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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경찰보다 먼저 움직였다…'장윤기 사건' 유착 의혹 강제수사

경찰관 다수 공무상비밀누설·증거인멸 혐의 입건…자택까지 압수수색

작성일 : 2026-07-07 17:52 작성자 : 김수희 (battie009@nate.com)

7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광산구 광산경찰서에서 광주지검 수사관들이 압수수색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광주 여고생 살해범' 장윤기(23) 사건을 둘러싼 증거인멸·유착 의혹 수사가 검찰과 경찰 양쪽에서 동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검찰이 경찰보다 먼저 관련자들을 입건해 강제수사에 착수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고, 경찰도 사건 담당 형사팀 전원을 업무에서 배제한 채 수사팀장의 신병 확보에 나섰다.

 

7일 광주지검 등에 따르면 검찰은 이날 장윤기 사건을 전담했던 광주 광산경찰서에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형사과 담당 수사팀 관계자 등 다수 경찰관을 공무상비밀누설, 증거인멸, 증거인멸방조 등 혐의로 입건한 상태였는데, 이 입건은 나흘 전인 지난 3일 이미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장윤기 송치 후 보완수사 과정에서 현직 경찰관인 그의 아버지와 담당 수사팀 간 유착 정황을 의심한 검찰이 지난주 내사(입건 전 조사)를 거쳐 공식 수사 착수를 결정한 데 따른 것이다.

 

경찰관 다수가 입건된 시점은 공교롭게도 장윤기 사건의 주요 증거물인 '리얼돌'의 경찰 과학수사 보고서가 결과 통보 약 6주 만이자 언론 취재 이후에야 검찰에 송치된 때와 맞물린다. 경찰청도 이때를 기점으로 사건 처리 전반에 대한 '수사 감찰'에 착수했으나, 감찰이 실제 수사로 전환된 것은 검찰보다 사흘 늦은 지난 6일이었다. 장윤기 담당 수사팀장이었던 광산경찰서 형사과 소속 A 경감의 증거인멸 의혹이 감찰 과정에서 드러나면서다.

 

입건된 경찰관들은 지난 5월 5일 장윤기를 긴급체포한 뒤 검찰 송치까지 이어진 수사 과정에서 케이블타이·리얼돌·차량(SUV) 등 주요 증거물을 확보하지 않고, 현직 경찰인 장윤기 아버지에게 압수수색·구속영장 내용 등 수사 상황을 누설한 혐의를 받는다. 이날 압수수색은 장윤기가 여고생 살해 직전 아르바이트 동료에게 저질렀던 성범죄 사건을 수사했던 여성청소년과 사무실 등 전방위로 이뤄졌으며, 입건된 경찰관들의 주거지도 대상에 포함됐다.

 

검찰이 직접 수사에 나선 배경에는 사안의 중대성이 있다. 사건 하루 만에 수사팀이 장윤기 아버지에게 넘긴 차량에서 결박 도구인 케이블타이가 사라졌고, 그로부터 이틀 뒤에는 자취방 인계 조치로 리얼돌이 폐기됐다는 것이다. 경감 계급의 현직 경찰인 장윤기 아버지는 리얼돌을 폐기하고 압수수색에서 빠졌던 아들의 과거 휴대전화까지 소각하는 등 증거인멸 행위를 벌였지만, '친족은 증거인멸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형법상 특례에 따라 형사입건되지는 않았다.

 

원칙적으로 경찰관 비위 범죄는 검찰과 경찰이 각각 수사할 수 있고, 동일 범죄로 동시 수사가 전개되면 압수수색·구속 등 영장을 먼저 신청·청구한 기관이 형사소송법에 따라 수사 우선권을 갖는 '경합' 상황이 생길 수 있다. 다만 이번 사건은 검찰이 적시한 혐의가 경찰의 자체 수사보다 포괄적이어서 검경 간 수사권 경합으로 번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현재 경찰은 A 경감의 증거인멸 혐의만 들여다보고 있는 반면, 검찰은 수사팀과 장윤기 아버지 간 정보 공유(공무상비밀누설) 등 경찰 수사 전반의 의혹을 총체적으로 수사할 방침이다.

 

경찰도 이날 자체 수사에 속도를 냈다. 경찰청 '광주 광산경찰서 살인사건 관련 진상규명 특별수사팀'(팀장 홍장득 경찰청 수사인권담당관)은 이날 A 경감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A 경감은 지난 5월 5일 사건 직후 장윤기의 차량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케이블 타이를 증거인멸한 혐의를 받는다. 현장 수색 당시 수사팀이 과학수사대 도착 전 차 안에서 케이블 타이를 발견하고도 증거물로 확보하지 않았다는 것으로, 장윤기를 최소 무기징역 이상으로 처벌할 수 있는 '강간살인죄'의 핵심 단서가 사라졌다는 점에서 파문이 커지고 있다. 장윤기의 부친이자 광주 지역 현직 경찰관인 장모 경감과 A 경감 등 수사팀 간의 유착 의혹도 수사선상에 올라 있다.

 

전날 27명 규모로 확대 편성된 특별수사팀에는 이날 오전 경찰청 중대범죄수사과 팀장과 수사관 6명이 추가 투입됐으며, 사무실은 광주경찰청에 꾸려졌다.

 

특별수사팀은 "증거 인멸 등 관련 혐의 및 그 경위를 상세히 밝히기 위해 관련자들에 대한 폭넓은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한 점의 국민적 의혹도 남지 않도록 철저하고 엄정하게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검찰보다 하루 앞서 A 경감을 긴급체포한 경찰은 이 사건을 검찰에 중도 이첩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결론 낸다는 방침이며, 48시간인 체포 시한을 고려해 이날 오전 서둘러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수사 공정성 확보 차원의 조치도 이어졌다. 광주 광산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장윤기 사건을 초기부터 수사한 형사과 소속 1개 수사팀 전원을 전날 업무에서 배제했다. 대상은 이날 구속영장이 신청된 팀장 A 경감과 나머지 팀원 4명으로, A 경감의 공석은 형사과 지원팀장이 직무대행을 맡고 기존 5조 5교대 근무 체계는 4개 팀 전일제 근무 방식으로 바뀌어 수사 공백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A 경감이 장윤기 차량의 블랙박스 영상을 팀원에게 삭제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도 제기됐으나, 경찰은 현재까지 확인된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의 공정성·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수사팀을 업무에서 배제했다"며 "본청 차원에서 꾸려진 전담 수사팀이 관련 의혹을 철저하게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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