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 근거 대통령 직권…중동 사태 장기화 대비 요소수·헬륨 전시물자 수준 관리 지시
작성일 : 2026-03-31 17:42 작성자 : 김수희 (battie009@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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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대통령이 31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이재명 대통령이 중동 전쟁 사태로 인한 에너지 수급 위기에 맞서 헌법상 대통령 고유 권한인 '긴급재정명령' 카드를 공개 언급했다. 마지막 긴급재정명령은 33년 전인 1993년 김영삼 전 대통령의 금융실명제 시행으로, 중동 정세로 인해 불안한 경제 상황을 타파하기 위해 초강수를 꺼내든 것이다.
이 대통령은 31일 청와대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긴급재정명령 가능성을 언급하며 "대책을 고민할 때 통상적 절차에 계속 의지하는 경향이 있는데, 더 선제적이고 과감한 대응이 필요하다. 관행에 얽매이지 말고 필요하면 입법도 하고 우리가 가진 권한이나 역량을 최대치로 발휘하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긴급재정명령은 헌법 제76조에 근거한다. 전쟁·천재지변·중대한 재정경제 위기 상황에서 국회 절차를 거칠 시간이 없을 때, 대통령이 법률과 동등한 효력의 명령을 내릴 수 있는 제도다. 단, 사후에 국회 보고와 승인을 받아야 하며 부결되면 효력이 즉시 소멸된다.
역대 발동 사례는 총 16건에 불과할 만큼 희귀한 조치로, 1997년 외환위기와 2020년 코로나19 사태 때도 거론됐지만 실제 발동에는 이르지 않았다. 이 대통령 본인도 2022년 대선 당시 '50조원 규모 긴급재정명령' 구상을 제시한 바 있어, 이번 언급은 오랫동안 구상해온 카드를 중동 위기를 계기로 다시 꺼낸 것으로 읽힌다.
이날 국무회의에서 긴급재정명령을 언급한 만큼 가능한 정책 수단을 모두 동원하는 방향으로 이재명 정부의 중동 위기 대응 방향이 윤곽을 드러난 것이다.
실제 긴급재정명령 발동 시 에너지·공급망 분야 조치에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이 대통령은 이날 요소수·헬륨·알루미늄 등 핵심 원자재를 "전시물자에 준하는 수준으로 엄격히 관리하라"고 각 부처에 주문했다. 담당 품목 동향을 일일 단위로 모니터링하고 이상 징후가 포착되면 즉각 대통령실로 보고하라는 지시도 함께 내렸다.
한편 최근 온라인을 중심으로 번지고 있는 종량제 봉투 수급 불안 여론에 대해서는 정면 반박했다. 이 대통령은 "국가 전체적으로 보면 재고도 충분하고 원료도 있다"며 생산원가가 5~6원에 불과한 종량제 봉투를 사재기할 이유가 없다는 점도 강조했다.
더 나아가 이 대통령은 허위정보를 유포한 최초 발신자에 대해서 "사회질서를 어지럽히는 행위이자 국가의 위기 극복을 방해하는 행위로 중대 범죄"라는 표현까지 동원했다. 울산에서 석유 90만 배럴이 북한으로 유입됐다는 온라인 루머에 대해서도 "베트남이 90만 배럴을 사 간 것인데, 북한으로 갔다고 악의적 헛소문을 퍼뜨리더라"며 허위정보를 퍼뜨린 주체를 신속히 수사할 것을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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