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종전 합의에도 "유가 정상화 멀어"…'빅스텝' 가능성엔 선 그어
작성일 : 2026-06-17 17:46 작성자 : 오두환 (odh83@hanmi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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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17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별관에서 2026년 상반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17일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에도 물가 상승세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이라며 금리 인상 신호를 재차 발신했다. 다만 기준금리를 한 번에 크게 올리는 '빅스텝' 가능성에는 선을 그었다.
신 총재는 이날 오후 한은에서 열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설명회에서 "소비자물가는 앞으로 상당 기간 높은 수준의 오름세를 지속할 것"이라며 "임금과 수요 측면의 물가 상승 압력도 강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에너지 공급망이 중동 전쟁 이전 수준으로 정상화하고 국제유가가 안정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단기적으로 원유 공급이 늘 수는 있어도 생산이 전쟁 전 수준으로 회복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신 총재는 종전 합의 직후 국제 유가가 급락한 상황을 두고도 "그럴 때일수록 시장 가격에 홀리지 말고 중장기적으로 경제 자체를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유가가 하락하고 주식·채권 등 자산 가격이 위험 선호 상태로 돌아선 듯하지만, 매일 시장에 일희일비할 게 아니라 장기적인 펀더멘털을 보고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유가는 금융자산처럼 위험 선호도에 따라 등락하는 만큼 하락세가 얼마나 이어질지 지켜봐야 한다"며 "고유가 영향이 다른 품목으로 번지는 2차 파급효과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물가 상방 압력의 무게중심도 옮겨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신 총재는 "반도체 수출 기업을 중심으로 한 임금 상승과 수요 증가로 물가 압력이 커졌다"며 "지난달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 때보다 임금·수요 쪽 압력이 강해졌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비용 측면을 강조해왔으나 이제는 수요 측면의 물가 상승 동력도 세졌다는 것이다. 정부의 재정 확장이 통화정책과 엇박자를 낼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연초 추경은 수요 측 물가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본다"며 "재정이 양호해 추가 채권 발행 부담도, 금리 상방 압력도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다만 '빅스텝'에는 분명히 선을 그었다. 신 총재는 "빅스텝 얘기가 나올 때는 시장이 어려운 상황이었고 채권 금리도 높았는데, 오늘과는 대조적"이라며 "통화정책은 시장 상황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그 밑에 깔린 중요한 흐름을 본다"고 강조했다.
물가 상승에 따른 국민 부담에 대해서도 적극 대응을 예고했다. 신 총재는 "중동 전쟁 이후 석유류 가격이 20% 넘게 올랐고 근원 물가도 2%대 중반으로 높아졌다"며 "특히 체감 생활물가가 소비자물가보다 높은 오름세를 보이면서 저소득층의 생계비 부담이 커졌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물가 상승으로 국민의 경제적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점을 엄중히 인식하고 있다"며 "물가가 목표 수준으로 안정될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 적극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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