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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美금리 5연속 동결…워시 "느슨한 물가 목표 없다, 오직 2%"

연준위원, 금리 동결에 3명 반대…1979년 이후 최다 반대표

작성일 : 2026-07-30 17:51 수정일 : 2026-07-30 17:52 작성자 : 김수희 (battie009@nate.com)

29일(현지시간) 기자회견 하는 케빈 워시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AFP=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9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연 3.50∼3.75%로 유지했다. 하지만 내부에서 금리 인상을 주장하며 동결에 반대한 위원이 3명으로 늘면서, 사실상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동결'로 풀이된다. 이 반대표 3명은 1979년 이후 어떤 연준 의장도 임기 초반에 마주한 적 없는 최다 기록이기도 하다.

 

"깜짝 인상" 기대했던 시장, 실망 매도

 

월가 전문가들은 이번 결정을 앞두고 연준의 금리 동결을 대체로 예상했다.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유가 급락 덕에 전월 대비 0.4% 내린 것이 연준에 좀 더 상황을 지켜볼 여유를 줬다는 평가였다.

 

다만 이달 들어 미·이란 간 무력 공방이 재개되고 호르무즈 해협은 물론 홍해 항로까지 위협받으면서 국제 유가가 급반등, 인플레이션 위험은 여전히 남아 있던 상황이었다. 이 때문에 트레이더들 사이에서는 연준이 '깜짝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어느 정도 거론됐다.

 

시타델증권의 프랭크 플라이트 거시전략 책임자는 지난 27일 보고서에서 "시장이 연준의 매파적 선회 정도를 과소평가하고 있을 수 있다"며 깜짝 인상 가능성을 제기했고, 시카고상업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 결정 직전까지 금리선물 시장은 인상 확률을 약 3분의 1로 반영하기도 했다. 통상 회의 직전에는 베팅이 한 방향으로 수렴한다는 점에서 이례적으로 높은 수치였다.

 

결국 '깜짝 인상' 시나리오는 현실화하지 않았지만, 위원 3명이 실제로 인상 의견을 낸 것은 FOMC 내부에 그만큼 강한 긴축 요구가 있었음을 보여줬다. 이번 회의에서 베스 해맥(클리블랜드), 닐 카시카리(미니애폴리스), 로리 로건(댈러스) 등 3명은 0.25%포인트 인상 의견을 내며 동결에 반대했다. 이들은 지난 4월 FOMC에서도 정책 결정문에 '추가 조정'이라는 완화 편향 문구를 그대로 두는 것이 부적절하다며 반대한 바 있으나, 지난 6월 FOMC의 동결 결정 때는 반대하지 않아 당시 결정은 만장일치로 통과됐었다.

 

시장은 워시 의장이 동결의 배경을 설득력 있게 제시하지 못했다며 실망감을 드러내 주식과 채권을 동반 매도했다.

 

자산운용사 PGIM의 로버트 소킨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파이낸셜타임스에 "이번 기자회견의 가장 큰 실패는 워시 의장이 왜 인상하지 않았는지 설명하지 못했다는 점"이라고 평가했다.

 

워시 의장이 "시장은 함께 움직이면서 우리를 긴장하게 만들고 있고, 6∼7월 FOMC 회의 사이 기간에 금융 여건을 긴축시켰다"며 "이는 연준이 목표를 완수할 수 있는 능력과 역량을 갖고 있다는 데 대해 어느 정도 안도감을 줬다"고 발언한 이후, 채권시장은 장기 미국채 매도세를 강화했다. 이날 30년 만기 미국채 수익률은 뉴욕증시 마감 직후 5.21%로 전장 대비 0.11%포인트 급등(채권 가격 하락)해, 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 7월 이후 19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시장은 연내 연준이 한 차례 이상 금리를 올릴 확률이 높다고는 여전히 보면서도, 이날 회의 이후 9월 인상 기대감은 오히려 낮췄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뉴욕증시 마감 후 9월 0.25%포인트 이상 인상 확률은 약 57%로, 하루 전 76%에서 크게 떨어졌다.

 

워시 "느슨한 물가 목표 없다…오직 2%뿐"

 

워시 의장은 이날 FOMC 후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을 단번에 해결할 '마법지팡이(magic wand)는 없다면서도 물가상승률 목표 2% 달성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그는 "일부 가계, 기업, 시장 전문가들에게 지난 5년간의 고물가로 연준의 암묵적인 인플레이션 목표치가 2%보다 높다는, 털어내기 힘든 잘못된 인상을 남겼다"며 "느슨한(soft) 물가 목표는 없다. 오직 하나의 목표만이 존재하며, 그것은 2%"라고 말했다.

 

내부 이견에 대해서는 "제가 제대로 된 집안싸움을 요청했었고 그렇게 됐다. 진짜 집안싸움이었다"고 표현했다. 그는 포워드 가이던스(선제 안내) 폐기 이후 시장 금리가 자율적으로 상승한 점을 언급하며 커뮤니케이션 방식 변화를 재확인했다.

 

6월 FOMC 이후 미 국채 수익률 곡선 전반에서 명목·실질 수익률이 의미 있게 높아진 것은 시장의 관심이 실물 데이터와 경제 진전에 집중됐기 때문이라고 진단하며 "시장 참가자들은 이제 심판이 아니라 공을 보고 플레이하는 법을 배우고 있고, 시장 가격은 자신들이 적절하다고 판단하는 방향과 규모로 계속 반응할 것"이라며 이를 "긍정적인 변화"라고 평가했다.

 

'시장이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거의 100%로 반영하고 있다'는 지적에는 "우리는 시장 가격에 제약받지는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시장이 매우 유용한 정보의 출처가 될 수 있다"며 "우리는 단지 그 정보의 출처가 최대한 직접적이고 걸러지지 않은 상태인지 확인하려 노력하고 있을 뿐"이라고 부연했다.

 

'연준이 무엇을 할지에 대한 시장의 불확실성이 컸다'는 지적에는 "시장을 놀라게 하는 것은 우리의 목적 함수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금리 결정 기준에 대해서는 "특정 데이터 하나에 과도하게 의존하지 않을 것"이라며, 연준 개혁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통해 개인소비지출(PCE) 외에도 광범위한 인플레이션 데이터 세트를 살펴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워시 의장은 연준의 시장 영향력 축소, 선제안내 제한, 경제 통계 활용 방식 재검토 등을 개혁 과제로 제시하고 외부 전문가들로 TF를 구성해 인플레이션, 연준 커뮤니케이션 등 5개 부문을 검토해왔다. 그는 "신호와 소음을 분리할 수 있는지 확인하려는 데이터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기자회견은 향후 통화정책의 구체적 단서를 끌어내려는 기자들과, 이를 피하려는 워시 의장 사이의 신경전 속에 진행됐다. 워시 의장은 정책 전망보다 이번 논의 내용에 집중하며 "가계와 기업들로부터 듣는 조급함이 느껴진다. 현 위원회는 출범한 지 8주 반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 결정과 논의는 내가 상상할 수 있는 타성과는 가장 거리가 먼 것이었다. 우리에게 마법지팡이는 없다. 며칠이나 몇 주 만에 해낼 수 없는 일이 아니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다만 전임자들과 연준이 약속했던 기자회견 일정은 연말까지 계속 지키겠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미 경제의 가장 특징적인 요소로 '기업 설비투자(CapEx)의 급증'을 꼽으며 "AI 관련 첨단 장비 및 소프트웨어 분야의 최근 4분기 성장률이 20%에 육박하며 제조업 모멘텀을 이끌고 있다"면서도 "공급 측면에 미치는 영향의 정확한 시기와 규모를 예단하기 어려워 연준의 구체적인 정책 판단을 복잡하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1979년 이후 최다 반대…트럼프 "워시는 훌륭한 인물"

 

로이터통신은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의 FOMC 반대표 기록을 인용해, 1970년대 이후 어떤 연준 의장도 임기 초반 이렇게 많은 반대에 직면한 적이 없었다고 보도했다. 아서 번스 의장이 1970년 2월 첫 FOMC 회의에서 위원 3명의 반대를 받았고, 폴 볼커 의장이 1979년 8월 첫 회의에서 2명, 9월 두 번째 회의에서 4명의 반대를 받은 것이 유사 사례로 꼽힌다. 그 이후로 3명 이상의 반대표를 받은 연준 의장은 워시 의장이 처음이다.

 

1970년 이후 대부분의 연준 의장은 취임 첫해 어느 정도 반대에 부딪혔지만 이후에는 반대 의견이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다. 워시의 전임인 제롬 파월 의장은 2019년 6월 취임 후 11번째 회의에서야 첫 반대표를 받았고, 그 전까지는 모두 만장일치였다. 1930년대 이후 단 한 번의 반대 없이 만장일치 기록만 가진 의장은 1948년 5월부터 1951년 3월까지 19번의 FOMC를 주재한 토머스 맥케이브가 유일하다.

 

이렇게 내부 이견이 두드러진 가운데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지명한 워시 의장을 옹호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에게 "워시 의장은 훌륭한 인물"이라며 "그가 금리 인하를 간절히 바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는 연준을 이끌고 있고, 연준 이사회는 정치적인 성향을 띠고 있어 금리를 유지하기를 원한다"며 "우리는 금리를 통해 어려움을 극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금리 인하를 꾸준히 주장해왔다.

 

한편 금리 선물 시장에서는 연준이 9월 회의 때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을 60% 넘게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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