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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첫 이틀 연속 양시장 서킷…코스피 '9천피'서 '5천피'로 곤두박질

"레버리지 ETF가 지수 흔드는 왝더독"…이억원 "매우 무겁게 생각"

작성일 : 2026-07-29 18:00 작성자 : 신준호 (shinister0107@gmail.com)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29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코스피가 전날에 이어 29일 재차 급락하며 국내 증시가 이틀 연속 '블랙데이'를 맞았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6,800선을 중심으로 반등을 모색하던 지수는 불과 이틀 만에 1천 포인트 넘게 빠지며, 한때 9,000선을 넘봤던 코스피가 5,000선대에서 새로운 지지선을 찾아야 하는 처지가 됐다.

 

한국거래소와 금융정보서비스업체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360.42포인트(5.98%) 내린 5,663.24로 장을 마쳤다. 코스닥도 43.17포인트(6.12%) 내린 662.68로 마감했다. 전날 코스피 10.84%, 코스닥 7.72% 급락에 이은 이틀째 폭락으로, 이틀간 하락률은 코스피 16.2%, 코스닥 13.4%에 달한다. 특히 코스피는 이틀간 1,092.51포인트가 빠졌고, 지난달 19일 기록한 전고점(9,385.59) 대비로는 약 40% 내렸다. 코스닥지수도 지난 4월 27일 올해 장중 고점(1,229.42) 대비 46% 급락했다.

 

전날에 이어 이날도 양 시장에서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매도호가 일시효력정지)가 걸린 데 이어, 20분간 매매가 일시 중단되는 서킷브레이커까지 발동됐다. 코스피 사이드카는 올해 43번째, 코스닥은 27번째였고, 양 시장에서 서킷브레이커가 이틀 연속 동반 발동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개장 직후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전날 10.84% 폭락에 따른 반발매수세가 유입되며 1.09% 오른 6,089.11로 출발한 지수는 한때 3.40% 오른 6,228.52까지 상승하며 반등 기대를 키웠다. 그러나 이날 역대 최대 2분기 실적을 발표한 뒤 4% 넘게 급등하던 SK하이닉스가 갑자기 상승분을 반납하기 시작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SK하이닉스의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60조5천42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57.2% 늘었고 영업이익률은 무려 76%에 달했지만, 시장평균전망치(63조5천526억원)에는 4.7%가량 못 미쳤다. 특히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고대역폭메모리(HBM) 가격 협상과 관련한 구체적 내용이 공개되지 않았고, 주주환원에 대해서도 "추가 검토 중"이라는 원론적 답변에 그친 것이 투매를 촉발했다. SK하이닉스는 장중 한때 19.61% 폭락하며 지수를 강하게 끌어내렸다.

 

개장 직후 6% 넘게 오르며 견조한 흐름을 보이던 삼성전자도 이 여파에 휘말려 장중 한때 14.00% 내린 18만9천200원까지 밀렸다가 5.23% 급락한 20만8천500원에 마감했다.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투톱'이 나란히 추락하자 코스피도 오후 한때 12.63% 급락한 5,262.77까지 주저앉으며, 이번 조정의 '진바닥'으로 여겨졌던 6,000선이 무너진 것을 넘어 5,000선조차 위협받을 수 있음을 보여줬다. 다만 이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5.23%, 9.61%로 낙폭을 좁히며 정규장을 마쳤고, 코스피도 200일선인 5,696포인트 근방을 회복하는 흐름을 보였다.

 

앞서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의 기계적 매도를 문제로 지목하며 코스피 6,800선을 가장 중요한 기술적 지지선으로 제시했고, 이 선이 무너지면 6,500선, 그마저 이탈하면 6,100∼6,000선까지 밀릴 수 있다고 봤다. 모건스탠리도 향후 3∼6개월 코스피 예상 범위를 6,000∼9,000으로 제시했고, 국내 증권가에서도 6,000선을 바닥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했다.

 

그런데도 6,000선이 뚫린 배경에는 중국 창신메모리(CXMT)의 상하이 증시 상장 흥행, 중국 국영기업의 심자외선(DUV) 노광장비 개발 등에 따른 불안감과 함께, 한국 증시의 기초체력이 극단적으로 떨어진 상태라는 점이 거론된다. 7월 한 달간 코스피·코스닥 양 시장에서 서킷브레이커가 6차례나 발동되는 초고변동성 장세에 투자심리가 완전히 무너졌다는 것이다.

 

김용구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흐릿한 비관론에 경도된 센티멘털(수급·가격)이 성장성과 가시성으로 중무장한 펀더멘털(실적·가치)을 압도하는 백약무효의 속절없는 장세흐름이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지수 전체를 흔드는 '왝더독' 현상 속에 "글로벌 투자가 측의 '롤러코스피', 투전판 낙인 효과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16개 종목의 거래대금은 이날 급락장에서도 폭증해, 총합 15조원으로 전날(8조2천억원)의 약 두 배에 달했다.

 

증권가에서는 바닥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날 삼성전자의 종가 기준 (전고점 대비) 최대낙폭(MDD)은 -42.5%, 장중 저가 기준 MDD는 -47.8%였다"며 "삼성전자 주가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46.7%)만큼 하락했다는 점을 감안시 이날 코스피 저가인 5,260이 저점일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는 변동성 확대의 주범으로 지목돼 온 '삼전·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시총이 "금일 추정치 기준 5조5천억원으로 상장 직후(5조2천억원) 수준까지 감소했다"며 "반도체에 대한 극단적 매도 압력도 정점을 지나고 있다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시장 전체로 보면 낙폭은 더 뚜렷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장 마감 시점 기준 국내 증시(코스피+코스닥+코넥스) 시가총액 총합은 5천41조1천930억원으로, 전장 대비 288조원 줄었다. 장중 한때는 4천700조원대로 밀려나며 지난 4월 2일 이후 약 4개월 만에 5천조원을 밑돌기도 했다.

 

국내 증시 시총은 지난 1월 2일 사상 처음 4천조원을 돌파한 뒤 한 달 만인 2월 3일 5천조원을 넘었고, 이란 전쟁 영향으로 등락을 거듭하다 약 2개월여 만인 지난 4월 27일 처음 6천조원을 넘어섰다. 이후 8거래일 만인 5월 11일 7천조원마저 돌파해 지난달 22일에는 7천997조까지 치솟으며 8천조 돌파를 눈앞에 뒀지만, 반도체 업황 피크아웃(정점 후 하락) 우려 등에 주가가 하락 곡선을 그리면서 시총도 함께 쪼그라들기 시작했다. 이달 2일 7천조원을 내준 데 이어 20일에는 6천조원 밑으로 밀려났고, 이날까지 감소세가 이어지면서 이달 들어서만 2천400조원 넘게 증발했다.

 

이날 장중 코스피는 1.09% 오른 6,089.11로 출발해 6,228.52까지 상승했다가 하락세로 돌아선 뒤 한때 5,262.77까지 낙폭을 키웠다. 장중 고점과 저점의 차이는 965.75포인트로 역대 2위 기록이며, 역대 1위는 지난달 23일의 971.61포인트다.

 

대형 반도체주의 타격은 특히 컸다. SK하이닉스는 이날 9.61% 급락해 140만원대로, 삼성전자도 5.23% 내려 20만원대로 밀려나며 이틀째 급락세를 이어갔다. 불과 2거래일 사이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주가는 각각 22.85%, 17.91%씩 빠졌다. 삼성전자 종가는 지난달 19일 장중 고점(37만4천500원) 대비 44%, SK하이닉스 종가는 지난달 25일 장중 고점(298만7천원) 대비 53% 떨어진 수치다. 이에 따라 이날 삼성전자 시가총액은 전장 대비 67조원가량, SK하이닉스 시총은 81조원 넘게 줄었으며, SK하이닉스 시총은 장중 한때 3개월 만에 1천조원 아래로 밀려나기도 했다.

 

미국 시가총액 조사 사이트 컴퍼니즈마켓캡닷컴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시가총액이 이날 장 마감 기준 각각 9천453억달러, 6천867억달러로 글로벌 주요 상장사 중 15위와 20위에 올랐다고 전했다. 직전 거래일보다 각각 3계단, 2계단 하락한 순위다.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지면서 '한국형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이날 5.23% 급등한 87.79에 장을 마치며 이틀째 상승했다. 장중에는 한때 93.27까지 치솟아 지난 3일 이후 처음으로 90선을 넘기도 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어제 급락한 이후 오늘은 반등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후퇴했다"며 "이는 대다수 주식 보유자들로 하여금 손실을 확정짓고, 패닉셀링을 초래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기준 코스피의 7월 월간 낙폭은 33.18%로 집계됐다. 이는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1997년 10월·-27.24%)보다도 큰, 사실상 역대 최대 월간 낙폭이다. 올해 6월 19일 전고점(9,385.59) 기록 이후 현재까지의 코스피 낙폭은 39.66%에 이른다. 최근까지 주요국 중 압도적 1위였던 연초 대비 수익률은 여전히 34.39%로 높은 편이지만, 대만(38.24%)에 밀려 2위로 내려왔다.

 

이런 시장 불안의 한 축으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지목되면서, 금융당국도 이날 국회에서 진화에 나섰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국회 정무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의 폭락 사태는 금융위와 금융감독원발(發) 인재라고 진단하는 데 동의하느냐"는 국민의힘 박대출 의원의 질문에 "시장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는 부분에 대해서 매우 무겁게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금융시장의 최종 책임자이기 때문에 그 책임 역시 저희는 당연히 무겁다"며 "보완 조치에 총력을 기울여서 신속하게 하고, 필요하면 추가 조치도 과감하게 하겠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추가 예탁금 상향,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배율 조정, 신규매수 전문투자자 제한 등 정무위원들이 제안한 보완 방안도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그는 "예탁금을 현금 3천만원으로 하면 시장 참여자는 일 거래규모가 60%로 줄어드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한다"며 "시장 상황을 보면서 필요하다면 추가로 예탁금을 더 올리든지 다양한 방법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배율을 조정할 수 있는 '변동 레버리지 구조 도입'의 필요성을 묻는 더불어민주당 김현정 의원의 질문에도 "배율 조정은 변동성 완화 측면에서 효과가 있을 것 같다"며 "다만 투자자 수익자 총회 등을 어떻게 고려할지는 법안 개정 과정에서 살펴보겠다"고 답했다.

 

그는 "투자 전체 금액 중 일정 부분만 한도를 설정해 부분적으로 투자할 수 있도록 규모를 줄이는 방안도 있다"며 총량 관리 제한 방안도 제시했고, 리밸런싱 시간 분산, 거래규모 축소 방안 등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도 이날 단일종목 레버리지 문제에 관해 "무겁게 지금 받아들이고 있다"며 "변동성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드러누워서라도 도입을 막아야 했다"고 한 발언에 대해서는 "원주 변동성이 나타나던 상황이라 투자자 보호를 위한 취지였다"며 "다른 맥락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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