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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전 총리 2심 징역 15년…1심보다 8년 감형, '부작위 혐의' 배척이 결정적

"계엄 막을 의무 불이행" 원심 판단 뒤집혀…50년 공직 헌신도 양형 반영

작성일 : 2026-05-07 17:46 작성자 : 신준호 (shinister0107@gmail.com)

12·3 비상계엄에 가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7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공판에 출석해 선고를 듣고 있다. 서울고법 형사12-1부(이승철 조진구 김민아 고법판사)는 이날 한 전 총리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서울고법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12·3 비상계엄에 가담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3년을 선고받은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항소심에서 징역 15년으로 형량이 줄었다. 원심이 인정했던 '부작위' 책임이 2심에서 배척된 것이 감형의 결정적 요인으로 분석된다.

 

서울고법 형사12-1부(이승철·조진구·김민아 고법판사)는 7일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로 기소된 한 전 총리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1심보다 8년 줄었지만, 특검팀 구형량에는 못 미쳤다.

 

재판부는 1심이 인정한 주요 혐의 대부분을 그대로 유죄로 봤다. 비상계엄 선포가 국무위원 심의를 거친 것처럼 외관을 만들기 위해 국무회의 개최를 건의한 행위, 이상민 전 행안부 장관과 언론사 단전·단수 이행 방안을 논의한 행위, 계엄 해제 후 결함을 보완하기 위해 작성된 사후 선포문에 서명·폐기한 행위 모두 유죄로 인정됐다.

 

그러나 1심이 적용한 '부작위' 책임은 법리 문제를 이유로 전면 배척됐다. 1심은 한 전 총리가 전체 국무위원을 소집하고 실질적 심의가 이뤄지게 노력할 작위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봤다. 하지만 2심은 "법리상 별도의 부작위범이 성립하는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이미 적법한 국무회의 외관을 형성한 행위가 유죄로 인정된 만큼, 이를 막지 않은 부분까지 별도로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논리다.

 

단전·단수 이행을 저지하지 않은 책임도 무죄 취지로 뒤집혔다. 2심은 "특검이 이 부분을 따로 기소하지 않은 사항인데 1심이 판단한 것은 불고불리 원칙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헌재 탄핵심판 위증 혐의 중 일부도 무죄로 전환됐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이 전 장관에게 문건을 건네는 것을 보지 못했다'는 발언에 대해 재판부는 해당 '문건'의 의미가 불분명하다며 허위 진술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양형 이유를 설명하며 한 전 총리를 질타하는 데 상당한 분량을 할애했다. "국무총리이자 국무회의 부의장으로서 대통령의 권한이 합법적으로 행사되도록 보좌하고 잘못된 권한 행사를 견제·통제해야 할 의무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특히 "1970~80년대 위헌·위법한 비상계엄 조치와 내란 상황을 직접 경험했으면서도 '계엄의 충격으로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진술을 반복하며 책임 회피에 급했다"고 질타했다.

 

다만 50여 년의 공직 생활과 내란을 사전에 모의하거나 적극적으로 주도하지는 않은 점, 계엄 해제 국무회의를 직접 소집·주재해 약 6시간 만에 계엄이 풀리는 데 기여한 점을 유리한 양형 사정으로 고려했다.

 

이날 판결에서 항소심 재판부는 1심에 이어 '12·3 비상계엄은 내란'이라는 법적 판단을 재확인했다. 내란전담재판부가 이 같은 입장을 유지한 것은 1·2심을 통틀어 처음이다. 재판부는 "내란죄는 어떠한 범죄와도 비교할 수 없는 중대 범죄"라고 못 박았다. 해당 재판부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항소심도 맡고 있어 이 법적 판단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선고 직후 특검팀은 "상당히 의미 있는 판결이나 판결문 분석 후 상고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한 전 총리 측 변호인도 "사실관계와 법리 면에서 납득할 수 없다"며 상고 의사를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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