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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와 문항 거래로 3억4천만원 건넨 현우진, 1심 무죄

재판부 "사적 거래일 뿐"…교사 2명, 업체 직원도 모두 무죄

작성일 : 2026-08-26 18:40 작성자 : 김수희 (battie009@nate.com)

현직 교사로부터 수능 관련 모의고사 문항을 부정거래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일타강사' 현우진 씨가 4월 2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현직 교사들에게 수억원을 건네고 수학 시험 문항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일타강사' 현우진(39)씨가 26일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정작 이날 법정에는 현씨의 모습이 없었다. 그는 불출석 사유서를 내고 재판에 나타나지 않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0단독 이재욱 부장판사는 현씨 등의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사건에서 "피고인들이 금품을 주고받은 행위는 사적 거래에 해당한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현씨에게 돈을 받고 문항을 제공한 현직 교사 2명, 그리고 교재개발업체 직원 서모씨도 모두 함께 무죄를 받았다. 검찰이 이들에게 각각 구형한 형량은 징역 1년이었다.

 

현씨는 서씨와 공모해 자체 교재에 쓸 수학 시험 문항을 받는 대가로, 2020년 3월부터 2023년 5월 사이 현직 교사 2명에게 총 3억4천600만원을 건넨 혐의를 받았다. 이 중 한 교사에게는 배우자 명의 계좌로 7천500만원을 송금한 혐의도 포함됐다.

 

이 사건의 핵심은 이들이 주고받은 돈이 청탁금지법이 금지하는 '수수 금지 금품'에 해당하느냐였다. 청탁금지법은 공직자가 직무 관련성과 무관하게 동일인으로부터 1회 100만원 또는 연간 300만원을 초과하는 금품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규정한다. 다만 '사적 거래로 인한 채무의 이행 등 정당한 권원에 의해 제공되는 금품'은 이 규정에서 제외된다.

 

재판부는 현씨가 교사들에게 지급한 돈이 바로 이 예외, 즉 문항을 사고팔기로 한 계약에 따른 정당한 대가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사적 거래 형식을 갖췄더라도 반대급부를 현저히 초과하는 금품이 제공됐다면 채무 이행이라는 형식만 갖춘 금품 수수에 해당한다"면서도, "전문 업체들에게 문항을 공급받으면서 지급한 금액도 교사들에게 지급한 것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교사들에게 지급된 문항 1개당 금액은 모의고사 교재의 경우 평균 20만원대, 일반 교재는 10만원대 수준이었다. 재판부는 또 교사들이 현씨에게 공급한 문항을 본인이 재직 중인 학교의 시험 출제에 쓰지 않았다는 점도 판단 근거로 들었다.

 

검찰은 교사들이 겸직 허가 없이 문항을 판매한 만큼 적법한 거래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청탁금지법상 수수금지 예외를 판단할 때 "사적거래의 합법성 여부는 고려되지 않는다"며, 다른 법령 위반 여부는 별도의 판단을 받으면 될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재판부는 무죄 선고에 앞서 도덕적 책임과 형사 처벌은 다른 영역이라는 점을 짚었다. "법은 도덕의 최소한이고 형사처벌은 문제해결의 최후수단"이라며 "공직자의 행위에 설령 부적절한 면이 있더라도 이를 모두 형사처벌하는 것은 가능하지도, 바람직하지도 않다"고 밝힌 것이다.

 

재판부는 이어 "형사처벌만 받지 않으면 괜찮다는 식의 비도덕적 논리가 횡행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도덕과 윤리의 영역을 남겨둘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판결 직후 교사 측 변호인은 "'사교육 카르텔'이라는 이름으로 언론에 보도가 돼 수사기관에서 무리하게 기소한 것 같다"며 "균형 가지고 판결해주신 재판부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은 지난해 4월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가 '사교육 카르텔'에 연루된 현직 교사 72명과 사교육업체 법인 3곳, 강사 11명 등 총 100명을 검찰에 송치하면서 시작됐다. 검찰은 이 중 현우진씨와 조정식(43)씨를 포함해 사교육업체 관계자, 전현직 교사 등 총 46명을 불구속 기소한 상태다. 현씨의 1심 결과가 나온 가운데, 조씨 사건의 첫 정식 공판기일은 다음 달 16일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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