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 '경과 관찰 소홀' 일부 인정→2심 뒤집어…"응급 현장 합리적 재량 범위"
작성일 : 2026-06-15 17:50 작성자 : 김수희 (battie009@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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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링거. 위 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사진=연합뉴스] |
응급실에서 기관 삽관을 받은 뒤 식물인간 상태에 빠졌다가 숨진 환자 측이 병원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12송에서 1심을 뒤집고 2심에서 패소했다.
서울고법 인천원외재판부 민사2부(정윤하 부장판사)는 환자 A씨(사망 당시 40대) 측이 인천의 한 대학병원 법인을 상대로 제기한 13억4천800여만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고 15일 밝혔다.
A씨는 2019년 4월 28일 오전 10시 58분께 해당 병원 응급실을 찾아 "1주일 전부터 하루 10여 차례 설사를 했고 이틀 전부터 호흡 곤란이 있었다"고 호소했다. 그는 2013년 폐렴 입원 이력과 함께 곧 혈액 투석을 앞두고 있다고도 밝혔다. 병원은 오전 11시 20분께 A씨의 의식이 처지고 빈호흡이 심해지자 마취유도제 등을 투약한 뒤 11시 31분께 기관 삽관을 시행했다. 4분 뒤 심전도 이상이 발견돼 흉부 압박과 약물 투여가 이뤄졌고, A씨는 11시 41분께 자발순환을 회복했지만 저산소성 뇌손상으로 식물인간 상태가 됐다.
A씨 측은 "불필요한 기관 삽관과 약물 과다 투여, 경과 관찰 소홀이 뇌손상을 불렀다"며 소송을 냈고, A씨는 2심 진행 중 숨졌다. 1심은 의료진이 활력징후를 면밀히 관찰·기록할 주의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며 '경과 관찰 소홀' 과실을 일부 인정해 5억7천여만원의 배상을 명령했다.
그러나 항소심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기관 삽관 전후 21분간 활력징후 기록이 없는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응급의료 현장에서는 진료기록 작성보다 환자 상태 변화에 따른 신속한 판단과 처치가 요구된다"며 "일부 시간대 기록이 연속적이지 않다는 것만으로 의료인에게 허용되는 합리적 재량을 벗어났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또 "응급 삽관 상황에서 약제 부작용 기전까지 설명할 의무는 없다"며 "설명 의무를 폭넓게 보면 생명 유지 처치보다 사전 설명을 우선하도록 강제해 응급의료의 본질인 신속성을 해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당시 기도 확보가 필요했고 의료진이 삽관 필요성을 설명한 점, A씨의 심정지가 예견하기 어려운 위험이었던 점 등을 함께 고려해 "의료진이 주의 의무를 위반해 A씨를 사망에 이르게 했다는 전제의 청구는 이유가 없다"며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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