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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재고 야구부 전원, 6일 광주일고 방문해 사과…5·18 민주묘지 참배도

작성일 : 2026-07-03 17:15 작성자 : 우세윤 (dmaa778@naver.com)

배재고 사태 관련 긴급 브리핑하는 김허중 서울시교육청 체육건강예술교육과장 [서울시교육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스타벅스 응원 구호' 논란을 일으킨 서울 배재고 야구부 학생들이 오는 6일 광주제일고(광주일고)를 방문해 사과하기로 했다.

 

서울시교육청은 3일 용산 청사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어 배재고 야구부원 36명 전원과 학부모, 교직원 등 80여명이 오는 6일 오후 3시 광주일고를 찾아 사과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사과 후 광주일고 측과 함께 국립 5·18 민주묘지로 이동해 참배하며, 참배에는 김대중 전남광주 교육감과 정근식 서울시 교육감도 동행한다.

 

이규연 광주일고 교장은 보도자료를 통해 "배재고 학생들이 잘못을 뉘우치고 진심으로 화해하고 싶어 한다고 느껴져 사과 방문을 받아들이기로 했다"며 "이번 화해를 계기로 학생들이 새롭게 출발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앞서 이효준 배재고 교장은 지난 1일 서울시교육청을 통해 광주일고 방문 의사를 전달했으나, 광주일고 측은 시험 기간인 점과 학생들의 심리 안정이 필요한 점을 고려해 당일 방문은 재고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이번 논란은 배재고 야구부 학생 선수 일부가 지난달 29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광주일고와 경기 중 상대 더그아웃을 향해 "가야지, 가야지, 스타벅스 가야지", "탱크 데이"라고 외친 사실이 보도되며 시작됐다. 스타벅스 코리아가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에 맞춰 텀블러 할인 이벤트를 하며 '5·18 탱크데이', '책상에 탁'이라고 홍보한 사건과 맞물려 공분을 샀다. 배재고 야구부에는 6개월 대회 출전 정지 징계가 내려졌고, 응원을 주도한 학생 2명은 생활교육위원회에 회부돼 징계를 앞두고 있다. 배재고에는 프로 지명을 노리는 선수도 포함돼 이번 사안이 이들의 진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왔다.

 

김허중 서울시교육청 체육건강예술교육과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학생 선수들이) 어른들한테 떠밀려서 사과한다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며 "학교에서 파악한 바로는 잘못을 인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기 인생을 걸고 열심히 하던 야구를 못하게 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있다"며 "진심으로 반성하고 성장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야구부원뿐 아니라 배재고 전 학생은 오는 8일부터 역사·인권 교육과 차별·혐오 표현 방지 교육을 받는다. 몇 시간짜리 교육으로 학교와 운동부에 뿌리박힌 '혐오 문화'를 개선할 수 있겠느냐는 지적에 대해 김 과장은 "(효과가 회의적이라는 데에) 동의하지 않는다. 이번 계기를 통해서 되려 더 큰 걸 배워서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시교육청 민주시민교육과도 요즘 아이들의 (혐오) 놀이 문화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어서 관련 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육청은 다음 달까지 운동부를 운영하는 관내 모든 학교를 방문해 인권 교육과 학습권 보장, 투명한 운영 여부를 살피고, 학교체육진흥회와 협력해 혐오 표현 금지 및 건전한 응원 문화 관련 교육자료를 개발해 보급할 방침이다.

 

한편 배재학당총동창회는 이에 앞서 3일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협회)에 배재고 야구부 징계가 과도하다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김동연 제39대 배재학당총동창회장은 이날 오전 10시 30분께 서울 송파구 올림픽회관 1층 로비를 방문해 협회 우편함에 탄원서를 넣었으며, 협회 사무실을 직접 방문해 전달하지는 못했다.

 

김 회장은 "청룡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발생한 일로 마음의 상처를 입으신 광주제일고 학생 선수와 동문 여러분께 진심으로 거듭 사과 말씀을 올린다"며 "후배들은 아직 배우고 성장하는 과정에 있는 학생들이다. 잘못을 깨닫고 반성하며 더 나은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시는 것이 너무나 소중한 가치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한 번의 경험이 평생의 교훈이 돼 더 성숙한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선처를 베풀어 주시기를 간절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당초 총동창회는 협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선처를 호소할 예정이었으나, 이날 새벽 2시까지 배재고 야구부 선수단 학부모 측을 포함해 여러 관계자와 논의한 끝에 공개 기자회견은 취소하고 탄원서만 내기로 했다. 야구부 선수단 학부모들은 탄원서 제출에 동참하지 않았다. 김 회장은 "학부모님들이 먼저 잘못을 인정하고 용서를 구하는 것이 순서인데, 동창회가 먼저 나서면 취지가 왜곡될 수 있다고 말씀하셨다"고 기자회견 취소 사유를 설명했다.

 

'6개월 징계가 과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김 회장은 "징계 자체를 제가 판단할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선배로서, 총동창회장으로서 선처를 호소하는 게 마땅하다고 봤다"고 답했다. 이어 "직접적인 책임 소재를 이 자리에서 말씀드리기는 어렵다"면서도 "후배들도 잘못했지만, 어른들이 책임져야 할 부분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탄원서 제출에 뜻을 같이한 배재고 동문 김모(82·1963년 입학)씨는 "먼저 '이런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고 교육하고, 다시 이런 일이 벌어지면 징계가 있을 수 있다고 알려주는 과정이 있어야 했다"며 "그런 과정 없이 일이 일어나자마자 징계로만 몰아가는 것은 교육자들이 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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