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부터 지휘봉 교체…시총 10배 성장 이끈 쿡, 이사회 의장으로
작성일 : 2026-04-21 17:46 작성자 : 우세윤 (dmaa77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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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팀 쿡 애플 CEO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
스티브 잡스의 빈자리를 채우며 애플을 세계 최고 시가총액 기업으로 키워낸 팀 쿡이 15년 만에 최고경영자 자리를 내려놓는다.
애플은 20일(현지시간) 쿡 CEO가 오는 9월 물러나 이사회 의장직을 맡고, 후임으로 존 터너스(50)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수석부사장을 선임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쿡은 2011년 잡스 창업자 사망 이후 경영권을 이어받아 반세기 가까운 기업 역사의 한 챕터를 완성했다.
쿡은 애플 홈페이지에 올린 직원 서한에서 "작별이 아니라 전환의 순간"이라며 담담하게 소감을 밝혔다. 그는 후임 터너스에 대해 "엔지니어의 마음과 혁신가의 영혼을 갖춘 인물"이라고 치켜세웠다.
숫자로 본 쿡 시대는 눈부시다. 취임 당시 3500만 달러였던 시가총액은 4조 달러로 10배 이상 불어났고, 매출은 1080억 달러에서 4160억 달러로 4배가 됐다. 애플워치·에어팟이라는 새 카테고리를 시장에 안착시키고, 아이클라우드·애플TV·애플뮤직으로 하드웨어 기업이라는 틀을 서비스 기업으로 탈바꿈시킨 것도 그의 성과로 꼽힌다. 자체 반도체 '애플 실리콘' 전환도 쿡 체제에서 이뤄졌다.
잡스 시절 CFO를 함께 지낸 피터 오펜하이머는 NYT에 "지구상 누구도 신어본 적 없는 거대한 신발을 신게 됐지만 놀라운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다만 AI에서 뒤처졌다는 비판, 비전프로의 지지부진한 행보는 쿡 체제의 그늘로 남는다.
펜실베이니아대 기계공학 출신인 터너스는 2001년 애플에 합류해 아이폰·아이패드·맥·애플워치·에어팟의 하드웨어 개발을 총괄해온 정통 엔지니어다. 침체했던 맥 판매를 되살린 주역으로도 평가받고, 최신작 아이폰17 시리즈로 14년 만에 스마트폰 판매 1위를 탈환하는 데 기여했다.
그가 CEO로 낙점된 배경에는 애플의 뚜렷한 전략적 메시지가 담겨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AI 물결 속에서도 아이폰을 정점으로 한 하드웨어 생태계를 흔들지 않겠다는 선언으로 읽힌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터너스를 사내외에서 "카리스마 있고 신망이 두텁다"고 전했다. 터너스 스스로는 "앞으로 수년간 애플이 이뤄낼 일에 낙관으로 가득하다"고 밝혔다.
터너스 앞에 놓인 가장 무거운 숙제는 AI다. 애플은 새 시리 출시를 공언한 지 2년이 지나도록 완성본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구글 제미나이 등 외부 AI를 적극 수용하는 전략을 택했지만, 이것이 승부수가 될지 리스크가 될지는 미지수다.
웨드부시 증권의 댄 아이브스 분석가는 "터너스는 출범 초기부터 AI에서 성과를 내야 한다는 큰 압박에 직면할 것"이라며 "블랙베리처럼 되지 않으려면 신속하게 움직여야 한다"고 경고했다. 반면 인텔 칩에서 애플 실리콘으로의 대전환을 주도한 전력이 있는 만큼 AI 전환도 무난히 이끌 것이라는 시각도 공존한다.
쿡이 이사회 의장에 오르면서 지난 15년간 의장직을 맡아온 아서 레빈슨은 독립이사로 물러나고, 터너스는 9월 CEO 취임과 동시에 이사회에 합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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