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규약 회의 도중 폭발·화재…8명 부상, 1명 위중
작성일 : 2026-07-23 17:28 작성자 : 신준호 (shinister010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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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일 오전 8시 29분께 경북 경산시 사동 한 아파트 관리실 안에서 폭발 추정 사고가 난 가운데 당국이 화재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경북 경산의 한 아파트 관리실에서 입주민 방화로 폭발·화재가 발생해 8명이 다쳤다. 관리사무실 운영을 둘러싸고 수년째 이어져 온 갈등이 극에 달해 벌어진 사고라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경찰은 전담팀을 꾸려 정확한 범행 동기 규명에 나섰다.
23일 오전 8시 29분께 경산시 사동의 한 아파트 관리실 안에서 폭발이 일어났다. 이 사고로 방화 용의자를 포함해 남성 2명, 여성 6명 등 모두 8명이 다쳤다. 중상자 가운데 1명은 상태가 위중해 헬기로 서울로 긴급 이송됐으며, 다행히 사망자는 아직 없다.
방화한 것으로 추정되는 70대 남성 A씨도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범행 전 인화물질이 든 용기를 들고 관리실에 들어갔고, 오래지 않아 불을 지른 것으로 보인다. 그는 범행 직후 현장을 벗어나 자신의 집으로 추정되는 곳으로 이동했다가 흉기를 들고 다시 나타나 큰 소리로 욕과 협박을 하다가 출동한 경찰에 제압됐다. A씨 역시 방화 당시 온몸에 화상을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부상자 중에는 관리실과 같은 건물에 있는 경로당에 모여 있던 어르신 5명도 포함됐다. 관리실과 경로당은 출입구가 분리돼 있고 그 사이에 화장실도 있는 구조여서, 경찰은 이들이 폭발음을 듣고 대피하다 다쳤는지 아니면 다른 경위로 다쳤는지 확인 중이다. 이후 출동한 119구조대가 화재를 완전히 진압하고 부상자들을 화상 전문 병원으로 옮겼다. 불은 오전 8시 48분께 꺼졌다.
사고의 배경에는 수년간 쌓인 갈등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트 관계자 등에 따르면 입주민 A씨는 관리사무실 측과 오랫동안 마찰을 빚어왔다. 평소 아파트 운영에 불만을 품어온 A씨는 최근에도 업무 관련 자료를 요청하는 등 민원을 계속 제기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한 남성 입주민은 "A씨의 지속적인 민원으로 관리사무실 내 경리 직원만 여러 차례 바뀌었다"며 "8년간 10여 차례 바뀐 것으로 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지난 5월 입주자 대표 등을 뽑는 선거에 감사직으로 출마했으나 낙선했고, 이후 선거함을 부수는 등 소란을 피우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낙선 이후에도 그가 관리사무실을 찾아 민원을 이어가자, 관리사무실 측은 사건 전날 그를 업무방해 등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아파트 관리 운영이 실제로 허술했다는 지적도 있다. 경산시에 따르면 지난 1월 일부 입주민 요청으로 실시된 행정당국 감사에서 공동주택관리법 위반 등이 적발돼 과태료 2건, 행정지도 7건, 권고 1건의 조처가 내려졌다. 이 아파트는 세대수가 작아 입주자 대표가 관리사무소장을 겸하는 구조다.
사고 당일에도 관리규약 문제로 입주자들과 관리실 관계자들이 모여 회의를 하기로 돼 있었다. 이 아파트는 규모가 작아 의무적으로 입주자대표회의를 운영하지 않아도 되는 곳이다. 사고 현장에서는 '감사 보고서'라고 적힌, 불에 그을린 서류 뭉치가 발견됐다.
경찰은 현장에서 붙잡은 A씨를 현주건조물방화 혐의로 입건했다. 다만 A씨가 범행 과정에서 화상을 입은 만큼, 대구의 한 병원에서 치료가 끝나는 대로 본격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은 불이 꺼진 직후 현장 감식을 벌였으나, 범행 직전 모습이 담겼을 관리실 폐쇄회로(CC)TV의 저장장치가 불에 타 영상 확보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주차 차량 블랙박스 영상 등을 확보해 범행 과정을 재구성할 계획이다.
경북경찰청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관리실과 갈등에 불만을 품은 용의자가 범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추후 주변인 등에 대한 조사를 계속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경북경찰청은 이날 오전 형사과장을 팀장으로 하는 수사 전담팀을 별도로 편성했다. 광역수사대·과학수사계 수사관과 경산경찰서 형사팀 등 36명이 참여하며, 현장 CCTV와 차량 블랙박스 영상 분석, 피해자 등 관련자 진술을 토대로 범행 동기와 사건 경위를 규명할 방침이다. 경찰은 "수사 중인 사안인 만큼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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