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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권에 312조원 쏟아진다…한화·삼성·SK·현대차·LG '피지컬AI·우주' 베팅

작성일 : 2026-07-03 17:25 작성자 : 신준호 (shinister0107@gmail.com)

이재명 대통령이 3일 경남 진주시에서 열린 영남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노태문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이재명 대통령,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 정재헌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 [사진=연합뉴스]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의 권역별 국민보고회가 3일 경남 진주 경상국립대에서 열린 영남권 행사를 끝으로 모두 마무리됐다. 건국 이래 최대 규모인 총 1천600조원이 투입되는 이번 프로젝트는 서남권(약 896조원)의 반도체 클러스터, 충청권(약 392조원)의 반도체 패키징에 이어 영남권(약 312조원)에는 피지컬 인공지능(AI)과 우주항공이 중심축으로 배치되면서 권역별로 특색 있는 산업 지도가 그려지게 됐다. 전통 중화학공업의 메카였던 영남권은 기존 '제조업 DNA'에 AI를 결합하는 구조 전환에 초점을 맞췄다.

 

이날 보고회에서는 한화·삼성전자·SK·현대차그룹·LG그룹 등 주요 기업이 잇달아 투자 계획을 공개했다.

 

가장 규모가 큰 곳은 SK다. SK텔레콤은 140조원을 투입해 영남권을 아시아 최대 AI 인프라 허브 구축의 출발점으로 삼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울산을 첫 번째 기가와트(GW)급 AI 데이터센터 사업지로 정하고 내년 4분기 가동을 목표로 100MW(메가와트) 규모의 하이퍼스케일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착수했으며, 이후 900MW를 추가로 확보한다.

 

울산 외 영남권에도 단계적으로 1GW 이상 규모를 더 조성할 계획이다. SK는 2029년부터 5GW 규모 AI 데이터센터를 단계적으로 가동하고 중장기적으로 전국 15GW까지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1단계 5GW 구축에만 부지 약 75만평과 그래픽처리장치(GPU) 300만장, 고대역폭메모리(HBM) 2천400만장, 약 350조원이 필요하다.

 

정재헌 SK텔레콤 사장은 "AI 데이터센터 인프라의 핵심 요소는 반도체와 에너지 솔루션, 데이터센터 건설·운영 역량"이라며 "SK는 이러한 역량을 모두 갖추고 있을 뿐 아니라 이미 AI 데이터센터를 구축·운영한 경험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규모 AI 데이터센터를 기반으로 영남의 제조 산업 역량이 AI와 결합하면 생산성 혁신뿐 아니라 제조 AI를 실증하고 확산하는 허브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약 60조원을 투자해 영남권을 AX(인공지능 전환)와 로봇이 접목된 '제조 AI 선도지역'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노태문 삼성전자 대표이사 겸 DX부문장(사장)은 "AI로 제조 분야 기술 패러다임이 상상하지 못할 속도로 전환되고 있다. AI가 전통 제조 공장을 휴머노이드 로봇이 중심이 된 AI 드리븐 팩토리로 바꾸고 있다"며 이 같은 계획을 소개했다.

 

그는 휴머노이드 로봇과 AI 데이터센터, 첨단 제조업에 집중 투자해 영남권에 양질의 일자리 20만개를 만들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세부적으로는 구미에 삼성전자·삼성SDS가 19조원을 투자해 휴머노이드 양산 체제와 제조 AX 전환을 추진하고, 노 사장은 "이를 통해 삼성전자 구미 사업장은 미래의 제조 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제조 혁신 허브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에서는 삼성SDI가 전고체 배터리와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 양산에 16조원을, 부산에서는 삼성전기가 AI 서버용 패키지 기판과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생산에 15조원을, 거제에서는 삼성중공업이 고부가가치선 및 해양 인프라 구축에 10조원을 각각 투입한다. 노 사장은 "경쟁국과 유사한 조건에서 사업할 수 있도록 로봇 산업 특화단지 지정과 인센티브 등을 지원해주기 바란다"며 "국내 조선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정부 주도의 사업을 확대해주면 감사하겠다"고 요청했다.

 

한화는 2040년까지 55조원을 투자해 독자 발사체와 위성망, 국방 AI를 아우르는 통합 우주 인프라를 구축한다. 김동관 한화 부회장은 우주 주권 확보와 국방 AI 역량 구축, 영남권 중심 우주항공 생태계 완성을 목표로 제시하며 "우주 주권 확보를 위한 첫 단추는 독자 발사체 개발"이라고 강조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우주 발사체에 약 23조원을 투자해 단조립장과 시험시설을 구축하고 상업발사로 전환할 계획이며, 김 부회장은 "우리나라가 원하는 위성을 원하는 시간, 원하는 위치로 우주에 다다를 역량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한화시스템은 초저궤도 SAR(합성개구레이더) 위성과 우주 AI 데이터센터, 위성통신망 확보에 약 20조원을 투자해 2031년까지 SAR 위성 64기를 운영하고 저궤도 통신망은 위성 192기로 서비스를 시작한 뒤 60기 이상을 추가 발사한다.

 

김 부회장은 "대한민국의 자체적인 독자 저궤도 위성 통신망 구축에 선도적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국방 AI 분야에는 10조원 이상을 투자해 경남 창원에 국방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며, 올해 45MW 규모로 시작해 2032년까지 135MW로 단계적으로 확장한다. 김 부회장은 "한국은 더 이상 하드웨어만 강한 나라가 아닌, 세계 최고 수준의 국방AI를 보유한 나라로 도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장 데이터를 학습·추론하는 실전 특화 국방 AI 모델 '디펜스 오에스(Defense OS)' 개발에는 2040년까지 약 2조원이 투입된다. 한화는 부산대·창원대·경상대 등 지역 대학과 산학과제, 장학생 선발 등을 진행 중이며 향후 계약학과 설치로 협력을 넓힐 방침이다.

 

김 부회장은 "지역 인재가 지역에서 배우고, 지역 기업이 세계 시장에 도전하고, 지역 생태계가 대한민국의 미래를 담보하는 이런 선순환 구조야말로 한화가 생각하는 산업 생태계의 완성"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부터 10년간 영남권에 총 42조원을 투자해 그룹의 글로벌 첨단산업 거점으로 삼는다.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은 세계 최대 단일 완성차 공장인 울산공장을 미래 모빌리티 핵심 기지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오는 4분기 가동 예정인 울산 전기차(EV) 공장을 포함해 AI가 차량 데이터를 스스로 학습·판단하는 AI DV(고도 자율주행차) 제조 허브를 구축하고, 자율주행 레벨4 이상까지 기술을 고도화한다는 구상이다. 울산 수소연료전지공장은 수소 모빌리티 산업의 전략 생산기지 역할을 맡는다.

 

부품 공급망도 강화해 2030년까지 현대모비스 배터리 시스템 조립라인(울산), 모터·제어기 생산라인(대구), 현대위아 열관리시스템 생산라인(경남 창원)을 신설한다. 아울러 AI가 생산·물류·품질관리를 스스로 최적화하는 지능형 공장을 영남권에서 실증·확산하고, 항공·우주 분야로도 사업을 넓혀 미국 법인 슈퍼널의 차세대 기체 개발과 우주 발사체 엔진, 달 탐사 로버 개발도 병행한다. 소형모듈원전(SMR), 해상풍력, 수전해 플랜트 등 에너지 인프라 구축도 추진한다.

 

장 부회장은 "현대차그룹의 모체가 되는 영남권에 신사업 분야 추가 투자를 실시함으로써 미래 첨단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육성하고, 대한민국 산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LG그룹은 2030년까지 영남에 약 9조4천억원을 투자한다. 프리미엄 가전 연구개발과 반도체 기판 생산능력(캐파) 증설, 디스플레이 신모델 투자가 골자다. LG전자는 창원을 중심으로 AI 데이터센터 확산에 대응할 냉난방공조(HVAC) 연구개발 역량을 강화하고 프리미엄 가전 차세대 기술 개발에도 투자를 늘린다.

 

구미에서는 LG이노텍이 광학 솔루션 신모델 양산과 반도체 기판 생산능력 확대를, LG디스플레이가 차세대 디스플레이 신모델 양산 생산 기반 확대를 추진한다.

 

LG그룹 관계자는 "이번 투자는 AI 전환에 대응하기 위한 LG의 미래 성장 전략의 일환"이라며 "이를 통해 첨단산업 생태계를 활성화하고 국가 제조 경쟁력 강화에도 기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문혁수 LG이노텍 최고경영자(CEO), 이재성 LG전자 ES사업본부장, 백승태 LG전자 HS사업본부장, 김성현 LG디스플레이 최고재무책임자(CFO) 등이 참석했다.

 

이 밖에 두산그룹도 소형모듈원전(SMR)과 대형원전, 가스·수소터빈 등에 약 5조1천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권역별 산업 재편의 다른 축인 서남권과 충청권에서는 반도체가 중심이다. 서남권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총 800조원을 들여 반도체 팹(공장) 4기와 협력사·인력 생태계를 구축하기로 했으며, AI 데이터센터를 포함하면 총 896조원 규모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전력, 용수, 인력 확보 등 많은 인센티브 지원이 기대되는 광주를 후보지로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경기 용인의 국가산단과 일반산단 최종 팹 완공 시점을 각각 7년(2047→2040년), 12년(2045→2033년) 단축해 5년 내 메모리 생산 능력을 2배로 늘리기로 했다. 충청권에는 약 392조원이 투입되며, 삼성이 HBM 팹과 패키징, 디스플레이 등에 140조원을, SK하이닉스가 낸드플래시 및 첨단 패키징 등에 100조원을 배정했다. 셀트리온도 바이오 의약품 생산시설 등에 2조원가량을 투자하며, AI 데이터센터 조성에도 150조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각 권역의 운명을 바꿀 천문학적 규모의 민간 투자가 차질 없이 이행되려면 전력·용수·인력·정주 여건 등 기반 시설 지원이 전제 조건으로 꼽힌다. 정부는 필수 인프라 구축에 총력을 다하는 한편 파격적인 세제 혜택과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기업이 속도감 있게 투자를 집행할 수 있도록 과감한 규제 완화를 추진하며, 우수 인재가 지역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정주 여건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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