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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고생 살해' 장윤기, 실제 목적은 납치·성폭행이었다…검찰, 강간살인 적용 기소

경찰 '분풀이' 결론 뒤집은 보완수사…베트남 동료에게도 같은 수법 범행

작성일 : 2026-06-02 17:51 작성자 : 김수희 (battie009@nate.com)

'여고생 살해범' 장윤기 [사진=연합뉴스]


거리에서 일면식 없는 여고생을 흉기로 살해한 장윤기의 진짜 범행 목적이 납치와 성폭행이었던 것으로 검찰 수사에서 밝혀졌다. 자칫 '묻지마 범죄'나 단순 '분풀이'로 묻힐 뻔했던 동기가 보완수사를 통해 드러난 것이다.

 

광주지검 형사3부는 2일 장윤기를 성폭력처벌법상 강간 등 살인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장윤기는 지난달 5일 오전 0시 10분께 광주 광산구 월계동의 한적한 보행로에서 고교 2학년 여학생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경찰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은 뒤 구속 기간을 연장하고 보완수사를 벌인 끝에, 장윤기가 피해 여고생을 끌고 가 성폭행하려는 계획을 품었다고 결론 내렸다. 피해자를 등 뒤에서 붙잡아 차량 쪽으로 끌고 가려 한 정황이 핵심 근거다. 이는 그가 아르바이트 동료였던 베트남 국적 여성 A씨(20대)에게 저지른 성폭행 수법과 정확히 일치한다.

 

장윤기는 여고생을 살해하기 이틀 전, A씨 집에 침입해 같은 방식으로 제압한 뒤 성폭행하고 13시간 동안 가둬 약 3주간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입혔다. A씨에게 일방적으로 호감을 표시하며 끈질기게 연락하던 와중에 벌어진 일이었다.

 

이후 자신을 스토킹범으로 신고한 A씨를 찾아 살해하려고 거리를 헤매던 장윤기는 우연히 마주친 여고생을 약 15분간 미행했다. 인적 드문 곳으로 끌고 가 성폭행하려다 피해자가 격렬히 저항하자 흉기를 휘둘러 살해했다. 비명을 듣고 도우러 온 남학생에게는 "119에 신고해달라"고 거짓말해 시선을 돌린 뒤 흉기를 휘둘렀다.

 

공개된 범죄 사실 자체는 경찰 수사 때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장윤기가 끝까지 감추려 한 성범죄 목적이 검찰 단계에서 새롭게 드러났다는 점이 결정적이다.

 

경찰 조사에서 장윤기는 "사는 게 재미없어 자살을 고민하다 범행을 결심했고, 누군가를 데려가려 했다"며 우발적 범행이라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경찰은 그의 거주지에서 가슴과 목 부분이 날카로운 도구로 훼손된 채 여러 조각으로 잘린 리얼돌을 발견하고 성범죄 연관성을 집중 추궁했으나 진술을 뒤집지 못했다. 결국 경찰은 구애를 거절당한 데 따른 '분풀이' 살인으로 판단해 일반 살인 혐의로 사건을 송치했다.

 

적용 죄목의 무게도 크게 달라졌다. 검찰이 새로 적용한 강간 등 살인죄는 사형 또는 무기징역으로만 처벌이 가능하다. 형량 하한이 징역 5년인 일반 살인죄와는 차원이 다르다.

 

공소사실에는 장윤기가 지난해 사회복무요원으로 지역아동센터에서 근무하던 시기 여중생의 신체를 7차례 몰래 촬영한 혐의, A씨를 상대로 한 강간 상해·살인예비·감금·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도 함께 담겼다.

 

유가족은 전날 피해자 이채원(17) 양의 이름과 초상화를 언론에 직접 공개하며 "딸이 잊히지 않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날 입장문에서는 "한순간에 아이의 미래를 빼앗긴 부모는 평생 그날의 고통 속에 살아가야 한다"며 "법이 허용하는 가장 엄중한 처벌을 내려달라"고 호소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도 페이스북을 통해 "단순 살인으로 알려졌던 사건이 광주지검 수사팀의 전면 보완수사로 성범죄 목적의 강간 등 살인 혐의로 드러났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오는 10월 검찰 직접 수사권 폐지를 앞두고 검찰은 보완수사의 중요성을 부각하고 있다. 대검에 따르면 올해 3~4월 전국 12개 검찰청이 처분한 사건 5만5천여 건 중 45.6%가 검찰 보완수사를 거친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이 보완수사 비율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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