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끄러운 한은' 대신 본연 임무 집중…관행 깬 인사로 조직문화 손질 예고
작성일 : 2026-06-16 17:21 작성자 : 오두환 (odh83@hanmi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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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연합뉴스 자료사진. DB 및 재판매 금지] |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취임 두 달여를 지나며 조직 곳곳에서 변화의 흐름이 감지되고 있다. 지난 4년간 구조개혁을 앞세워 '시끄러운 한은'을 표방했던 이창용 전 총재 시절과 달리, 중앙은행 본연의 임무에 무게를 싣는 모습이 뚜렷하다.
신 총재는 물가안정을 강조하는 선명한 통화정책 메시지를 내놓는 한편, 유럽중앙은행(ECB) 포럼에서 지급결제 구상을 담은 논문을 발표하는 등 결제 생태계 격변기에 한은의 역할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국제결제은행(BIS) 출신인 신 총재는 물가·금융안정을 중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통화기금(IMF)을 거친 이 전 총재가 노동·교육·의료 등 광범위한 구조개혁 의제에 목소리를 높였던 것과는 대비된다. 그렇다고 '한은사(寺)'라 불릴 만큼 조용한 한은을 지향하는 것도 아니다.
신 총재는 지난달 28일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부터 선명한 메시지로 통화정책 기조 전환을 예고했다. 인사청문 때 말을 아끼던 '학자'의 면모와 달리, 금리 인상 신호를 발신하기 위해 과감한 표현을 마다하지 않았다. 중동 전쟁에 따른 물가 상승과 반도체 수출 호조로 성장 전망이 개선되며 정책 여건이 급변한 데다, 주관과 실행력이 강한 개인 성향도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 한은 관계자는 "미리 작성한 예상 답변을 거의 참고하지 않고 소신대로 답변해 직원들 사이에서도 의외라는 반응이 나왔다"며 "지나치게 신중했던 역대 총재들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라고 전했다.
신 총재는 다음 달 1일 포르투갈 신트라에서 열리는 ECB 포럼에서 차세대 지급결제 구상을 담은 논문을 발표한다. 한은이 추진해온 '프로젝트 한강' 성과와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기반 예금토큰의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내용이다. 현직 총재가 직접 집필한 논문을 국제 행사에서 발표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그의 최대 관심사를 보여주는 대목으로 풀이된다. BIS에서 CBDC 연구와 '프로젝트 아고라'를 이끈 그는 금리 결정과 전망뿐 아니라 실제 돈이 오가는 결제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도 중앙은행의 핵심 역할이라는 철학을 갖고 있다. 이에 금융결제국, 금융안정국 등의 위상이 부쩍 높아졌다는 평가다.
외환시장을 보는 관점도 달라졌다. 신 총재는 역외 원화 결제 시스템이 부재한 가운데 실제 통화 거래가 없는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이 커지며 환율 변동성을 키운다고 거듭 지적해왔다. 외환당국이 주로 달러 수급 쏠림을 고환율 배경으로 꼽았던 것과는 다른 시각이다. 그는 NDF 거래 수요를 역내 선물환으로 흡수하고 외국인 접근성을 높이는 '원화 국제화'로 시장을 안정시키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조직 운영에도 변화가 읽힌다. 신 총재는 하반기 인사를 앞두고 인사경영국장과 인사팀장에 기존 '인사 라인'이 아닌 인물을 전격 기용했다. 관행을 깬 결정이다. 또 다양한 분야를 두루 경험한 '제너럴리스트'보다 대체 불가능한 '스페셜리스트'를 키우겠다는 의지를 내비쳐, 다음 달 정기 인사 규모가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은은 그동안 일회성에 그쳤던 임직원 근무 만족도 조사도 정례화하기로 했다. 신 총재는 지난 12일 창립 기념사에서 "취임 이후 조직문화와 내부 경영을 살펴보며 다양한 목소리를 듣고 있다"며 "합리적이고 설득력 있는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예고했다. 오는 8월 이후 발표될 신임 부총재 인사에 따라 '신현송 표' 한은의 색채가 한층 뚜렷해질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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