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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부 '복붙' 감사에 교원단체 이틀 연속 반발

"학기당 40만자 써야"…교원 부족·입시 제도 구조적 문제는 외면 비판

작성일 : 2026-07-24 17:55 작성자 : 김수희 (battie009@nate.com)

감사 결과 항의 기자회견 연 중등교사노조와 서울교사노조 [중등교사노조, 서울교사노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감사원이 서울 고교 교사들의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 '복붙'(복사 붙여넣기) 사례를 지적한 감사 결과를 두고, 교원단체들의 반발이 이틀째 이어지고 있다.

 

앞서 감사원은 2021∼2024년 서울시 소재 239개 고등학교의 학생부 작성 실태를 점검한 결과, 803명의 교원이 51명 이상 학생의 세부특기사항에 동일 내용을 기재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한 문장을 여러 학생의 학생부에 돌려썼다는 것이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23일 서울 감사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교 현실을 외면한 결과 중심 감사"라며 감사 결과 철회와 교육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전교조는 "이번 감사는 교사의 기록과 문장, 학교의 업무 결과를 지적하는 데 집중했을 뿐 입시 중심의 학생부 제도와 교원 부족, 학교폭력 제도의 구조적 문제는 외면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고교학점제 도입으로 가르쳐야 할 과목은 늘어났고, 학기당 개설 과목이 폭증하면서 교사들이 적어야 할 학생부 작성량은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증가했다"며 "교육부는 가짜 일을 줄이겠다며 연구까지 하고 있는데, 정작 헌법기관이라는 감사원은 학생부 문장만 검사하며 꼬투리를 잡고 있다"고 비판했다.

 

학교폭력 관련 기록을 부실 관리하거나 부당 삭제했다는 지적에는 "법령 어디에도 없는 '신고 이전 상담 기록 작성'까지 요구하며 권한을 남용하고 있다"고 반발했고, 정원 외 기간제교사 채용으로 예산을 초과했다는 지적에는 "정부가 교사 감축 폭탄을 던져놓고 기간제 교사를 채용하며 학교를 지켜낸 교육청을 죄인 취급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교조는 "감사원은 교사를 위축시키는 감사를 멈추고 교육을 가로막는 제도와 관행을 감사하라"며 "정부는 학교에 책임을 떠넘기지 말고 교사가 학생을 가르치는 일에 전념할 수 있는 조건부터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 날인 24일에는 전국중등교사노동조합과 서울교사노동조합도 같은 장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적 맥락을 배제한 기계적 과잉 감사를 재검토하고, 통계의 과장된 제시로 교사들에게 집단적 낙인을 씌운 데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두 단체는 "이번 감사는 교육적 판단이 필요한 학생부를 문장 일치 여부와 중복 인원으로 재단하고, 기록이 형식화된 원인은 살피지 않은 채 그 책임을 교사의 불성실로 돌렸다"고 비판했다.

 

특히 통계 왜곡 문제를 짚었다. 두 단체는 "감사원이 51명 이상 중복으로 기재했다고 분류한 교원은 803명으로, 중복 기재 교원 1만5천377명의 5.2%"라며 "그런데도 감사원은 '1만5천377명'이라는 거대한 숫자를 전면에 내세워 수많은 교사가 학생을 제대로 관찰하지 않은 '복붙 교사'로 오인하게 했다"고 지적했다. 서울 고교 교사는 학기당 많게는 40만자에 이르는 학생부를 써야 한다고 전하며 "불가능에 가까운 기록 노동을 부과하면서 학생마다 입시에 유리한 서로 다른 문장을 작성하라고 요구하고, 이를 해내지 못하면 감사와 조치의 대상으로 삼는 것이 과연 책임 있는 행정이냐"고 따져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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