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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이란, '2주 휴전' 극적 합의…트럼프 "완전한 승리", 이란도 "우리가 이겼다"

호르무즈 개방 조건으로 미국 공습 중단…종전까지는 첩첩산중

작성일 : 2026-04-08 17:54 작성자 : 신준호 (shinister0107@gmail.com)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전쟁의 시계가 멈췄다. 미국과 이란이 7일(현지시간) 개전 38일 만에 2주간의 휴전에 극적으로 합의하면서 중동의 화약고에 일시적 냉각수가 뿌려졌다.

 

합의의 핵심은 맞교환이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전면 개방하는 대신, 미국은 대이란 공습과 폭격을 2주간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파키스탄이 중재한 이번 합의는 트럼프 대통령이 스스로 못 박은 협상 시한을 불과 88분 남기고 발표됐다. 치킨게임의 끝을 보는가 싶었던 국제사회는 가까스로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합의 직후 AFP통신 인터뷰에서 "완전하고 완벽한 승리, 100%"라고 자평했다. 이란 최고 국가안보회의 역시 "이란이 제시한 10개항 종전안을 미국이 전부 수용했다"며 자국의 승리를 선언했다. 양측이 동시에 '우리가 이겼다'고 주장하는 이 묘한 구도는, 실상 어느 쪽도 완전한 양보를 하지 않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양측 모두 확전을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에너지 인프라 타격과 호르무즈 봉쇄가 장기화할 경우 국제 유가의 추가 급등은 불가피했고, 글로벌 공급망에 미치는 파장 역시 가늠하기 어려운 수준이었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지속적으로 반전(反戰) 여론이 우세한 상황에서 출구를 모색할 유인이 충분했다.

 

이란도 마찬가지였다. 민간 인프라 파괴가 현실화될 경우 경제적 타격은 치명적이고, 해협 봉쇄 장기화는 오히려 국제사회의 비판과 고립을 자초할 수 있었다. 파키스탄의 중재는 양측 모두에 체면을 지키며 협상 테이블로 돌아올 명분을 제공했다.

 

협상 과정에서는 이란의 주요 동맹인 중국도 물밑에서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렇다고 들었다"고 짧게 확인했다.

 

휴전 합의가 종전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진짜 협상은 이제 시작이라는 게 중론이다.

 

이란이 제시한 10개항 종전안에는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이란의 통제권 ▲우라늄 농축 권한 보장 ▲역내 미군 전투 병력 철수 ▲대이란 제재 완화 및 자산 동결 해제 ▲전쟁 피해 배상 등 미국으로서는 수용하기 쉽지 않은 요구들이 담겨 있다.

 

이 중 우라늄 농축 문제는 최대 뇌관이다. 이란은 미국이 농축 권한을 수용했다고 주장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그 문제는 완벽히 처리될 것이며, 그렇지 않았다면 내가 합의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전쟁 발발 이전 핵협상에서도 끝내 합의를 보지 못했던 난제가 여전히 살아 있는 셈이다.

 

호르무즈 통제권도 팽팽하다. 이란은 향후 2주간 자국군의 협조 아래 해협을 관할하겠다고 했고, 이란이 오만과 함께 통과 선박에 통행료를 부과해 재건 비용에 충당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큰 수익이 창출될 것이며, 이란은 재건을 시작할 수 있다"고 언급해 이란의 해협 통제를 일부 인정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미 싱크탱크 신미국안보센터(CNAS)의 리처드 폰테인 회장은 "주요 에너지 관문을 이란이 계속 통제하는 상황을 세계가 수용하기 어렵다. 전쟁 이전보다 실질적으로 더 나쁜 결과"라고 경고했다.

 

레바논 포함 여부도 변수다. 중재국 파키스탄은 레바논을 휴전 범위에 포함시켰다고 밝혔지만, 이스라엘 총리실은 "레바논은 해당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헤즈볼라와의 전선이 살아 있는 한 중동의 불씨는 여전히 꺼지지 않은 셈이다.

 

양측은 오는 10일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직접 대면 협상을 벌일 예정이다. 미국 측에서는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특사와 재러드 쿠슈너, JD 밴스 부통령까지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2주라는 시간은 짧다. 핵심 쟁점에서 공통분모를 찾지 못한 채 휴전이 종료된다면, 전선은 다시 달아오를 수 있다. 이번 합의가 종전의 출발점이 될지, 아니면 또 한 번의 시간벌기에 그칠지는 이슬라마바드의 협상 테이블 위에서 판가름 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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