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살해 고의 없었다" 판단, 아동학대치사죄 적용해 징역 12년
작성일 : 2026-08-21 18:29 작성자 : 우세윤 (dmaa77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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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후 19개월 딸 영양결핍 사망…친모 구속심사 [사진=연합뉴스] |
두 손을 가지런히 모은 채 선고를 듣던 20대 여성 A씨(29)에게 인천지법이 내놓은 결론은 징역 12년이었다. 그의 둘째 딸 B양은 생후 19개월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인천지법 형사14부(손승범 부장판사)는 21일 아동학대살해 혐의로 구속기소된 A씨에게 죄명을 아동학대치사죄로 바꿔 적용하며 이 같은 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에게 20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명하고, 향후 10년간 아동 관련 기관 취업도 금지했다.
법정에서 가장 쟁점이 된 것은 A씨에게 딸을 죽이려는 의도가 있었는지였다. 재판부는 증거를 검토한 끝에 살해의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그 근거로 재판부는 임상심리평가에서 드러난 A씨의 상태를 짚었다. 경계선지능 수준으로 평가된 A씨는 양육에 대한 책임 의식이나 관련 지식이 일반 성인 기준에 미치지 못했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이런 특성을 지닌 피고인을 평균적 지적 능력을 가진 사람과 동일한 잣대로 판단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실제로 A씨는 딸이 야위었다는 주변의 조언을 듣고 값비싼 분유를 사다 먹인 정황이 있었다. 홈캠 영상에는 B양이 이유식을 거부하자 대신 분유를 주는 모습도 담겨 있었다. 재판부는 분유만으로도 생명 유지가 가능하다는 의학적 소견을 근거로, A씨가 나름대로 체중을 늘리려 시도하다 방법을 잘못 택했을 가능성을 언급했다. 부검에서 별다른 학대 흔적이 없었던 점, A씨가 예방접종을 꾸준히 챙기고 어린이집 등원을 시도했던 정황도 판단에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결과는 참혹했다. 숨질 당시 B양의 몸무게는 4.7㎏로, 또래 여아 평균(10.4㎏)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스스로 젖병을 들지 못할 만큼 쇠약해진 상태였다는 게 부검 결과 드러난 사실이다. 사인은 영양 결핍과 탈수였다.
검찰 조사에 따르면 A씨는 올해 1월부터 딸에게 우유나 이유식을 제대로 주지 않은 채 방치했고, 한 번에 최대 67시간 동안 아무것도 먹이지 않은 적도 있었다. B양이 숨지기 닷새 전부터는 총 120시간 중 92시간을 딸 혼자 집에 두고 놀이동산과 찜질방 등을 다녀온 사실도 확인됐다. A씨는 첫째 딸을 두 차례 신체적으로 학대한 혐의도 함께 받았다.
재판부는 "생후 19개월에 불과해 보호자의 돌봄이 절실했던 아이를, 건강 악화를 알면서도 장시간 방치해 숨지게 한 죄책은 매우 무겁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다만 "살해 고의를 제외한 사실관계는 대체로 인정했고 전과가 없으며, 미혼모로서 양육의 어려움 속에서도 나름의 노력을 하던 중 벌어진 일로 보인다"는 점도 감형 요소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번 사건에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책임도 짚었다. A씨 가정에 물질적 지원은 이뤄졌지만, 그 지원이 제대로 쓰이는지 살피는 관리·감독은 미흡했다는 지적이다. 혼자 여러 자녀를 키우는 가정에 대한 영양 상태 점검이나 양육 교육 같은 공적 개입이 부족했다는 것이다.
실제 A씨는 기초생활수급자이자 한부모 가구로 매달 생계급여·아동수당 등 300만원이 넘는 공적 지원을 받았고, 취약계층 대상 푸드뱅크에서 식재료도 매달 지원받아온 것으로 파악됐다. 지원은 있었지만, 그 지원이 딸의 생명을 지키는 데까지 닿지는 못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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