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 일주일간 연락 두절…유족, 안내 못 받고 화장 뒤 경찰 첫 통화
작성일 : 2026-06-17 17:44 작성자 : 신준호 (shinister010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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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숨진 아기의 영정 [유족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경기 군포의 한 병원에서 출생 직후 중태에 빠진 아기가 두 달 만에 숨졌으나, 경찰의 사건 배당이 늦어지면서 유족이 부검 안내를 받지 못한 채 시신을 화장한 것으로 드러났다. 의료진 과실을 가리는 데 핵심 절차인 부검이 무산되면서 이번 수사에서는 부검을 통한 사망 경위 규명이 불가능해졌다.
17일 경찰 등에 따르면 숨진 아기의 모친인 고소인 A(32)씨는 지난 15일 자녀의 발인과 화장을 마쳤다. A씨는 아기가 치료받던 지난 8일 의료진을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고소했으나, 아기가 숨질 때까지 경찰로부터 부검 등 향후 절차에 관한 어떤 연락도 받지 못했다.
배당 과정은 더뎠다. 경기남부경찰청은 8일 고소장을 접수해 11일 군포경찰서로 사건을 배당하고 서류를 우편으로 보냈다. 서류는 주말인 13일 군포서에 도착했지만 내부 분류를 거쳐 담당 형사과에 전달된 것은 아기가 화장된 당일인 15일 오후였다. 그사이 A씨는 아기가 숨진 13일 오전 사망 사실을 알리려 군포서에 두 차례 전화했으나 주말이라 연결되지 않았다. 결국 발인을 마친 15일 오후에야 경기남부청 민원실을 통해 첫 통화가 이뤄졌고, 담당 수사관은 그로부터 3시간 뒤에야 화장 여부를 물었다.
A씨는 "토요일에 아기가 숨져 바로 경찰에 전화했지만 받지 않아 주말이라 그런가 했고, 월요일 발인 뒤 다시 연락했다"며 "부검 관련 내용을 미리 안내받았다면 화장하지 않고 절차에 응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기가 입원했던 대학병원도 수사 진행 상황을 안내받지 못해 사인을 단순 병사로 진단하고 별도 신고를 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아기의 상태가 위중해 사망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웠던 만큼, 경찰이 배당 전이라도 보호자나 병원에 부검 필요성을 선제적으로 안내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수사는 아기가 대학병원으로 옮겨지기 전 중태에 빠진 경위를 살피는 것이어서 부검이 없어도 의료 기록 검토로 수사가 가능하다"면서도 "사망 원인 규명에 도움이 될 부검이 이뤄지지 못한 점은 안타깝다"고 밝혔다.
논란이 일자 경찰은 수사 주체를 격상했다. 경기남부청은 군포서가 맡던 사건을 광역범죄수사대 의료수사팀으로 이관한다고 17일 밝혔다. 통상 사망자가 발생한 의료사고 의심 사건은 일선 경찰서가 아닌 의료수사팀이 맡는 점을 고려한 조치로, 아기가 숨진 만큼 보다 전문적이고 엄정하게 수사하겠다는 방침이다. 경찰은 병원 내 CCTV 영상과 의료 기록을 확보해 사망 경위와 과실 여부를 면밀히 확인할 계획이다.
이번 사건은 지난 4월 15일 군포의 한 병원에서 태어난 남자 아기가 출생 직후 호흡 곤란으로 중태에 빠지면서 시작됐다. 대학병원으로 옮겨진 아기는 저산소성 허혈성 뇌병증 등을 진단받고 치료받다가 59일 만인 지난 13일 숨졌다. 유족은 출생 직후 호흡 이상에 대한 초기 응급조치와 상급병원 전원 결정이 미흡해 골든타임을 놓쳤다며 의료사고를 주장한다. 반면 병원은 수동식 인공호흡기를 이용한 산소 공급(앰부배깅) 등 적극적인 조치를 매뉴얼에 따라 시행했으며 현재까지 의료사고 정황은 확인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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