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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 불출석으로 의뢰인 패소시킨 권경애 변호사, 위자료 6500만원 확정

대법, 약정금 9000만원 부분은 파기환송…"기사화 금지는 지급 조건 아냐"

작성일 : 2026-05-29 17:29 작성자 : 우세윤 (dmaa778@naver.com)

권경애 변호사의 재판 불출석으로 소송에서 진 학교폭력 피해자 유족 이기철씨가 취재진과 인터뷰하던 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학교폭력 피해 소송을 맡고도 재판에 나가지 않아 의뢰인을 패소하게 만든 권경애(61) 변호사가 위자료 6천500만원을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여기에 9천만원을 추가로 물어낼 가능성까지 열리면서 배상 규모는 더 커질 전망이다.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29일 학교폭력으로 숨진 고(故) 박주원양의 어머니 이기철씨가 권 변호사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심을 일부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위자료 6천500만원 배상 책임은 이날 그대로 확정됐다. 권 변호사가 속했던 법무법인은 별도로 항소심 수임료의 절반인 220만원도 지급해야 한다.

 

판결의 무게중심은 권 변호사가 뒤늦게 패소 사실을 알리며 작성한 '이행각서'에 실렸다. 권 변호사는 당시 9천만원 지급을 약속했는데, 2심은 이 약정이 '변호사의 잘못이 언론에 보도되지 않을 것'을 전제로 한 것이라고 보고 청구를 기각했다. 실제 사건이 기사화되면서 조건이 깨졌다는 논리였다.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이행각서 어디에도 약정금 지급의 조건은 명시돼 있지 않고, 조건의 존재 여부를 두고 해석이 갈릴 만한 문구조차 없다"고 지적했다. 권 변호사 측이 '단지 문서에 적지 않았을 뿐'이라고 주장한 데 대해서도 "법률 전문가인 변호사가 처분 문서의 의미를 잘 알고 있었을 텐데, 합의한 지급 조건을 일부러 기재하지 않았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일축했다.

 

이 사건은 2015년 학교폭력에 시달리다 세상을 떠난 박양의 유족이 가해자와 학교법인, 서울시를 상대로 2016년 제기한 민사소송에서 비롯됐다. 1심에서 일부 패소한 뒤 항소했으나, 권 변호사가 2022년 9월부터 11월까지 항소심에 세 차례 연속 출석하지 않으면서 사건은 소 취하로 간주돼 전부 패소로 끝났다.

 

더 큰 문제는 그 이후였다. 권 변호사는 5개월간 패소 사실을 유족에게 알리지 않았고, 이를 모른 이씨는 상고 기회마저 놓쳤다. 1심 재판부는 "두 차례 불출석 후 기일지정신청까지 하고도 또 나가지 않은 것은 고의에 가까운 중과실"이라고 봤고, 상고 기회를 잃게 한 점도 "고의로 저지른 잘못"이라고 판단했다.

 

선고 후 이씨는 취재진에게 "약정금 파기환송은 당연한 결과지만, 권 변호사의 다른 잘못을 반박했는데도 기각된 부분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씨 측 대리인은 "권 변호사가 법원과 변협에 거짓 해명을 거듭한 탓에 유족의 응어리가 풀리지 않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솔직히 잘못을 고백하고 사죄하는 것이 맞다"고 했다.

 

한편 이씨 측은 불출석으로 패소한 학폭 소송 자체를 다시 열어달라고 법원에 요청한 상태로, 이달 20일 변론기일이 진행됐다. 재판부는 내달 24일을 선고기일로 잡았다. 권 변호사는 이 사건으로 2023년 대한변호사협회로부터 정직 1년의 징계를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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