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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체포방해' 징역 7년 확정…12·3 계엄 583일 만의 첫 대법 판단

공수처 "법치주의 원칙 재확인"…尹측 "충분한 심리 없이 종결, 위헌성 다투겠다"

작성일 : 2026-07-09 17:49 작성자 : 김수희 (battie009@nate.com)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체포방해 등 혐의 사건 상고심 선고기일인 9일 서울역에 관련 방송이 생중계되고 있다. 이날 대법원 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7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사진=연합뉴스]


12·3 비상계엄 이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9일 징역 7년의 실형이 확정됐다. 12·3 계엄 583일 만에 나온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첫 대법원 판단이다.

 

대법원은 이 과정에서 공수처의 내란죄 수사권을 인정했고, 공수처는 "법치주의 원칙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고 반겼다. 반면 윤 전 대통령 측은 "충분한 심리 없이 종결됐다"며 헌법재판소에 재판소원을 내겠다고 예고했다.

 

대법원 3부(재판장 이흥구·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이날 오후 특수공무집행방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7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이례적으로 상고기각 이유를 법정에서 직접 설명했다. 대법 전원합의체가 아닌 소부 선고공판이 생중계된 것도 사상 처음이다. 상고심은 피고인 출석 의무가 없어 윤 전 대통령은 이날 법정에 나오지 않았다.

 

대법원은 공소사실 가운데 공수처 1·2차 체포영장 집행 방해, 계엄 당시 국무위원 심의권 침해, 사후 비상계엄 선포문 작성·폐기, 외신 상대 허위 자료 작성·배포, 비화폰 기록 제출 거부 지시 등 혐의 대부분을 유죄로 인정한 2심 판단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핵심 쟁점이었던 공수처의 수사권 문제에 대해 대법원은 윤 전 대통령에 대한 내란죄 수사권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헌법 84조는 '대통령은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직 중 형사상의 소추를 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하는데, 윤 전 대통령 측은 이를 근거로 공수처가 직권남용죄 수사를 개시할 수 없고 관련 범죄로 인지한 내란죄 수사권 역시 인정되지 않는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대법원은 "헌법 84조 불소추특권의 본질을 고려하면 재직 중 형사상 소추가 금지되더라도 수사까지 전면적으로 금지된다고 볼 수 없다"며 "대통령 직무 수행이나 국가원수로서 권위 확보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는 범위 내의 수사는 가능하다"고 밝혔다. 나아가 내란죄는 직권남용죄와 배경 사실관계가 중첩되므로 공수처법상 '직접 관련성'도 인정되고, 이에 따라 공수처의 내란죄 수사권도 인정된다고 봤다.

 

대통령 관저 수색영장 집행의 적법성에 대해서도 대법원은 당시 경호처장이 영장 집행 거부 사유를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았고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해할 우려도 인정되지 않는다며, 승낙 거부는 부적법하고 영장 집행은 적법했다고 판단했다. 특검과 윤 전 대통령 측이 각각 문제 삼은 다른 쟁점들에 대해서도 법리 오해 등의 잘못이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은 12·3 계엄 수사 초기인 작년 1월 대통령 경호처 직원을 동원해 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혐의로 작년 7월 내란 특별검사팀에 의해 구속기소됐다. 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 외관만 갖추려 일부 국무위원만 소집해 회의에 참석하지 못한 국무위원 9명의 계엄 심의권을 침해한 혐의도 있다.

 

계엄 해제 후에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부서한 문서에 의해 계엄이 이뤄진 것처럼 허위 선포문을 만들고 이후 폐기한 혐의, '헌정질서 파괴 뜻은 추호도 없었다'는 허위 사실이 담긴 프레스 가이던스(PG)를 외신에 전파하도록 지시한 혐의도 적용됐다.

 

올해 1월 1심은 이런 혐의 상당 부분을 유죄로 인정해 징역 5년을 선고했다. 2심을 맡은 서울고법 내란전담재판부 형사1부(윤성식 부장판사)는 지난 4월 징역 7년을 선고해 형량을 늘렸는데, 특검팀 구형량인 징역 10년보다는 적었다.

 

2심은 체포영장 집행 방해 혐의와 국무위원 계엄 심의권 침해 혐의를 전부 유죄로 인정했고, 1심에서 무죄였던 허위 PG 외신 전파 지시 혐의도 유죄로 뒤집었다. 허위 선포문 작성·폐기 혐의도 1심과 같이 유죄로 봤으나, 이 문서를 실제로 행사한 혐의는 무죄 판단이 유지됐다.

 

김성훈 경호처 차장에게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등의 비화폰 통신기록에 대한 수사기관 접근을 제한하도록 지시한 혐의도 유죄로 인정됐다. 특검팀과 윤 전 대통령 측 모두 2심에 불복했으나, 대법원은 이날 양측 상고를 모두 기각했다.

 

이날 대법원 판결로 윤 전 대통령은 민주화 이후 다섯 번째로 유죄 판결이 확정된 전직 대통령이 됐다. 앞서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이 12·12 군사반란과 비자금 혐의 등으로 1997년 4월 대법원에서 각각 무기징역과 징역 17년을 확정받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국정농단 사건으로 2021년 1월 징역 20년과 벌금 180억원을, 그에 앞서 새누리당 공천 불법 개입 혐의로 징역 2년을 확정받았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뇌물수수와 횡령 등 혐의로 기소돼 2020년 10월 대법원에서 징역 17년이 확정된 바 있다.

 

공수처는 판결 직후 입장문을 내고 "이번 판결을 통해 그동안의 수사 절차와 권한에 관한 사법적 판단이 최종적으로 마무리된 것으로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공수처는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제기된 공수처의 수사권과 관할권, 체포영장 집행의 적법성에 관한 여러 쟁점에 대해 사법부가 최종적인 판단을 내렸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며 "이번 판결은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도 형사사법 절차는 헌법과 법률이 정한 절차에 따라 작동해야 한다는 법치주의 원칙을 다시 한번 확인한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도 정치적 고려 없이 법과 원칙에 따라 독립적이고 공정하게 직무를 수행하겠다"고 덧붙였다.

 

반면 윤 전 대통령 측 변호인단은 강하게 반발했다. 변호인단은 "대법원 판단을 존중한다"면서도 "대한민국 헌법의 근간인 법치주의와 영장주의의 관점에서 최고법원인 대법원이 이처럼 중대한 사건을 충분한 심리 없이 종결한 데 대하여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대법원이 전원합의체 심리조차 생략한 채 일반 사건보다도 촉박하게 시간에 쫓기듯 상고를 기각한 것은 사실상 사법부의 최고심으로서의 기능을 방기한 '심리미진'이자 사법의 정치화"라고 비판했다.

 

변호인단은 개별 쟁점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반박했다. 대통령 재직 중 수사가 가능하다는 판단에 대해서는 "국가 원수이자 행정부 수반의 헌법적 지위를 수호하기 위한 고도의 헌법적 쟁점"이라며 "하급심은 이에 대한 명확한 법리적 판단을 회피했으며 대법원 역시 이 심각한 법리적 전제를 완전히 묵인한 채 상고를 기각했다"고 주장했다.

 

공수처의 내란죄 수사 권한 인정에 대해서는 "공수처법상 내란죄에 대한 수사권이 없는 공수처가 자의적으로 관련 범죄라 칭하며 수사를 강행한 것은 헌법상 법률유보원칙의 전면 부인"이라고 지적했고, 관저 압수수색과 관련해서는 "군사상 비밀장소의 압수수색을 제한한 형사소송법 제110조를 무력화했다"며 "영장주의의 본질을 훼손했다"고 비판했다.

 

이 밖에도 변호인단은 국무위원 심의권을 직권남용죄의 '개인적 권리'로 확대 해석했다는 점, 외신 공보 활동을 허위로 단정해 직권남용죄를 적용한 점, 대통령경호법상 조치를 직권남용으로 단정한 점 등을 조목조목 문제 삼으며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권 보호를 위해 재판소원 등 헌법재판 절차를 통하여 이번 판결의 위헌성을 다툴 예정"이라고 밝혔다.

 

같은 날 오전 서울고법 형사12-1부(이승철·조진구·김민아 고법판사) 심리로 진행되던 윤 전 대통령의 내란우두머리 혐의 사건 재판은 대법원 선고를 지켜보기 위해 오후 2시 6분부터 14분간 잠시 중단됐다.

 

윤 전 대통령의 변호인이 "피고인이 자신의 형이 확정되는지 아닌지 관심을 가지고 있는데 여기서 계속 증인 신문을 진행하는 게 합당한지 의문"이라고 문제를 제기하자, 재판부가 휴정을 선언한 것이다. 윤 전 대통령은 "나는 괜찮은데…"라고 했지만 이내 피고인석에서 변호인단과 함께 휴대전화로 대법원 선고 생중계를 지켜봤다.

 

대법원이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며 징역 7년을 확정하는 순간, 윤 전 대통령은 고개를 끄덕이며 헛웃음을 지었다. 옆에서 함께 중계를 보던 김계리 변호사는 욕설을 뱉었고, 방청석의 일부 지지자는 눈물을 터뜨렸다. 실형 확정에 눈물을 흘리는 지지자들을 향해 송진호 변호사는 "너무 실망하지 말라", "전혀 개의치 않으니 상심하지 말라", "울면 저희도 힘이 안 난다"며 다독였다. 재판부가 법정에 돌아와 "다시 개정해 증인 신문을 이어가겠다"고 말하자 윤 전 대통령과 변호인단은 큰 표정 변화 없이 재판에 집중했다.

 

오후 2시 20분께 재개된 재판에서는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에 대한 증인 신문이 이뤄졌다. 조은석 내란특별검사팀과 윤 전 대통령 측은 이른바 '노상원 수첩' 작성 경위를 캐물었지만, 노 전 사령관은 증언 일체를 거부했다.

 

한편 비상계엄 관련 본류 사건인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은 서울고법 내란전담재판부에서 2심 재판이 진행 중이며, 1심은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에 대해 무기징역을 선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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