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램덩크' 등 1천400여 개 불법유통…8년간 업계 피해 4조7천억 추정
작성일 : 2026-06-12 17:31 작성자 : 김수희 (battie009@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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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슬램덩크 만화책 [사진=연합뉴스] |
한국인을 겨냥해 불법복제 만화 공유사이트를 운영한 일본 국적 남성이 국내로 송환됐다. 2002년 체결된 한일 범죄인인도조약에 따라 일본 국적 범죄자를 넘겨받은 첫 사례다.
법무부와 문화체육관광부는 11일 일본 국적 남성 A(37)씨를 송환했다고 밝혔다. 본래 한국 국적이던 A씨는 2017년 일본으로 출국한 뒤 2022년 일본인으로 귀화했다. 수사를 피하려는 행보였던 것으로 보인다.
A씨는 일본에 머물며 2015년부터 2022년까지 한국인을 대상으로 불법복제 만화 사이트를 운영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슬램덩크', '원피스', '명탐정 코난' 등 유명 만화 1천400여 개를 무단 게시하고 도박사이트 광고를 붙인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 규모는 막대하다. 국내 콘텐츠 업계는 2024년 8월 기준 이 사이트로 인한 연간 피해액을 5천976억원으로 추산했다. 이 가운데 웹툰 업계가 연 4천776억원, 웹소설 업계가 연 1천200억원의 피해를 본 것으로 집계됐다. 사이트가 실질적으로 운영된 2018년 3월부터 2026년 4월까지 8년간 웹툰·웹소설 업계 전체 피해액은 최소 4조7천808억원에 이를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송환까지는 긴밀한 국제 공조가 뒷받침됐다. 법무부는 2024년 1월 검찰·경찰의 요청을 받아 사건 검토에 들어가 일본 사법당국과 실무 협의를 이어갔고, 올해 3월부터 범죄인인도 절차를 밟아 일본 당국의 최종 승인을 받아냈다. 방대한 사건 내용을 일본 측에 효과적으로 설명하기 위해 검찰·경찰·문체부와 함께 자료 정리에 공을 들였으며, 지난 3월에는 경찰청과 일본 현지를 찾아 A씨 자택 압수물을 인계받는 등 추가 증거도 확보했다.
법무부는 이번 송환이 한국 콘텐츠 산업 생태계를 위협하는 해외 저작권 침해 사범에게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보여준 사례라고 평가했다. 수사 당국은 앞으로 관련 사이트의 운영 구조와 범행 수법을 규명하고 범죄 수익을 추적·환수할 방침이다.
한국만화가협회는 성명을 통해 "장기간 이어진 불법 웹툰 유통 범죄에 대한 사법적 책임을 확인한 중요한 전환점"이라며 수사 당국과 문체부, 일본 정부의 공조에 감사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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