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그 단층이 또 움직였다…다카이치 "구조는 시간과의 싸움"
작성일 : 2026-07-29 17:31 작성자 : 신준호 (shinister0107@gmail.com)
![]() |
| 28일 오후 일본 규슈 서부 구마모토에서 발생한 규모 7.1 강진 이후 대형 쇼핑몰에서 난 폭발사고로 건물 일부가 붕괴돼 있다. [구마모토 교도=연합뉴스] |
일본 규슈 서부 구마모토현 우키시 인근에서 28일 발생한 규모 7.1 강진의 사망자가 29일 오전 8시 30분 기준 13명으로 늘었다. 전문가들은 이번 지진이 10년 전 구마모토 대지진을 일으켰던 단층이 다시 움직인 것으로 보고, 향후 2∼3일간 비슷한 규모의 후속 강진에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지진 발생 이틀째인 이날 피해 지역에서는 정전과 단수로 대피소마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서 주민들의 불안이 이어졌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이날 오전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인명 피해와 함께 건물 붕괴, 화재, 도로 파손 등 대규모 피해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는 사망자에게 애도를 표하고 유족과 부상자들에게 위로를 전하면서, 현재 구조를 기다리는 이들이 있으며 구조 작업은 시간과의 싸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 경찰·소방 당국을 중심으로 정부가 긴밀히 힘을 합쳐 한 명이라도 더 많은 인명을 구하는 데 온 힘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피해 지역에 대규모 정전과 단수가 발생하고 있다며 인프라 복구에도 전력을 다하겠다고 밝혔고, "구조 작업에 힘쓰는 이들을 포함해 피해 지역 주민들은 무더운 날씨 속 온열질환에 주의해달라"며 정부가 생필품과 비상용 발전기, 냉각용 제품 공급에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일본 정부는 전날 강진 발생 이후 설치해 같은 날 밤 첫 회의를 열었던 비상재해대책본부회의를 이날 오후 1시 30분 재개했다.
29일 아사히·요미우리 신문이 전한 지진 전문가 분석에 따르면 전날 강진은 2016년 4월 14일 규모 6.5 지진을 일으킨 히나구(日奈久) 단층대 활동이 원인으로 추정된다. 이 단층대는 구마모토현 마시기마치부터 서쪽 바다인 야쓰시로해까지 북동∼남서 방향으로 이어지는 길이 약 81㎞ 구간이다. 일본 정부 지진조사위원회는 올 초 히나구 구간에서 규모 7.5, 야쓰시로해 구간에서 규모 7.3 정도의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으며, 단층대가 전체적으로 활성화되면 규모 8.0의 강력한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고 예상한 바 있다. 당시 위원회는 이 지역에서 30년 이내 지진 발생 확률을 최대 6%로 봤는데, 이는 일본 전역의 활단층 중에서도 가장 발생 확률이 높은 'S등급'에 해당한다고 요미우리는 설명했다.
이번 지진의 진원 깊이는 10㎞로 얕은 편이었다. 활단층에 의한 내륙형(직하형) 지진은 진원이 얕아 지표에 강한 흔들림을 일으키고 건물과 지반에 큰 피해를 준다. 일본은 해구로부터의 해양형 지진이 잦지만, 이번처럼 활성 단층을 사이에 두고 지반이 수평으로 어긋나며 흔들리는 내륙형 지진도 발생한다.
대표적 해양형 지진인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은 지반 흔들림보다 쓰나미 피해가 더 컸던 반면, 내륙형이었던 2016년 구마모토 강진은 히나구 단층에서 규모 6.5 지진이 발생한 이틀 뒤 규모 7.3의 강진이 잇따르며 건물 붕괴 등으로 270여 명이 목숨을 잃었다. 당시 두 번째 지진은 히나구 단층과 일부 겹치는 후타가와(布田川) 단층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히라타 나오 일본 지진조사위원장은 "10년 전 구마모토 대지진의 예에서 보이듯 향후 2∼3일은 28일 강진과 비슷한 정도의 강한 흔들림에 충분히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2024년 노토반도 강진을 조사한 아사노 기미유키 교토대 교수는 "2016년 구마모토 대지진과 이번 지진에 따른 단층 움직임을 확인해 히나구 단층대 활동이 이번 지진으로 끝났는지, 아직 극히 일부에 불과한 상태인지 조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본 산업기술종합연구소는 2016년 당시 히나구 단층대 북쪽에 작용한 힘이 발산하면서 다음에는 단층대 남쪽이 지진을 일으키기 쉬운 상태가 됐다고 분석한 바 있는데, 이번 강진이 발생한 우키시 인근이 바로 이 지역에 해당한다.
일본 기상청은 2016년 구마모토 지진 때 이틀 사이 규모 7을 넘나드는 강진이 잇따랐던 것처럼, 이번에도 처음 지진보다 더 큰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에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실제로 2016년 당시에는 첫 지진 후 나온 '여진 주의' 경고가 이틀 뒤 더 강한 지진 앞에서 오히려 경계감을 낮췄다는 지적도 나온 바 있다.
이번 강진은 일본 기상청 진도 기준으로 진도 7에 해당한다. 일본에서 진도 7이 관측된 것은 700명 이상이 숨진 2024년 1월 노토반도 강진 이후 처음이며, 1995년 6천434명이 사망한 한신 대지진 이후로는 여덟 번째다. 이 중 구마모토현에서만 세 차례 발생했다. 이번 강진으로는 10년 전 지진 때 무너져 아직 보수 중이던 구마모토성 성벽 일부가 다시 붕괴하는 등 과거 지진의 상흔이 채 아물지 않은 지역이 또다시 타격을 입었다. 한편 일본 국토지리원은 28일 강진으로 야쓰시로시에서 지각이 최대 84㎝ 움직인 것을 관측했다고 테레비아사히가 전했다.
“ 저작권자 ⓒ 퍼스널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