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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가르쳤더니 좌파 사상 주입"…교사 5명 중 1명 '정치중립 위반' 항의받아

교사노조 설문, 391건 항의·39건은 실제 신고·고소로

작성일 : 2026-07-09 17:22 작성자 : 김수희 (battie009@nate.com)

학교 교실 [사진=연합뉴스TV]


역사 교과서 내용대로 5·18민주화운동을 설명했을 뿐인데 "좌파 사상 주입"이라는 항의를 받는 등, 교사 5명 중 1명이 정상적인 교육 활동을 하고도 정치적 중립성을 위반했다는 민원에 시달린 것으로 나타났다.

 

교사노동조합연맹(교사노조)은 9일 서울 영등포구 교사노조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사 교육권 침해 및 정치 관련 민원 사례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교사노조가 작년 11월 3∼9일 전국 교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서 응답자 1천937명 중 391건(20.2%)이 정상적인 교육 활동에 대해 정치 중립성 위반이라는 항의나 민원을 받은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신고·고소를 하겠다는 위협을 받은 경험'은 169건(8.7%), '실제 신고·고소 등 법적 절차를 겪은 경험'은 39건(2.0%)으로 조사됐다.

 

주관식 응답에서는 역사 교육 관련 사례가 가장 많았다. 초등학교 5학년 사회과 수업에서 일제강점기와 3·1운동, 유관순 열사를 다뤘는데 "교사와 학교 교육과정이 좌파로 치우쳐져 있다"는 민원을 받은 사례가 있었고, 5·18민주화운동을 교과서 내용대로 설명했음에도 "좌파 사상 주입", "공산당"이라는 항의가 제기된 경우도 있었다.

 

영화 '서울의 봄', '택시운전사' 등 역사적 사건을 소재로 한 자료를 활용한 수업이 민원으로 이어졌다는 응답도 나왔다. 민원 대상은 현대 정치제도와 시민권 교육까지 뻗쳤는데, 초등학교 6학년 사회 시간에 선거공보물을 활용하려고 가정에서 가져오라고 안내했다가 "이런 수업하지 말라"는 항의를 받은 교사도 있었다.

 

교사노조 정책연구원이 올해 4월 8일부터 5월 11일까지 교사·학생·학부모 등 교육 이해관계자 10명을 심층 면담한 결과, 학교 시민교육의 선결 조건은 교사의 교육권 보장이라는 점이 확인됐다고 교사노조는 전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학교 시민교육 강화를 바라는 국민이 많다는 별도 설문 결과도 함께 공개됐다. ㈜마이크로밀엠브레인이 교사노조 정책연구원 의뢰로 지난 4월 17∼22일 국민 5천명(만 16세 이상∼70세 미만)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66.0%는 현재 학교 내 시민교육 수준이 부족하다고 답했다. 충분하다는 응답은 18.9%에 그쳤다.

 

학교 내 민주시민교육 자체에 대해서는 대체로 긍정적이어서, 응답자의 83.7%가 학교 내 시민교육에 동의했고 82.4%는 현실 정치 쟁점과 사회적 문제에 대한 교육이 학생에게 필요하다고 답했다. '학생들이 현실 정치의 쟁점과 사회적 문제를 주로 어디에서 배워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학교가 66.4%로 가장 많았고, 가족 14.6%, TV 6.3%, 온라인(유튜브·SNS 등) 5.6% 순이었다.

 

다만 시민교육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교사의 정치적 편향 가능성에 대한 우려는 만만치 않았다. 현실 정치 쟁점과 사회 문제 수업을 둘러싼 우려로 응답자의 63.6%가 '교사의 정치적 편향에 따른 왜곡된 시각 주입'을 꼽았고, '정치적으로 민감한 주제로 학교 내 갈등·혼란 우려'가 16.2%로 뒤를 이었다.

 

교사노조 정책연구원은 "학교 시민교육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형성됐지만 정치 편향 민원,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모호한 해석, 교사 보호 장치의 부재 등으로 교육활동이 위축되고 있다"며 "교사가 시민교육을 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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