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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특조위 첫 진상규명…'구조 트라우마' 상인도 희생자로

참사 응급구조 후 PTSD·우울증 끝에 4월 사망한 백모씨, 위원회 직권 조사로 희생자 인정

작성일 : 2026-06-30 17:06 작성자 : 오두환 (odh83@hanmir.com)

기자 간담회 하는 송두환 특조위원장 [사진=연합뉴스]


10·29 이태원 참사 직후 부상자 구조에 나섰다가 트라우마에 시달려온 한 상인이 참사 희생자로 인정됐다. 출범 이래 특별조사위원회가 조사 활동을 토대로 내린 첫 진상규명 결정이다.

 

10·29 이태원참사 진상규명·재발방지 특별조사위원회는 30일 오전 제61차 회의에서, 지난 4월 스스로 생을 마감한 상인 백모씨를 희생자로 의결했다. 위원회는 같은 날 오후 브리핑을 열어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쟁점은 '범위'였다. 특조위의 근거법인 이태원참사진상규명법은 참사 당시 현장에서 숨지거나 1∼2주 안에 사망한 이들만 희생자로 규정한다. 그 이후 참사와 관련된 죽음을 누가 희생자로 판단할지에 대한 명확한 조항은 없는 상태다. 특조위는 이런 사후 죽음의 참사 연관성을 따지는 일 역시 넓은 의미의 진상규명 활동에 포함된다고 보고, 지난 5월 직권으로 백씨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백씨는 4월 19일 집을 나선 뒤 연락이 끊겼고, 열흘이 지나 포천 왕방산 일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159명에 이르는 희생자 신청 사건보다 백씨 사건의 결론이 먼저 난 배경에 대해 특조위는 "현장 사망자는 관계기관의 대응 적정성, 응급조치, 구조 과정 등을 복합적으로 들여다봐야 하지만, 이번 사안은 죽음과 참사의 연관성을 분석하는 것이 핵심이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위원회가 다루는 사건은 피해자 신청 166건과 직권 사건 157건을 합쳐 모두 323건이다.

 

조사 결과 백씨는 참사 전 이태원 세계음식거리에서 상가를 운영하며 분점 개업을 준비하던 상인이었다. 지인의 주점에서 운영 매니저로 일하던 그는 참사 당일 밤 11시께 가게 근처에 수많은 사람이 쓰러진 모습을 목격하고, 의식을 잃은 이들을 옮기거나 눕힐 공간을 마련하는 등 응급 구조에 직접 뛰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활달하고 외향적이던 성격은 그날 이후 달라졌다. 가족과의 대화는 끊겼고 감정 기복이 심해졌다. 전문가들은 백씨가 구조와 시신 이송 과정에서 받은 충격으로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를 겪으며 우울증이 악화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가게 경영난으로 인간관계까지 멀어지면서 부채 의식과 무력감이 겹쳐 죽음에 이른 것으로 봤다.

 

특조위는 사망 전 위험 신호가 있었는데도 전문 인력의 직접 방문 같은 적극적 지원이 부족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백씨의 행적과 전문가 소견을 종합해 그가 정신적 피해로 숨졌다고 판단하고, 유사 사례 재발을 막기 위한 피해자 권리 보장 개선책을 함께 권고했다.

 

송두환 특조위원장은 "참사 피해에 대한 국가의 책임과 피해자 권리 보장 원칙을 다시 확인한 결정"이라며 "비슷한 피해를 겪는 분들이 제도의 문턱에서 또 상처받지 않도록, 지원 제도의 빈틈을 살피고 고치는 데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다면 자살예방 상담전화 또는 자살예방 SNS 상담 '마들랜'에서 24시간 전문가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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