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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회생절차 결국 폐지…1만2천명 실직 위기에 정부 긴급 지원

작성일 : 2026-07-03 17:40 작성자 : 오두환 (odh83@hanmir.com)

홈플러스는 지난 29일 서울회생법원에 수정회생계획안 변경안을 제출했다. 변경안에는 회생절차 개시 이후 진행한 점포 축소, 인력 감축, 사업부 매각 등 자구 노력이 담겼다. 홈플러스는 다음 달부터 서울 월곡·방학·상봉 등 일부 점포에서 온라인 주문 '매직배송' 서비스를 한시 중단할 예정으로 알려지는 등 영업 차질도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30일 서울 시내 홈플러스 매장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회생법원 회생4부(정준영 법원장)가 3일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폐지를 결정하면서 대형마트 홈플러스가 사실상 파산 수순에 들어갔다. 지난해 3월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한 지 1년 4개월 만이다. 이에 정부는 임금 체불 피해 근로자와 중소 협력업체에 대한 긴급 지원책을 마련하고 나섰다.

 

재판부는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사업 부문 매각이 성사됐으나 잔존 사업부에 대한 인수·합병이 이뤄지지 않은 채 영업을 지속하는 과정에서 매출이 감소하는 반면 급여, 물품대금 채무, 조세 등 공익채권이 급증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상황에서 회생계획안을 수행하려면 최소 약 2천억원이 필요함에도 현재까지 조달되지 않았다"며 "회생계획안의 수행 가능성이 없으므로 관계인집회의 심의·결의에 부치지 않고 회생절차를 폐지했다"고 밝혔다. 홈플러스가 지난달 30일 제출한 수정 회생계획안 변경안의 수행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한 결과다.

 

대형마트 업계 2위에 한때 전국 140여개 점포를 갖췄던 홈플러스는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에 인수된 후 이커머스 성장 속에 경영난이 가중돼 왔다. 지난 3월과 5월 회생계획안 기한이 연장됐을 때만 해도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사업 부문 매각으로 경영난을 완화한다는 카드가 있었지만, 2천억원대에 NS홈쇼핑으로 매각이 완료된 이후에도 자금난은 여전했다. 전체 104개 대형마트 매장 중 기여도가 낮은 37개 매장을 폐점해 운영을 효율화하고 본체인 대형마트 매각도 추진했으나, 침체된 오프라인 대형마트 업황 속에 별다른 진전이 없었다.

 

회생 기한 연장을 받지 못한 가장 큰 원인은 회생에 필요한 최소 자금 2천억원을 조달하는 데 실패했다는 점이다. 법

 

원은 6월 말까지 2천억원 조달 방안을 소명하라고 사실상 '최후통첩'을 보냈으나, 홈플러스가 제출한 수정안에는 실질적인 외부 자금 조달 방안이 담기지 못했다. 대주주 MBK파트너스와 최대 채권자 메리츠금융그룹 간 '책임 공방'이 장기화하면서 자금 수혈이 막힌 탓이다.

 

메리츠금융그룹은 MBK파트너스와 김병주 MBK 회장의 보증을 조건으로 1천억원의 긴급운영자금(DIP) 대출금을 에스크로에 예치했으나 나머지 1천억원은 MBK 측이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MBK는 1천억원에 대해 회사 차원의 연대보증을 제공하기로 했으며, 이미 김 회장의 개인 증여 등을 통해 수천억원의 자금과 신용을 직간접적으로 부담했다고 맞섰다. 이런 책임 공방 속에 홈플러스 직원들은 지난 4∼5월 임금이 뒤늦게 지급됐고, 6월 월급은 아예 받지 못했다.

 

기업회생절차는 경영 위기를 겪는 기업을 청산할 때의 가치(청산가치)보다 유지할 때의 가치(존속가치)가 더 크다고 인정되는 경우 법원의 관리를 받아 회생시키는 제도다. 회생 계획을 수행할 수 없어 절차가 폐지된 경우 채무자 기업이 밟을 수 있는 선택지는 사실상 파산뿐이다. 다만 홈플러스는 이번 결정에 대해 14일 이내에 즉시항고할 수 있다.

 

법원은 "홈플러스가 자금 조달 후 즉시항고하면 정당한 이유가 인정될 수 있다"며 "이 경우 서울회생법원 재판부가 스스로 폐지결정을 취소하고, 회생계획안 심리·결의를 위한 관계인집회 기일을 지정할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다만 자금 문제가 해결돼야 하고 기간도 2주에 불과해 실행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나온다. 즉시항고를 제기하지 않으면 폐지 결정은 그대로 확정되며, 특별한 사정 변경이 없는 한 재도의(재신청)가 받아들여질 가능성도 작다.

 

결국 홈플러스는 7월 중 별도의 파산 신청 절차를 밟게 될 가능성이 크다. 파산을 신청하면 법원이 파산 관재인을 선임해 회사 재산을 채권자들에게 배당하게 되는데, 메리츠가 홈플러스 62개 자가 점포를 신탁 담보로 잡고 있는 상황이라 파산 관재인의 역할은 제한적이고, 결국 메리츠가 점포 매각 등 담보권 실행 절차를 따로 집행할 것으로 보인다.

 

피해 규모는 광범위하다. 지난달 말 기준 홈플러스 직원은 1만2천명가량으로, 주차·카트관리·청소 등 간접 고용 인원 1천명까지 더하면 모두 실업자가 될 처지에 놓였다. 납품 대금을 받지 못한 중소기업·소상공인은 150곳으로, 업체당 평균 미수금이 7억7천400만원에 달하지만 일반 상거래 채권은 후순위인 데다 홈플러스의 현금성 자산이 지난 2월 말 기준 104억원에 불과해 대금 회수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후순위 채권자 격인 전단채 피해자들 역시 4천19억원에 이르는 피해액을 구제받기 어려운 상황이다.

 

노조는 즉각 반발했다. 마트노조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정부를 향해 "14일 안에 공적자금 투입을 포함한 모든 가능한 긴급조치를 통해 홈플러스 회생 방안을 마련하라"며 "14일간 긴급투쟁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홈플러스 일반노조도 "MBK, 메리츠금융은 14일 안에 2천억원을 즉시 투입하라"며 "정부는 홈플러스 사태 10만명에 대한 생존권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정부도 대응에 나섰다. 이형일 재정경제부 1차관은 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홈플러스 관계기관 전담반(TF) 회의를 열고 회생절차 폐지의 영향을 점검하며 근로자·협력업체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정부는 민생 경제 파급을 최소화하기 위해 근로자와 중소 협력업체 보호에 중점을 두고 대응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우선 임금 체불 피해 근로자에게는 1인당 최대 2천100만원까지 체불 임금 대지급금을 지급하고, 1인당 1천만원 한도까지 체불액 범위에서 연 1.5% 저금리로 생계비 융자를 지원하기로 했다. 중위소득 50% 이하인 저소득 재직 근로자에게는 생활안정자금 융자를 연 1.5%로 최대 2천만원까지 지원한다. 실직 근로자는 퇴직 전 3개월 평균 임금의 60%를 실업 급여로 받을 수 있고, 재취업을 원하면 취업 역량 강화 프로그램 등 맞춤형 종합 취업 지원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

 

실업 급여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국민 취업 지원 제도를 통해 취업 활동 계획 수립을 지원하며, 저소득 구직자에게는 월 60만∼100만원가량의 구직촉진 수당을 지급한다. 고용노동부 지원 직업훈련에 참여하는 실직 근로자는 중위소득 80% 이하인 실업급여 비수급자에 한해 1천만원까지 금리 연 1.0%의 직업훈련 생계비 대부도 받을 수 있다.

 

중소 협력업체에 대해서는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의 긴급 경영안정 자금 900억원, 신용보증기금·기술보증기금 특례 보증 3천500억원 등 총 4천400억원 규모의 긴급 유동성을 지원한다. 소상공인 지원 한도는 기존 7천만원에서 1억원까지 확대하고 금리는 0.5%포인트(p) 인하하며, 중소기업에는 '매출액 또는 영업이익 10% 이상 감소'로 규정된 경영 애로 규모 요건에 예외를 적용한다.

 

이미 은행권으로부터 상환유예·만기 연장을 받은 업체를 위해서는 은행권 협조를 받아 추가 상환 유예와 만기 연장도 추진한다. 폐업을 원하는 협력업체는 점포 철거비, 법률 자문 등 원스톱 폐업 지원을 신청할 수 있고, 전직 장려 수당 최대 100만원, 국민 취업 연계 수당 최대 120만원 등으로 취업·재창업도 지원한다.

 

정부는 매주 관계기관 TF 회의를 열어 지원 방안이 현장에서 차질 없이 시행되도록 하고, 필요하면 추가 지원 방안도 적극적으로 강구할 방침이다. 폐점에 따른 지역 경제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안과 근본적인 유통 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도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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