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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소법 개정안 10월 시행 확정…李대통령 "경찰 권한 커져 우려"

72년 만에 사법체계 전환…검찰청 폐지 및 수사·기소 완전 분리

작성일 : 2026-08-04 18:10 작성자 : 김수희 (battie009@nate.com)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골자로 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법무부·경찰이 후속 조치를 논의 중인 가운데 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모습. [사진=연합뉴스]


형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 공포안이 4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 대통령 서명과 관보 게재를 거치면 72년 만에 형사사법체계가 전격적으로 바뀌게 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검찰의 직접 수사권 폐지로 경찰의 권한이 대폭 커지는 데 대해 "과연 앞으로 안전할까 하는 우려를 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경찰의 자체 개혁을 당부했다.

 

개정 형소법과 관련법들이 10월 2일부터 시행되면 검찰청이 폐지되고 후신 격인 공소청이 출범해, 모든 사건은 사법경찰관(경찰·중대범죄수사청)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수사한다. 이에 따라 고소·고발 대부분은 경찰이 접수하며, 공소청에 직접 고소·고발장을 제출해 사건 처리를 요구할 수 없게 된다.

 

경찰의 사건 처리 기한은 3개월로 정해졌다. 개정 형소법은 사건 처리 지연을 막기 위해 사법경찰관이 고소·고발에 따라 범죄를 수사할 때 수리일부터 3개월 이내에 수사를 마치고 송치 여부를 결정하도록 명시했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사 역시 3개월 이내에 공소 제기 여부를 결정해야 해, 수사 착수부터 기소까지 사건 처리 기한이 총 6개월로 정해진 셈이다.

 

보완수사를 포함한 검사의 직접 수사는 전면 금지되고 경찰에 보완수사 요구만 할 수 있다. 검사는 직접 피의자·참고인을 조사하거나 증거를 수집할 수도 없다. 경찰은 1개월 안에 보완수사를 마친 뒤 검사에게 그 결과를 알려야 하며, 필요에 따라 수사 기간을 최대 1개월 연장할 수 있다.

 

경찰이 범죄 혐의가 인정되지 않는다며 사건을 불송치한 경우에는 고소인 등이 3개월 이내에 이의신청하고, 공소청 검사가 이를 검토하도록 했다. 고소인, 피해자, 법정대리인 외에 무고죄 등 직접적 이해관계를 가져 범죄 피해자에 준하는 고발인도 대통령령이 정하는 범위에서 이의를 신청할 수 있다. 경찰 수사가 정당한 이유 없이 6개월 이상 지연되거나 위법·부당하게 이뤄진 경우에도 해당 수사관서의 장에게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고소인 등이 필요한 수사 기록의 열람·등사를 신청하거나 검사에게 면담을 요청해 의견을 진술할 수 있는 절차도 새롭게 마련됐다.

 

경찰이 사건을 검사에게 넘길 때는 수사 과정에서 만들어지거나 확보된 자료의 목록을 작성해야 하는 의무도 새로 생겼다. 경찰이 실제 확보한 자료와 검사에게 넘긴 기록 사이에 누락이 있는지 사후에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다. 고소인 등이 이의신청을 위해 열람·등사한 수사기록을 허용된 목적과 다르게 외부에 제공하면 처벌하는 규정도 신설됐다. 검사는 넘겨받은 사건 기록을 검토하다 의문이 생기면 사건관계자를 불러 면담하거나 서면으로 의견을 들을 수 있지만, 이때 나온 진술은 법정에서 증거로 쓸 수 없다.

 

정부·여당은 추후 법 개정을 통해 아동학대·가정폭력·성범죄·아동 성범죄·스토킹·장애인 학대·노인학대 등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7대 범죄'는 경찰이 송치 여부를 결정하지 않고 모두 검사에게 넘기도록 할 계획이다.

 

공포 이후 실제 시행까지 시간이 더 걸리는 조항들도 있다. 수사기관 간 수사 관할이 겹칠 경우 이를 조정하는 '수사권관할조정협의회' 도입, 가정폭력·노인학대·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등에 대한 재정신청 확대 조항은 공포 후 6개월 뒤부터 적용된다. 압수·수색·검증 전 과정을 영상녹화장치로 촬영·녹화하도록 한 조항은 공포 후 1년 뒤부터, 수사 관계 서류와 증거물을 형사사법정보시스템에 시간 순서대로 기록·등재하도록 한 조항은 공포 후 1∼3년 뒤부터 시행된다.

 

이번 개정에는 사법경찰관의 범위를 기존 '경무관·총경·경정·경감·경위'에서 '경위 이상 경찰공무원'으로 확대하는 내용도 담겼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치안감 이상 고위 경찰'에 직접 수사권이 새로 부여됐다는 해석이 나왔으나, 경찰은 계급 체계를 현실에 맞게 정비한 것일 뿐 기존 권한에는 변화가 없다는 입장이다. 경찰은 국가수사본부장과 경찰청 수사국장·형사국장, 시·도경찰청 수사국장 등 치안감 이상 지휘부가 그동안에도 수사를 지휘해왔으며, 이번 개정으로 새롭게 직접 수사권이나 수사지휘권이 부여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법률 개정을 주도한 더불어민주당도 비슷한 입장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여당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형사소송법이 처음 제정될 당시 경찰 계급이 경무관까지밖에 없어서 그렇게 규정됐고, 그 조문이 이어져온 것"이라며 "원래부터 수사권을 경무관에게까지만 주겠다는 취지의 조문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법사위 여당 간사인 김승원 의원은 "치안감 등을 견제하려면 이들에게 직권남용죄를 적용할 수 있어야 하는데 현행법에 수사권이 적시돼 있지 않아 한계가 있다는 법조계의 지적이 있다"며 "이번 개정을 통해 권한과 책임이 명확해진 만큼 직권남용 혐의를 적용할 법적 근거도 강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여당이 경찰청장, 국가수사본부장 등 경찰 고위 정무직에게도 직접수사권을 부여하려는 의도로 조항을 개정한 것이라며, 추진을 예고한 헌법소원에 해당 조항의 위헌 여부도 함께 판단받겠다는 방침이다. 국민의힘 소속 법사위원인 김태규 의원은 "경찰청장 등 정무직인 치안정감까지도 제한을 두지 않은 것은 공직 최고 수장 공무원이 자기 마음대로 수사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굉장히 정치적으로 외풍에 취약한 입법이 됐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이제 경찰이 엄청난 권한을 갖게 되는데, 과연 앞으로 안전할까 하는 우려를 하지 않을 수가 없다"고 밝혔다. 그는 "경찰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등 세 개 기관이 수사에 있어 최종 종결권까지 다 갖게 됐다"며 "경찰이 커진 권한에 상응하는 책임을 질 마음의 자세가 돼 있느냐는 또 다른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저도 변호사를 오랜 세월 했지만, 검찰은 물론이고 경찰 수사도 못 믿겠더라"며 "가해자가 피해자가 되거나, 반대로 피해자가 가해자처럼 돼 감옥에 가는 경우도 있더라"고 꼬집었다. 이어 "수사에 관한 비리를 저질러도 정직 몇 개월, 감봉 몇 개월 징계하고 자신들은 '중징계'라고 분류하더라"며 "피해 국민 입장에서는 자살하고 싶을 정도의 피해를 봤는데, 이해가 안 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최소한 해임 혹은 파면을 하거나, 영구적으로 수사를 못 하게 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래야 책임감이 높아지지 않나"라며 수사 비위에 대한 징계 강화 필요성을 거론했다.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둘러싼 논쟁에 대해서는 "허용해야 하나, 허용하지 않는다면 어떤 조치가 필요하나를 두고 갑론을박 중인데, 어떤 것이 절대 진리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걱정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현대사 속 권력 기관의 부적절한 권한 행사 사례도 짚었다. "헌정사에 보면 순환이 되는 게 있는데, 처음에는 경찰을 갖고서 독재를 하지 않았나. 그러다 사람이 죽고 대통령이 하야하고 나서는 군인이 무력을 행사해 독재하기도 했다"며 "이를 정리하고 나니 다음에는 사실상 검찰이 독재를 했다. 편파 수사에 먼지떨이 수사를 하지 않았나"라고 되짚었다. 그러면서 다시 경찰에 권한이 집중되는 상황을 우려했다.

 

이 대통령은 "앞으로 경찰에 대한 공격, 감시, 견제가 매우 높아질 것이다. 온 세상 사람들, 다른 권력 기관들이 경찰이 뭘 잘못하는지를 찾을 것"이라며 "이는 나쁜 게 아니다. 잘하라고 하는 것이니 미리 충분히 대비하고 높은 책임감과 윤리 의식으로 철저하게 노력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끝으로 "걱정이 많지만 사람이 사는 세상이니 사람이 만든 문제는 사람이 또 다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며 "문제가 있으면 보완하고 채우면서 나아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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