 기자들에게 "이란으로부터 매우 큰 선물을 오늘 받았다. 핵이 아닌 석유·가스와 관련된 것으로 엄청난 가치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들은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고 우라늄 농축도 하지 않겠다는 데 동의했다"고 거듭 주장했다. 협상 당사자로는 JD 밴스 부통령,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재러드 쿠슈너 전 백악관 선임고문, 스티브 윗코프 중동특사 등을 거론했다.

 

또 "하메네이를 비롯한 이란 지도부를 제거했고 새로운 집단과 협상 중"이라며 사실상 정권 교체가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호르무즈 해협 봉쇄 해제 시한 12시간을 남겨두고 돌연 발전소·에너지시설 공격을 5일간 보류한다고 밝히며 협상 우선 기조로 선회했다.

 

CNN과 뉴욕타임스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미국은 파키스탄을 중재국으로 삼아 이란에 15개항의 요구 목록을 전달했다. 핵 능력 해체와 고농축 우라늄 450kg의 국제원자력기구(IAEA) 이관, 나탄즈·이스파한·포르도 핵시설 폐기, 친이란 대리세력 지원 중단, 호르무즈 해협 자유통행 보장, 미사일 사거리·규모 제한 등이 핵심 내용이다.

 

이란이 조건을 받아들이면 미국은 제재 전면 해제와 민간 원자력 프로그램 지원, 스냅백 조항 폐기를 약속하겠다는 것이다. 이스라엘 매체 채널12는 미국이 이 15개항 협의를 위해 한 달간의 휴전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는 SNS를 통해 포괄적 해결을 위한 회담을 주선하겠다는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혔고, 파키스탄 정보수장 아심 말릭 중장이 윗코프 특사 등 미국 측 인사들과 접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란의 반응은 냉담하다.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는 이란 정부 관계자들이 파키스탄·이집트·튀르키예 등 중재국에 "트럼프 행정부에 두 번이나 속았다. 다시는 속고 싶지 않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6월 미국과 핵 협상 일정을 앞두고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았고, 올해 초에도 세 차례 협상을 진행하며 3월 빈 회담을 준비하던 중 미·이스라엘의 공격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미국이 82공수사단 병력 1,000명 이상의 중동 투입을 승인했다는 소식도 이란의 의구심을 더 키웠다.

 

신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백악관은 밴스 부통령의 협상 직접 참여를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아이디어는 윗코프 특사가 제안한 것으로, 밴스 부통령이 이란 측에 강경파로 비치지 않는다는 점을 활용하자는 취지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의 협상 선회에는 걸프 지역 동맹국들의 압박도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 민간 발전소를 공격할 경우 갈등 수위가 한꺼번에 여러 단계를 뛰어오르는 재앙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경고를 걸프 국가들이 트럼프 행정부에 긴급하게 전달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 면담 직후 기자들에게 "우리는 폭탄을 가지고 협상한다"며 군사적 압박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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