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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이란과 종전 MOU 서명…'17억달러 퍼주기' 비판하더니 3천억달러 보상

백악관 "발효 개시"…호르무즈 개방 앞당기려 실물 문서 서명

작성일 : 2026-06-18 17:27 작성자 : 신준호 (shinister0107@gmail.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연합뉴스 자료사진.재판매 및 DB 금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종전 양해각서(MOU)에 17일(현지시간) 서명했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과거 오바마 행정부의 이란핵합의를 '퍼주기'라 비판했던 그가, 정작 훨씬 큰 규모의 경제 보상을 담은 합의에 서명했다는 점에서 자기모순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백악관 당국자는 이날 로이터통신에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 사실을 전했고, 미 매체 악시오스도 미국과 이란 간 MOU가 서명돼 발효됐다고 보도했다. 이란 외무부 대변인도 양국 대통령이 합의 문안에 공식 서명했다고 확인했다.

 

당초 양측은 19일 스위스에서 대면 서명할 계획이었으나, 호르무즈 해협 개방 시점을 앞당기기 위해 서명을 서둘렀다는 게 외교 소식통의 설명이다. 악시오스의 바락 라비드 기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프랑스 베르사유궁에서 만찬 도중 서명했고, 서명 문서의 촬영본이 이란과 중재국에 전달됐다"고 전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과 JD 밴스 부통령이 앞서 전자 방식으로 서명했으나 이번에는 실물 문서에 서명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14일에는 밴스 부통령과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이 전자 서명을 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지켜본 바 있다.

 

서명 주체를 양국 대통령으로 격상하면서 발효 시점도 앞당겨졌다. 이에 따라 이란은 이날부터 60일간 원유 판매를 재개할 수 있게 됐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60일은 양국이 서명 이후 구체적 협상을 이어가기로 한 기간이다. 다만 19일 스위스 대면 협상은 예정대로 진행되며, 대면 서명식이 그대로 열릴지는 불분명하다.

 

이날 공개된 MOU 전문 6조에는 미국이 역내 파트너들과 함께 이란의 재건과 경제 발전을 위해 최소 3천억달러(약 457조원) 규모의 계획을 마련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G7 정상회의가 열린 프랑스 에비앙에서 "미국 정부가 이 기금에 직접 출연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으나, 한 행정부 관계자는 미국이 이란 경제 회복을 위한 청사진 마련에 참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금 조달 주체는 불분명하지만, 구상이 현실화하면 이란이 얻을 경제적 혜택은 오바마 시절 핵합의를 크게 넘어설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오바마 행정부가 2015년 핵합의 당시 이란에 17억달러를 제공한 것을 '퍼주기'라 비판해왔다. 워싱턴 싱크탱크 대서양협의회의 대니얼 샤피로 선임연구원은 "이번 지원 규모는 과거보다 훨씬 광범위하다"며 "이란을 세계 경제 체제로 다시 편입시키려는 구상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오바마 행정부가 제공한 17억달러는 1979년 이란 혁명 이전 팔레비 왕조와의 무기 거래에서 반환되지 않았던 자금을 돌려준다는 명목이었다. 이와 별개로 해외에 묶여 있던 500억달러의 동결 자산 사용도 허용했는데, 당시 이스라엘과 미국 보수파는 이 자금이 하마스·헤즈볼라 등 친이란 세력 지원과 탄도미사일 개발에 쓰였다고 반발한 바 있다. 이번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MOU에도 최종 합의 시 동결 자산을 풀고 대이란 제재를 종료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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